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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논설:
경제 위기 효과와 전쟁에 맞선 운동의 결합을 위해

선거가 사회를 근본에서 바꾸지는 못하지만, 얼토당토 않은 착각을 교정하는 효과는 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정권 지지율이 50퍼센트까지 올라간 것을 보고, ‘친서민’ 제스처가 대중을 눈속임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고 희희낙락했다. 개혁주의 언론과 지식인들 일각에서도 이명박을 예전처럼 투쟁의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성찰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본지에서 거듭 지적했듯이 이명박 지지율 상승은 거품과 착시에 불과했다. 이명박의 본질이 바뀐 것도 아니요, 대중이 이명박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도 아니었다. 재보선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는 또 다른 착각을 낳았다. 대중이 자신들을 신뢰한 덕분에 선거에서 이겼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착각 말이다. 이런 착각 때문에 선거 직후 정세균은 곧장 한나라당 따라하기에 불과한 ‘뉴 민주당 플랜’을 다시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자들과 동맹해야 한다고 여긴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개혁주의 지식인들은 힘이 빠진 듯하다. 여기저기서 민주당에 대한 원망도 들린다. 민주당을 견인하지 못했다며 진보진영의 역량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민주당과 연합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매달린 게 문제였다. 정권에 효과적으로 맞서려면 동시에 기업주와도 대결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기업주들의 이익을 거스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진보진영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은 자신보다 더 취약한 야당(민주당) 덕분에 버틸 수 있었지만, 그나마 이제는 지지율 10퍼센트대 정당에게도 패배했다. 뒤늦게서야 위기를 감지한 우파들은 갑자기 세종시 문제 등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반면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대중은 더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미디어법 헌재 판결을 두고 “이명박이 당선했지만 대통령은 아니다” 등 ‘헌재 놀이’로 저들의 권위를 조롱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은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거리로 나서며 정권에 대한 전면적 저항을 선언했다.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공무원 노동자들이 노조 통합에 이어 민주노총에 가입하자, 지배자들은 국가기구의 토대가 흔들리는 듯한 불안감에 길길이 날뛰고 있다. 금속노조에서 현대차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기아차 노조에서도 전투적 좌파 후보가 당선했다.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앞으로도 언제 회복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급해진 정부와 기업주들은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 서민에게 떠넘기기 위해 부자 감세, 복지 삭감, 공공부문 구조조정, 임금삭감, 대량 해고 등 다방면으로 공격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동시다발적 공격을 취하는 것은 자충수일 뿐이다. 이미 정부는 상반기 쌍용차 단일 작업장에서 대량 해고를 시도하려다 커다란 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그리고 벌써부터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에 맞서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려 한다.

그래서 지배자들은 분열을 조장하고 각개격파를 시도할 수 있다. 비정규직을 먼저 공격한다든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속죄양을 삼든가, 특정 노조를 집중적으로 탄압한다든가, 국가보안법 마녀사냥을 이용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저들이 각개격파하려 할 때, 우리는 일치단결해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파들이 언제나 세력 관계를 잘 읽는 것은 아니다. 위기가 심각해질수록 무리수를 자주 둔다. 벌써부터 이명박은 철두철미 친미적 본색에 충실한 나머지 오바마의 파병 요구에 곧장 화답함으로써 어리석게도 전선을 하나 더 늘렸다.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이 친미인지 자주인지 헷갈리게 했던 노무현조차 파병 결정으로 엄청난 위기를 맞이했다. 남한 민중의 강력한 반전 정서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선명 친미 우파인 이명박은 과연 대중의 불만과 저항을 감당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아프가니스탄 전황도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

진보진영이 파병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건설한다면, 이명박의 정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반MB 공투본과 반전평화연대(준)을 중심으로 파병 반대 운동을 신속히 건설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저들의 각개격파에 맞서, 진보진영이 용산참사 항의 운동과 미디어법 투쟁, 고통전가에 맞선 노동자 투쟁,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운동을 결합할 수 있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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