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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스 자이 웅파콘 칼럼:
타이 민주화 운동이 전진하려면

지난 주말[3월 12일]부터 타이 민주화 시위대 ─ 붉은 셔츠 ─ 수십만 명이 수도 방콕과 다른 도시들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것은 운동의 힘을 보여 줬고, 붉은 셔츠가 타이 대중의 다수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왕당파 정부와 주류 언론들의 거짓말에 종지부를 찍었다.

운동의 당면 요구는 군부가 권좌에 앉힌 현 정부가 의회를 해산하고 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붉은 셔츠 지도부가 거리에서 확인한 대중의 분노를 어떻게 2006년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맞서는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붉은 셔츠 지도부는 아직 군부와 왕정을 상대로 전면적 이데올로기 공격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새로운 선거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것은 중요한 일보 전진이다. 붉은 셔츠의 대다수는 도시와 농촌의 빈민이다. 붉은 셔츠 지도자들은 최근에 민중과 엘리트의 관계를 말할 때 드디어 ‘계급투쟁’이란 단어를 공개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원한다면 더 나아가 도시 노동계급과 군대 사병 속에서 선동해야 한다. 모든 타협은 그동안 타이 민주화를 좌절시킨 왕당파 엘리트들의 권력을 그대로 놔두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2006년 9월 19일 선출된 탁신 정부를 몰아낸 쿠데타 이후 타이에서 발생한 모든 정치 위기와 반란의 배경은 보수적 부자와 도시·농촌 빈민의 심각한 계급 대립이었다.

물론, 이것은 순수한 형태의 계급 전쟁은 아니었고, 참가자들의 목표도 다양했고, 그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도 달랐다. 타이공산당의 몰락으로 좌파의 공백이 생긴 덕분에 백만장자 포퓰리스트 정치인인 탁신과 그의 정당 ‘타이락타이’가 수많은 평범한 타이인들에게 중요한 정치적 상징이 될 수 있었다.

많은 전문가는 현 상황을 단순히 엘리트 집단 간 갈등, 혹은 ‘현대 자본가 계급’과 ‘옛 봉건 질서’ 간 갈등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

계급투쟁

이런 분석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을 완전히 무시한다. 탁신은 타이 역사상 최초의 전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고 농촌 촌락에 개발 자금을 지원해 노동자와 농민 집단에서 동맹을 건설할 수 있었다. 붉은 셔츠는 탁신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들은 탁신의 조종을 받지도 않고, 그들의 목적이 탁신의 귀환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그들은 진정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바란다. 탁신과 그의 보수파 정적들은 모두 현대적 왕정을 지지한다. 그들은 자본가 계급의 지배를 공고히 하는 데 왕정을 이용해 왔다. 타이에서 봉건제는 1870년대에 해체됐다.

그런 보수파들이 점점 탁신에 반대하게 된 것은 대중의 지지를 받는 탁신의 포괄적 현대화 계획이 자신의 특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었다. 과거에 엘리트들은 무력, 왕정 이데올로기와 금권 정치를 사용해 대중의 열망을 무시할 수 있었다.

탁신과 보수파는 이 갈등을 계급 전쟁으로 전환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민주화 운동은 왕실을 포함해 엘리트 구조 자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이것은 보수 왕당파의 오만함, 위기의 장기 지속과 기층 단위에서 벌어진 붉은 셔츠 진영의 조직화와 모금 활동이 결합된 결과다. 이 계급 전쟁 때문에 사람들의 정치적 태도가 변화하고 타이 사회 전체가 시험에 들었다. 그러나 붉은 셔츠 운동은 어떻게 국가 권력을 잡을 것인가 하는 결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번역 김용욱 기자

자일스 자이 웅파콘은 타이 사회주의자이며, 2006년 쿠데타를 옹호한 타이 국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왕모독죄로 기소된 후 영국으로 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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