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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연대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9월 1일 서울 여의도와 부산에서 7천여 명이 모여(서울 3천, 부산 4천) 대규모 파업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파업이 ‘파장 분위기’라는 보도가 순 거짓이며 파업은 여전히 강고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또, 화물연대는 이날 밤부터 트럭을 서울로 집결시키기 시작했고, 의왕물류기지에 1백50대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조합원의 다수가 복귀하고, 파업 효과가 미미하다는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산업자원부도 “화물파업으로 8월 27일까지 수출선적 차질이 5억 7백만 달러[약 59억 7천만 원]이며, 장거리 운송이 마비되고있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인정했다. 화물연대는 복귀한 조합원을 전체의 5퍼센트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싼 운임을 지급해도 대체차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자원부와 업계가 화물연대 파업 관련 이른바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해온 사실도 밝혀졌는데, 여기서 촌지, 광고비, 술값 등의 명목으로 언론사와 기자들을 상대로 4억 원을 뿌리며 노조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해 온 것이 드러났다.
정부는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열흘째 민주노총에 경찰을 배치해 두고 있으며, 9월 2일에는 차량시위를 한 혐의로 1백88명을 연행했다. 게다가 미 복귀자에게 경유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위수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한 노동자는 “5월 파업에서 따낸 것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이 노동자는 “결속력도 그때보다 더 좋아졌다, 5월에는 2백 정도였는데 지금은 6백50명 정도 파업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투지는 민주노총에 경찰이 배치되자 경인·충청 지역에서 순식간에 4∼5백 명이 집결해 사수대가 꾸려지고 9층까지 계단에 층층이 드러누워 경찰 투입에 맞선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노동자들이 3개월만에 다시 파업에 나선 배경에는 무엇보다 극심한 생활고가 자리잡고있다. 한 노동자는 “IMF 전만 해도 그냥 저냥 괜찮았는데 IMF 때 기업들이 운송료를 내려서 지금은 10년 전 수준이다. 반면, 경유값이 3백50원에서 7백80원으로 오르고 보험료·통행료도 올랐다”고 했다. 대전에서 올라온 다른 노동자는 “소수에게 이익보다는 다수에게 이익을 달라는 말이지. 사장은 로비 창구가 많지만 우리는 없다. 그래서 싸우는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동자들은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저들은 당황하고 있다. 우리는 단결만 하면 이길 수 있다”, “열흘 세웠는데 한달 못 세워?”,”이제 우리는 정예부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합원들의 전투성이 차량시위를 포함한 적극적 방식으로 파업 투쟁의 수위를 높이는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대체수송(화물열차 증편운행) 거부로 화물연대와 연대하고 있다. 지난 봄에 이어 또다시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승리한다면, 그 때 이상의 큰 자신감을 전체 운동에 안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부의 단호함이 필요하다.
정종남
전국건설엔지니어링노조 경호엔지니어링지부 노동자들이 86일째 집단교섭과 소산별 노조 강화를 위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집단교섭은 산별노조와 관련 맺고 있는 모든 작업장의 기업주들과 노동조합이 한 자리에서 ‘집단적으로’ 교섭을 벌여 단체협약과 임금 협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노동자들이 작업장 구분 없이 단결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 투쟁은 투쟁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전국건설엔지니어링노조에 소속된 6개 지부 노동자들은 6월 10일 집단교섭 쟁취를 위한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 24일 만에 5개 기업주에게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경호엔지니어링 회장 강예석은 집단교섭을 완강히 거부하며 지독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에게 1인당 2억 5천만 원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협박을 하는가 하면, 지방 거주 조합원들이 머물고 있는 기숙사를 폐쇄 조치했다. 병역특례업체 지정 해지 신청을 통해 병역특례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하려 하기까지 했다. 8월 17일에는 용역 깡패를 동원해 본관을 모두 폐쇄하고, 조합원들의 화장실 출입조차 막고 있다.
악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단호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복귀한 노동자는 단 한 명뿐이다. 오히려, 전체적으로 파업 참가 조합원 수는 더 늘었다.
이미 승리한 전국건설엔지니어링노조 내의 5개 지부는 자신들의 월급 중 일부를 모아 경호엔지니어링지부 노동자들이 무노동 무임금을 버틸 수 있도록 생계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이 파업은 모든 노동자들이 작업장 구분 없이 교섭하고 투쟁할 수 있는 조건인 집단교섭을 위해 전개되는 파업이다. 그럼에도 8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경호엔지니어링지부 노동자들의 투지는 놀라울 정도다.
안병철
지난 8월 29일 서울 명동에서 ‘엑스존 청소년 유해 매체물 규정 철회! 국가인권위 권고 이행! 동성애자 차별 조항 즉각 삭제!’를 위한 ‘동성애자 차별 철폐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동성애자인권연대·친구사이·고대동성애자모임 ‘사람과 사람’·국제엠네스티한국지부 성적소수자모임· 다함께·민주노동당 성적소수자모임 ‘붉은이반’·아시아사회연대·인권운동사랑방·인터넷국가검열반대공동대책위·중앙대이반모임 ‘레인보우 피쉬’·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홍대이반모임 ‘홍대인이반하는사랑’ 등에서 약 70여 명이 참가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8월 25일부터 8월 28일까지 대학로에서 동성애 차별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여 왔다. 평균 20여 명의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들이 함께 캠페인에 참가했고 총 721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동성애자들이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거리에서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이 캠페인에 참가한 친구사이 대표는 집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캠페인을 한다고 했을 때 회의적이었으나 지금은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내 친구는 작업장에서 탄원서를 복사해 서명을 받았기도 했다.” 이 발언에 집회 참가자들은 고무받았다.
다함께 연사는 “동성애를 변태로 규정하고,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는데 누가 변태이고, 누가 유해한가? 이라크에서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있는 부시 일당과 이 전쟁에 파병한 노무현이 진정으로 유해한 인물이다.” 라고 주장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집회는 동성애자인권연대가 주최한 거의 최초의 집회였다. 우리는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고 당당하게 무지개 깃발 아래 섰다. 2월 15일 부시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전 세계 수백만의 물결은 한국의 동성애자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이 자신감은 동성애자 차별에 맞선 투쟁을 더욱 힘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제 동성애자들은 다시 골방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동성애자들은 9월 2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의 날 거리에서 이성애자들과 다시 만나 환한 웃음으로 함께 반전 행진을 벌일 것이다.
김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