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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푸르에 재앙만 가져올 한국군 PKO 파병 기도 중단하라

이명박 정부가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 대한 한국군 PKO(UN 평화유지군) 파병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지난 4월 11일 현지 조사단을 파견했다.

수단 다르푸르에서는 2003~2005년에 정부군과 다르푸르 반군의 충돌로 20만 명이 죽고 수백만 명이 난민이 됐다. 그러나 다르푸르 문제는 외국군을 파병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서방 나라들이 UN군을 파병하려는 진정한 목적은 따로 있다.

언론들은 다르푸르 문제를 다룰 때 보통 ‘극렬 이슬람’인 아랍인들이 가톨릭인 아프리카 흑인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테러와의 전쟁’의 구도에 현실을 끼워 맞춘 것이다. 수단에서는 그런 인종 구분이 가능하지 않고 대다수 다르푸르인들은 무슬림이다.

다르푸르 문제의 기원은 제국주의에 있다. 20세기 초 제국주의의 분열 지배 전략으로, 특권을 누리는 수단 중앙정부의 정치인·상인들과 (다르푸르를 포함해)소외된 지방 사이의 갈등이 시작됐다. 1956년 독립 후에도 양자 사이에 갈등이 계속됐고 내전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

미국을 포함한 서방 제국주의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1980년대 부채 상환을 위해 IMF가 강요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으로 수단 경제가 붕괴했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크게 낮아졌다. 1998년 미국의 클린턴 정부는 수단의 유일한 의약품 제조 공장을 생화학 무기 제조 공장이라며 폭격했다. 약품 부족으로 수천 명의 어린아이들이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죽었다.

재앙적인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과 서방 군사 개입은 수단 사회의 갈등을 더 첨예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1980년부터 기후변화와 연관된 최악의 기근이 덮쳐 이런 갈등을 무력 충돌로 확대시키는 뇌관 구실을 했다. 기후변화는 주로 서방 기업들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발생했다.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앙의 엘리트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몫을 차지하기 위해 석유와 토지 등 다르푸르 자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했고, 다르푸르의 일부 집단들은 줄어드는 자기 몫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해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증오의 대상

PKO 파병은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만든 빈곤과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1992년 미국은 소말리아에 PKO를 파병해 폭력과 기아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PKO는 지역민들을 학살하다가 쫓겨났고 군벌들은 더 강력해졌다.

최근 아이티에서 발생한 식량 가격 폭등 항의 소요에서 사람들이 외친 주된 구호 중 하나는 ‘유엔군은 아이티를 떠나라’였다. PKO 주둔 아래 생활이 계속 어려워졌고, PKO 군인들은 무차별적인 폭력 사용과 아동 성매매로 아이티인들에게 증오의 대상이 됐다.

PKO 파병으로 수단 내전이 더 장기화하거나 확대될 수도 있다. 실제로 2006년 다르푸르의 주요 민병대들은 서방의 군사 개입을 기대하며 중앙정부와의 평화협정 체결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PKO 파병 전에 상황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친정부 민병대와 다르푸르 반군들의 전투가 다시 격화하고 있고, 이것이 이웃 국가인 차드의 내전과 결합되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인도주의를 앞세우며 수단에 개입하려는 것은 중국이 수단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독차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비슷한 생각에서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PKO가 주로 자원 부국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파병 고려는] 국격 외교뿐만 아니라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 등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고 말했다. 수단인들의 고통은 상관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런 미친 짓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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