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전술을 최초로 구분한 것은 군사학자들이었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 또한 투쟁을 전진시키기 위해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이해해야 했다.

전술은 개별 전투에 관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파업, 점거, 임금 인상을 위한 준법 투쟁 전술이 그 예다.

반대로 전략은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전술을 결합해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최종 목표는 이윤에 근거한 자본주의 사회를 인간의 필요에 근거하는 사회주의 사회로 바꾸는 것이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가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를 이루는 노동자 계급이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것이다.

특정한 투쟁들은 더 광범한 전략적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투쟁들이 노동자 계급의 전반적인 정치적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던 블라디미르 레닌과 레온 트로츠키는 전략과 전술을 구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들이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20세기 초 유럽의 정치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 19세기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투표권, 결사의 자유, 검열 철폐, 노조 결성권을 위한 싸움이 여기에 포함됐다.

많은 노동자들은 이 투쟁이 노동자들의 권리를 부정하는 자본주의와 전면적인 계급 전쟁으로 비화할 것임을 이해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일부 좌파 지식인들에게 계급투쟁은 사실상 “사회주의자”들이 의회에서 의석을 얻는 것을 뜻했다.

독일의 사회주의자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이 이런 경향을 대변했다.

베른슈타인은 1899년 피에르 발데크-루소가 이끄는 공화당 정부 하에서 장관직을 맡았던 프랑스 사회주의자 알렉상드르 밀레랑의 예를 언급했다.

베른슈타인은 이 예가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들을 정부 기구에서 제외시키려는 싸움에서 패배한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베른슈타인은 사회주의 정부가 머지않아 노동자들을 위한 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이고 사회가 점차 사회주의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른슈타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최종 목표란 아무것도 아니고 운동만이 전부였다.

레닌과 트로츠키 같은 혁명가들은 사회주의자들이 의회 선거에서 당선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정치 의식을 향상시킨다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의회에서 활동하는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자 계급의 전체 과제를 우선시해야 한다.

그러나 의회 사회주의자들은 전술을 다르게 이해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개별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이 활동 영역들 사이에 엄격한 분업을 고수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제1차세계대전을 앞두고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전쟁에 찬성하는 표를 던지면서 애국주의에 굴복했다.

노동자 계급 전체의 이익을 지키기보다 의회에서 영향력 유지를 우선시했던 것이다.

사회주의자들이 단기적 목적을 위해 장기적 신념을 부차화한 결과 수백만 명이 죽었다.

레닌과 트로츠키는 정반대로 이 문제에 접근했다.

전쟁 초기 유럽 전역에서 노동자 수백만 명이 정규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참호전의 잔혹한 실상을 겪으면서 그들의 생각과 감정이 바뀌었다.

평상시 노동자 계급의 의식은 매우 불균등하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전쟁의 제국주의적 속성을 꿰뚫어 보는 소수의 노동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레닌은 이 소수가 노동자 계급 전체의 정치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은 바로 이 소수의 노동자들이 혁명정당이라는 조직적 형태를 이루고 있어야 실현될 수 있다.

레닌은 볼셰비키 당의 반전 입장이 처음에는 러시아 제국의 대중에게 외면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위기는 대중을 볼셰비키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게 만들었고 전략적으로 이것은 볼셰비키에게 득이 됐다.

그러므로 전략과 전술은 혁명정당의 목표와 수많은 노동자의 정치의식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을 일컫는 것이다.

혁명가들의 정치적 개입이 사회주의적 목표와 일치하기 위해서 전술은 언제나 전체적인 전략에 종속돼야 한다.

번역 이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