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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 초임 삭감은 ‘예비 노동자와 기존 노동자 지갑 털기’:
노학연대 전통의 부활을 예고하다

지난 6일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와 대학생 단체,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열어 대졸 초임 삭감에 맞선 공동 투쟁을 선포했다.

지난달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를 명분으로 1백여 개 공공기관의 신입사원 초임을 25~30퍼센트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경련도 가세해 30대 그룹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최대 28퍼센트까지 깎겠다고 했다. 이 돈으로 인턴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에서 대졸초임 삭감이 “대학생을 경제 위기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고 “전체노동자의 저임금화를 유도하기 위한 경제 위기 노동자 고통전담”이라고 규탄했다.

폭등하는 등록금을 고리의 학자금 대출로 버텨 온 대학생들은 신용불량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처지다. 대졸 초임까지 깎고 아르바이트에 지나지 않는 인턴 확대는 청년·학생들을 영원한 ‘빈곤세대’로 귀착시킬 뿐이다.

6개월짜리 1백10만 원 월급을 주는 인턴사원을 1천6백 명 채용하겠다고 밝힌 포스코는 5천7백43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삼성전자가 약 7천억 원, 현대중공업이 2천9백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할 예정이다. 기업이 진정 고통을 분담하려면 이런 주주배당을 줄이고 세금도 더 많이 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과 학생단체들은 “대졸 초임 삭감과 인턴제 사용을 저지하고 비정규직 확대와 등록금 인상 저지를 위한 연대 투쟁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과 노동자들이 연대 투쟁을 선포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다. ‘기성세대’ 민주노총이 청년들의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세대갈등론’에 대한 통쾌한 반박이다.

서울지역 대학 총학생회와 대학생 단체, 민주노총은 5월 1일 메이데이에 연대 투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극심한 경제위기와 해고 위협이 10년 만에 노학연대 전통을 부활시킨 것이다.

2006년 프랑스에서는 26세 미만 청년들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최초고용계약법(CPE)에 맞서 청년·학생, 노동자 3백만 명이 연대 투쟁해 승리를 거뒀다.

“예비 노동자와 전체 노동자의 지갑털기”로 고통을 전가하려는 이명박과 기업주들에 맞서 우리도 이런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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