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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삭감 없고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늘리자

빠르게 추락하는 한국 경제 위기 속에서 ‘고용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도 ‘일자리 나누기’를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일자리 나누기는 ‘일자리 쪼개기’, ‘실업 나누기’일 뿐이다.

해고하지 않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기업에게 법인세를 감면해 주겠다는 이명박 식 ‘일자리 나누기’는 모든 노동자들을 저임금 비정규직처럼 만들겠다는 얘기일 뿐이다. 더구나 기업주들은 임금을 삭감하면서 해고도 할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 정리해고를 쉽게 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상황이니 말이다. 실제로 공공부문부터 임금 동결과 동시에 대량해고를 하고 있고 그 자리를 고작 1백만 원 임금에 10개월짜리 인턴으로 메우려 한다. 자동차 업체들도 정규직 임금 삭감과 동시에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하고 있다.

일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인다고 일자리가 늘어날 리 없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후퇴를 가속시킬 것이다.

대량해고

진정한 ‘일자리 나누기’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금속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없고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를 요구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주간연속 2교대와 완전 월급제를 실시할 때다.

프랑스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오브리 법)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 바 있고 한국에서도 주40시간 노동 쟁취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특히 노동시간 단축은 임금 삭감과 노동조건 후퇴가 없어야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재원은 충분하다. 현대·기아 그룹을 포함해 대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쌓아둔 돈만 해도 3백조 원이 넘는다. 이명박 정부가 이들에게 감면해 주기로 한 세금도 90조 원에 육박한다.

물론 경제 공황 시기에 지배자들이 한사코 양보하려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를 쟁취하려면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도 노동자들은 투쟁으로 이런 요구를 쟁취했다. 1930년대 미국 노동자들의 공장 점거 파업은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에 실질적인 고용 확대 정책이 포함되도록 만들었다. 같은 시기 프랑스 노동자들은 전국적 공장 점거 파업으로 임금 대폭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주 40시간 노동제 등을 쟁취했다.

정규직·비정규직 금속 노동자들이 굳게 손을 잡고 단 한 명의 해고도, 단 한 푼의 임금 삭감도 없는 노동시간 단축 투쟁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