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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내 아쉬운 진보신당 강령

3월 초, 진보신당이 당 강령 초안을 공개했다. 진보신당은 강령에서 신자유주의와 전쟁, 불평등, 차별, 소외와 억압에 대한 반대를 명시하고 대안들을 제출했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와 이명박의 재벌천국·서민지옥 정책으로 인해 진보진영에서 행동강령적 요구로 제출되고 있는 은행 국유화, 공공부문 사유화 중단, 금융 통제, 친환경·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등을 중요하게 다룬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기대한 것에 비해 아쉬움이 크다. 진보신당의 당 강령은 전체적으로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특히 “만남의 공동체”, “참된 나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된 이상에 따라 하나의 공화국을 형성하는 것” 같은 표현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거의 없다.

뿐만 아니라 강령에서 밝힌 대안과 목표를 어떻게, 어떤 사회세력을 통해 이룰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결여돼 있다.

현재 진보신당의 지도부들은 알다시피 민주노동당의 초기 지도부를 구성한 사람들이다. 민주노동당의 당 강령 작성에는 역시 이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강령은 앞서 지적한 모호함과 추상성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강령이 표현한 “생산수단의 사회화”, “노동자와 민중 중심의 민주적 사회경제체제 건설”,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같은 급진적 대안에 비춰 볼 때 오히려 후퇴한 듯한 인상을 준다.

진보신당의 당 강령에서 자본주의를 뛰어 넘거나 대체하려는 이상과 원칙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행동강령으로는 꽤 쓸모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3월 28일에 있을 당 대회에서 현재 강령보다 더 진일보한 강령을 만든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령으로 제출한 요구들을 위해 진보신당이 지금보다 더 대중운동을 건설하고 진보정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에 함께 하길 기대한다.

원문

3월 초, 진보신당이 당 강령 초안을 공개했다. 강령 전문 8개 항목과 41개 항목 본문으로 구성된 강령 초안에는 진보신당이 지향하는 정치적 목표와 대안 사회상의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강령 초안을 놓고 보름 정도 당 내에서 토론한 뒤 지난 3월 18일 진행한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약간 수정을 했고, 2차 당 대회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강령에서 진보신당은 신자유주의와 전쟁, 불평등, 차별, 소외와 억압에 대한 반대를 명시하고 대안들을 제출했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와 이명박의 재벌천국·서민지옥 정책으로 인해 진보진영에서 행동강령적 요구로 제출되고 있는 은행 국유화, 공공부문 사유화 중단, 금융 통제, 친환경·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등을 중요하게 다룬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기대한 것에 비해 아쉬움이 크다. 진보신당의 당 강령은 전체적으로 모호하고 추상적이다. 특히 “만남의 공동체”, “참된 나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된 이상에 따라 하나의 공화국을 형성 하는 것” 같은 표현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이 거의 없다.

진보신당 당원들도 ‘만남 강령’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전문과 본문 곳곳에서 “만남”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사실상 “만남의 공동체” 건설을 당의 정치적 목표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강령을 모두 읽어봐도 그 표현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쏭달쏭하다.

뿐만 아니라 강령에서 밝힌 대안과 목표를 어떻게, 어떤 사회세력을 통해 이룰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결여돼 있다.

한편 ‘노동’을 다룬 본문 14번 항목의 애초 제출된 초안은 “노동자 자주관리”를 포함하고 있었지만, 18일 확대운영위원회에서 “노동 과정에 대한 노동자 통제”로 수정했다. 그러나 노동자 자주관리는 단순히 노동과정에 대한 노동자 통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실상 생산에 대한 통제와 소유를 포함하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수정됐는지 알 수 없으나 노동자 자주관리가 내포한 역사적 의미를 모를 리 없는 당 지도부가 그것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해 봄직하다.

현재 진보신당의 지도부들은 알다시피 민주노동당의 초기 지도부를 구성한 사람들이다. 민주노동당의 당 강령 작성에는 이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진보신당의 강령은 앞서 지적한 모호함과 추상성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강령이 표현한 “생산수단의 사회화”, “노동자와 민중 중심의 민주적 사회경제체제 건설”,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과 같은 급진적 대안에 비춰 볼 때 오히려 후퇴한 듯한 인상을 준다.

진보신당의 당 강령에서 자본주의를 뛰어 넘거나 대체하려는 이상과 원칙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행동강령으로는 꽤 쓸모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3월 28일에 있을 당 대회에서 현재 강령보다 더 진일보한 강령을 만든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강령으로 제출한 요구들을 위해 진보신당이 지금보다 더 대중운동을 건설하고 진보정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에 함께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