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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물결이 프랑스를 휩쓸다

지난 5월 13일 프랑스 전역이 마비됐다.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기차·버스·지하철·비행기가 멈춰 선 것이다.

우체국 노동자·공무원·교사·지방자치단체 노동자·기타 공공부문 노동자의 파업에 많은 사기업 노동자들도 가세했다. 소방수와 은행 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했고, 인쇄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신문 발행도 중단됐다.

2백만 명이나 참가한 그 날 파업은 1995년 12월 대규모 공공부문 파업 이래 프랑스에서 벌어진 가장 큰 파업이었다. 당시 사회복지 제도를 공격하던[알랭 쥐페 총리의 ― 옮긴이] 우파 정부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밀려 사퇴해야 했다. 지난 8년 동안 프랑스의 기업주들은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최근 프랑스의 우파 총리 장-피에르 라파랭은 “거리 투쟁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도록 놔두지 않겠다.” 하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 연금을 공격하고 있고, 프랑스의 기업주들과 우파 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라파랭을 지지한다.

그러나 지난 13일 파업과 시위는 라파랭에 대한 분노에 찬 응답이었다. 파리 25만 명, 마르세유 20만 명 등 적어도 115개 도시에서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라파랭은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납부해야 나중에 연금을 제대로 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주식 시장과 연계된 부가적인 개인 연금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려 하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의 연금 수령액이 깎일 것이다. 일부 노동자들의 연금 수령액은 35퍼센트나 깎일 수 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소방수는 이렇게 말했다. “현행 제도 하에서 우리 정년은 55세다. 우리는 60세, 심지어 65세까지 중노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 정부가 말하는 ‘개혁’은 우리의 연금이 깎인다는 것과 우리가 더 오래, 더 힘들게 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돈이 없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이윤을 위해 돈을 쓸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필요를 위해 돈을 쓸 것인가다.”

한 간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라파랭은 ‘거리 투쟁이 정치를 좌지우지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왜 안 되는가? 우리는 다수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라파랭은 사장과 은행가 들을 위한 정치를 원한다. 우리는 그것을 반대한다.”

1968년

야당인 사회당은 말로는 13일 시위를 지지한다고 했지만, 당 지도부는 정부가 연금 제도 “개혁”을 밀어붙이는 데 동의하고 있다. 주요 노조 조직들도 13일 파업과 시위를 지지하면서 5월 25일 전국 시위를 비롯한 투쟁 일정을 제시했다. 그러나 13일 파업에 참가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더 단호한 행동을 원하고 있다.

교사 수만 명이 이미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그들은 13일 이후에도 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5월 14일 파리 지하철과 철도 노동자들도 총회를 열어, 파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좌파 조직들의 영향을 받은 일부 노조는 무기한 파업을 주장하는 반면, 프랑스 민주노동자총연맹(CFDT)과 노동자총연맹(CGT)을 비롯한 다른 노조들은 정부와 협상을 하려 하고 있다. 스탈린주의 공산당의 영향력 하에 있는 CGT는 다음 파업은 6월에 벌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35년 전 5월 13일에도 프랑스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었다. 이 날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사상 최대의 총파업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당시 샤를 드골 정부는 거의 무너질 뻔했다.

지난 13일 파리 시위의 행진 코스는 역사적인 1968년 행진 코스를 거의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었다. 13일 시위 참가자의 일부는 노동자들이 1968년에 그랬던 것처럼 정부의 공격을 분쇄할 수 있는 똑같은 정신을 다시 한번 보여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