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뜨겁게 달군:
국제·국내 10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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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남북한 상호포격과 제국주의 준동
미국의 대북 압박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적대 정책은 최근 남북한 상호 포격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높였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빌미로 반대파를 제압하고 국내 저항을 단속하려 했다.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미국의 대북 압박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분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한편 미국의 대북 압박을 하나의 빌미로 북한에서 진행된 3대 세습은 북한이 노동자들의 민주적 통제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며, 억압적인 독재 국가일 뿐임을 드러냈다.
자신감을 회복하며 투쟁에 나서는 노동자들
구조조정에 맞선 한진중공업·금호타이어 파업, 타임오프를 둘러싼 투쟁, KEC 점거파업, 동희오토·기륭전자 투쟁 승리 등 2010년에 노동자 투쟁은 활발하게 벌어졌다. 마무리가 아쉬운 투쟁도 있었지만 값진 성과도 냈다. 그리고 이 투쟁들의 대미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파업은 한국의 핵심 기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를 마비시키고, 지배자들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이 투쟁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들의 단결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한편, 현대차 이경훈 지도부의 배신적 행태와 금속노조·민주노총·진보정당 지도부의 소심한 태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현장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투지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과 민주대연합
이명박 정부는 중간평가인 6·2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고 ‘친서민’도 내세우고 온갖 무리수를 뒀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때문에 참패했다. 진보진영의 자신감은 높아졌다. 세종시 쟁투에서 드러난 한나라당의 분열 상황은 지방선거 참패로 더 심해졌고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도 가속화했다.
한편 야권이 연대하면 한나라당을 패배시킬 수 있다는 진보진영 대다수의 생각은 민주당·참여당과 연합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민주대연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에 목매달며 노동자 투쟁(KEC 파업,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을 자제시키는 진보진영 지도자들의 태도는 민주대연합의 문제점도 분명히 드러냈다.
유럽의 금융·재정 위기와 노동자 투쟁
유럽의 금융·재정 위기가 그리스·아일랜드를 넘어 포르투갈·스페인 등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 지배자들은 막대한 구제금융을 쏟아부으며 위기를 진정시키려 하는 한편, 공공부문 임금 삭감, 연금·복지 삭감, 간접세 인상 등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경제 위기의 책임을 죄 없는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긴축정책은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려 경제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 유럽 각국의 정치 위기도 고조될 것이다.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과 프랑스 노동자들의 연금 개악 반대 투쟁, 영국 학생들의 긴축 반대 투쟁은 유럽을 뒤흔들며 전 세계 노동자들을 고무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수렁, 오바마 정부의 위기와 중간선거 패배
기대를 받으며 출범한 오바마 정부는 점차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중단하기는커녕 아프가니스탄에 학살군을 증파하고 이란 제재를 강화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는 원래 부실한 안이 우파의 공격으로 완전히 누더기가 됐다. 계속되는 경제 위기로 직장과 집을 잃은 사람들이 급증하는데 부자 감세에 동의해 줬다.
지지자들의 배신감과 환멸이 커지면서 오바마 정부는 중간선거에서 패배했다.
오바마의 배신과 정치 위기는 진정한 평화와 개혁을 위한 아래로부터 투쟁과 민주당과는 독립적인 대안 건설이 중요함을 제기하고 있다.
미·중 환율전쟁과 G20의 실패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계속되면서 위기의 책임을 타국에 전가하려는 각국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2010년에는 미중 간 환율 갈등이 격화했다. 게다가 북한의 핵 개발을 빌미로 한 미국의 대북 압박, 중일·러일 영토 갈등 등이 결합되면서 동아시아의 불안정성도 높아졌다.
경제 위기를 해결한다며 개최하는 G20 정상회담이 전 세계 노동자·민중에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할 뿐이라는 점이 서울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이명박은 G20 정상회담 개최를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며 G20 반대 운동을 탄압했다.
그러나 G20은 환율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고, G20 규탄을 주요 요구로 한 전국노동자대회에는 노동자 4만 5천여 명이 모였다.
중국 노동자 투쟁의 분출과 타이 붉은 셔츠 운동
유럽에서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자 투쟁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중국과 아시아에서는 물가가 폭등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이 확대되고 있다. 또, 타이의 붉은 셔츠 운동 등은 민주적 권리 확대를 위한 운동의 성장도 보여 줬다.
경제적 요구를 내세운 노동자들의 투쟁과 민주적 권리 확대를 위한 민주주의 투쟁을 서로 결합시키려는 연속혁명의 관점에 설 때 투쟁은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의 투쟁 승리, 특히 중국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투쟁과 격변은 전 세계 운동을 고무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구호선 공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공급하려던 활동가들을 이스라엘 군이 공격해 9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쳤다. 미 제국주의의 중동 경비견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봉쇄를 방해하는 구호 활동가들을 겁주려고 이런 잔인한 만행을 저질렀다.
이 끔찍한 사건은 미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에 대한 대중적 분노와 항의를 더 확산시켰다.
아이티의 비극과 제국주의
아이티에서 강진이 일어나 20만 명 넘게 사망하고 전 국민의 3분의 1인 3백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런 끔찍한 피해는 취약한 사회기반시설 때문에 증폭된 것이다. 그리고 아이티의 빈곤과 취약한 경제 기반은 프랑스·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억압·수탈 때문이다.
강대국들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들먹였지만 아이티에 군대를 파견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유지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였다.
멕시코 만 원유 유출 사건
대형 석유회사 BP의 원유 시추 시설 사고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환경 재앙이 일어났다. 이것은 막대한 이윤을 얻으려고 기후변화가 낳을 환경 재앙에도 아랑곳 않고 화석연료 채굴에 혈안인 기업들이 안전 장치 설치에 돈을 아끼다 발생한 대형 참사였다.
오바마는 BP를 비난했지만, 금지됐던 멕시코만 석유 채굴을 허용하고 안전 장치 규제를 느슨하게 유지한 미국 정부도 대형 석유 기업들과 한통속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