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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아동 대상 성범죄

피해 부모들의 심정에 공감해야

〈맞불〉 81호와 83호에 실린 정진희 씨의 글을 잘 읽었다. 정진희 씨의 궁극적인 대안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그 기사에는 무능한 경찰과 정부에 대한 비판과 이러한 범죄들에 대한 궁극적인 대안은 있었을지언정 피해 부모와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에 공감하는 글쓰기는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부모들의 심정을 보지 않고 ‘처벌 강화가 해결책일까?’ 라고 이야기한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정진희 씨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기사가 범인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그 기사에서 범인에 대해 비판하는 글귀가 있는지 한번 찾아보시라.

CCTV는 그 자체만으로 1백 퍼센트 범죄를 예방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산 초등생 사건에서 무능한 경찰들은 그나마 CCTV를 통해 범인을 검거했다. 이 기사를 읽을 자식을 가진 노동자·서민들에게 CCTV 무용론 또는 남용반대론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 모르겠다.

조금 더 범죄 피해자와 부모의 입장에서 기사를 썼다면 더 많은 공감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태현

아동 대상 성범죄 기사를 보고

성범죄가 억압적 체제에 의한 것이고 그것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잔혹한 성범죄를 보면서 많은 평범한 사람들도 성범죄자 처벌 강화에 찬성하는 지금, 결론으로 체제에 맞서 싸워야 할 필요만 언급한 것은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체제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지금 체제에서 성범죄자에게 어느 정도로 어떤 처벌을 하는 게 적절한지 등에 대한 주장도 있으면 성범죄 처벌 강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온전한 반론이 됐을 것 같다.

전철희

근본적 해결책에도 주목해야

지난 〈맞불〉 82호에 실린 독자편지에서 주수영 씨가 주장하듯 돈 있는 부모와 돈 없는 부모들이 아동 성범죄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개인적인 대응책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 부모들은 정부가 내놓는 치안 대책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지하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얼마 전 〈한겨레21〉은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아동 성범죄의 희생양이 주로 방치된 저소득층 아이들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다뤘다.

따라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한 사회적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과 치안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아동 성범죄의 압도 다수가 부모나 친척, 부모의 친구 등 아는 사람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점 때문에 아동 성범죄를 없애는 묘책이 되기는 어렵다.

두려움에 떠는 부모들이 경찰 치안 강화를 지지하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 체제가 낳는 끔찍한 가난과 불평등, 소외의 경험이 대부분의 성범죄자들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라는 점을 볼 때 이러한 요구는 모순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경찰은 대중의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처럼 행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통제를 강화해 성범죄를 낳는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아동 대상 성범죄를 없애기 위해서는 이러한 끔찍한 범죄를 낳는 토양을 갈아엎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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