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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나의 은사, 최보경 교사 탄압을 중단하라

올해 들어 국가보안법 관련 탄압이 7건 발생하는 등 공안탄압이 심해지고 있다. 2월 24일 나의 은사인 최보경 간디학교 역사 교사도 자택과 학교 압수수색을 당했다. 전교조 통일위원장 경력으로 탄압받고 있는 네 번째 교사다.

진주 보안수사대 조사 과정에서 이미 2003년부터 5년 동안 이메일, 동아리 활동, 인터넷 카페, 교사 연수 자료, 기고문 등에 대한 내사가 진행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 중에는 제자들이 쓴 글까지 포함돼 있다. 이날 조사에서는 최보경 선생님이 지도하는 동아리인 〈역사사랑〉 회지에 학생들이 쓴 두 개의 글이 이적표현물 판정을 받았다. 한국전쟁에 대한 글이 ‘북침론’이고, 국가보안법에 대한 글이 ‘용공’이라는 이유였다.

문제가 된 ‘한국전쟁의 이해’라는 글은 〈역사사랑〉 편집인이었고 현재 ‘다함께’ 회원인 신성연이 씨가 여러 관련 문헌들을 참조해 쓴 글이다. 우익꼴통이 아닌 역사학자나 사회학자라면 할 수 있는 생각에 대해 국가보안법의 칼을 들이대다니 기가 막힌 노릇이다.

조사 과정에서 최보경 선생님은 ‘제자들을 의식화시켰다고 하는 것은 제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못박았다고 한다. 졸업생 41명도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 ‘이렇게 생각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최보경 선생님의 수업은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만들어 준 살아있는 수업이었다. 공안당국은 우리들의 수업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이었고 민주적인 토론과 소통의 수업이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획일적인 교육을 거부하고 다양한 교육을 실험하고 실현해 보고자 만들어진 것이 간디학교다. 그 깊은 산골의 작은 학교에까지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숨통을 죄어 오고 있다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압수수색 이후에 학부모, 학생, 졸업생, 동료 교사들은 ‘최보경 선생님을 위한 간디학교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산새들도 잠든 시간 기타를 두드리며 ‘노동의 새벽’을 불러 주던 선생님을 정말 잃고 싶지 않다. 우리는 썩은 내 나는 국가보안법에게서 선생님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