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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이제 미국은 천하무적인가?

백악관의 전쟁광들은 승리감에 도취돼 있다. 벌써부터 강경파들은 이라크에서 저지른 학살을 다른 “악의 축” 국가들로 확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들은 항상 사담 후세인 전복이 항구적인 “테러와의 전쟁”의 발판이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의 고위 자문인 존 볼튼은 이란과 북한에게 “이라크 사태에서 적절한 교훈을 배우라”고 냉소적으로 경고했다. 윌리엄 크리스톨은 지금 미국 국가를 이끄는 신보수주의 광신자들의 주요 압력 단체인 ‘미국의 새로운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의 이론적 지주이다. 그는 최근 상원의원들을 모아 놓고 시리아와의 전쟁을 “배제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부시 정권의 콜린 파월과 그 밖의 다른 인사들은 이미 시리아가 “대량 살상 무기”를 교묘하게 은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량 살상 무기”는 아직까지 이라크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 CIA 국장 제임스 울시는 앞으로 이라크의 한 지방을 다스릴 총독으로 내정된 자다. 그는 지난 달에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라크처럼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 불안정

반전 운동 진영은 이라크 전쟁이 ― 그 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 미국과 미국 다국적 기업의 절대적인 세계 지배의 확립이라는 더 근본적인 목표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10년 동안 이라크 점령을 추진해 온 자들이 이제는 그들의 원대한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촉발한 세계적 불안정 때문에 미국의 새로운 세기를 기획한 자들 사이에서조차 지금 균열이 생기고 있다.

사상 최대의 전쟁 기구가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 정권을 전복하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개전 초기 이라크의 저항에 미군 장성들은 충격을 받았다.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그들이 요청한 병력의 절반만 거느리고 진격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 미군 탱크가 바그다드까지 저항에 부딪히지 않고 진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무장 봉기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바트당 정권은 침공에 맞서 대중적 저항을 조직할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바트당 정부는 정권의 하수인들과 허약해진 데다 무장도 빈약한 군대에 의존해야 했다.

여러 해 동안 미국과 협력하고 또 국민의 다수를 억압한 후세인 정권은, 예컨대 주로 시아파가 거주하는 바그다드 빈민가의 주민 2백만 명에게 바그다드를 사수하자고 호소할 수 없었던 것이다.

후세인 집권 때 평범한 이라크인들 사이에서는 “사담 후세인은 CIA 요원”이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었다. 망명을 떠났다가 이라크로 되돌아온 사람들은 미국에 맞서 싸우기 위해 귀국한 것이지 후세인을 방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담 후세인이 실제로 대중적인 저항을 고무했다면 미국의 침공뿐 아니라 후세인의 지배도 위협할 수 있는 힘이 폭발할 위험이 있었다.

식민 통치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이라크인의 대중적 반감이 분출하고 있다. 이것은 이라크의 각기 다른 정파들의 복잡한 권력 투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싱턴의 신보수주의자들에게도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점증하는 반대

도널드 럼스펠드와 국방부 주변 인사들은 전 세계의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연히 성조기 주변으로 몰려들 것이고 미국이 경찰 노릇을 하는 기업 자본주의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라크에 친미 정권을 세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친미 정권은 미국 기업들이나 아리엘 샤론의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을 것이다.

그러나 국무부에 포진한 다른 분파는 중동 전역의 반제국주의 정서를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오랫동안 이라크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럼스펠드형 매파 중 한 명인 켄 에이들먼은 최근 〈뉴스나잇〉에 출연해 중동 전역의 민주화를 바란다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 아랍 대사가 [중동의] 권위주의 정권들이 인기 있는 정부로 교체되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개입과 다국적 기업들의 지배에는 더 큰 위협일 것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은 아랍의 노동자와 빈민 대중 속에서 증대하고 있는 급진주의와 직접 대결해야 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아랍의 독재자들에게만 의존해 그런 정서를 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그 동안 베트남 이후로 대중적인 반제국주의 운동과 직접 맞설 필요가 없었다.

이런 정서가 중동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전쟁과 이라크 점령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럽, 극동에 이르기까지 압도 다수의 대중이 미국이 하는 일에 반대한다. 자국 정부가 뭐라고 떠들든 간에 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엄청난 세계 반전 운동이 타올랐던 것이다.

‘해방’에 관한 모든 허풍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은 1950년대나 1960년대와는 분명 다르다. 당시에는 서유럽과 서유럽의 옛 식민지 일부가 자진해서 미국의 영향권으로 들어갔고 세계 경제도 한 세대에 걸쳐 호황을 구가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점차 공격적이 돼 가는 미국 군국주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지배를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상층부의 긴장

많은 나라의 지배자들 역시 각자 나름의 이유로 미국 신보수주의자들의 계획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소위 “불량 국가” ― 특정 지역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도전할지도 모른다고 판단되는 작은 국가는 모두 해당될 수 있다 ― 의 지도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들은 미국에게 굴복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음을 내비쳐 왔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있다. 북한 정권이 이라크 전쟁에서 배운 교훈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미국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이나 인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워싱턴의 마피아들[부시 일당을 말함]로부터 약간 존중을 받는다. 이란 국가의 한 분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은 너무나 끔찍해서 ― 한국 전쟁으로 4백만 명이 죽었다 ― 미국은 자신의 전통적 동맹국 남한에서 전례 없는 반전 운동에 직면했다.

신보수주의자들의 정책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에 불화가 생겨났다.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의 패권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그들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고 일부 지도자들은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세력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문서들은 “불량 국가”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모두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목록의 맨 위에 중국이 있다. 그러나 신보수주의자들은 이라크 전쟁 과정에서 유럽연합(EU)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환영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는 바로 지금 이 모든 긴장과 갈등이 증대하고 있다.

신보수주의자들은 미국 주도로 “이라크를 재건”하려고 한다. 그러나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미래의 성과를 기대하며 지금 당장 미국 혼자서 그 많은 현금을 투입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벌써부터 싹트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그러나 1950년대와 1960년대처럼 압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은 통일된 군사 기구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경제 규모는 미국과 맞먹는다.

신보수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제국주의 전략에는 미국의 군사력을 이용해 경제적 우위를 차지하자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 계획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냉전 시기와 달리 미국의 “영향권” 내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갈등과 충돌이 벌어질 것이다.

조지 부시는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지속하기 위한 적자 재정을 메우려면 주로 동아시아에서 유입되는 현금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결정적으로, 군국주의와 기업 권력에 도전하는 대중의 광범한 저항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개전 초기에 〈뉴욕 타임스〉는 세계에는 수퍼파워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을 반전 운동이 보여 주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세계 여론”이 바로 그 둘이다.

부시와 그의 똘마니 토니 블레어는 여론을 무시했다. 그러나 더 신중한 측근들은 반전 운동이 강력한 여론에 그치지 않고 활기차고 전투적이며 세계적인 저항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인다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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