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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민주주의의 상징 노천극장 철거를 막아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에서는 1987년 투쟁의 성과로 노천극장이 건설됐다. 이후 20여 년 동안 노천극장은 학생총회나 집회가 열리는 장소였고,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학교 측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노천극장이 철거될 위기에 빠졌다. 학교 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라며 지하 캠퍼스 건설을 위해 노천극장과 지하공간을 허물어야 하고, 그 자리에 제2도서관을 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어대 학생회는 노천극장을 없애는 것은 학교 당국이 민주주의의 상징을 없애고 학생 자치공간을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판단해 반대를 조직했다. 다함께 외대모임, 중국어대 학생회, 문예패, 총학생회가 노천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학내 곳곳에 게시했다.

애초에 학교 측과 총학생회는 노천극장 철거 문제를 노천 지하 동아리들만의 문제로 한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중국어대 학생회와 다함께 외대모임은 대책위를 중앙운영위원회 대표자들까지 포함하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관련 대표자들이 모두 모여 ‘노천극장 철거 계획 철회하라’는 요구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 총학생회와 면담에서 기획조정처장이 ‘안전 문제는 없다. 단지 오래된 노천극장은 외관상 좀 그렇다’ 하고 말해 학교의 기만적인 태도도 드러났다.

이후 대책위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서명운동 첫날 학교 측과 학생 대표자들이 면담을 했다. 설전 끝에 학교 측은 ‘학생들이 원한다면 철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통쾌한 승리였다. 최근 총장과 교수들의 공금유용 사건으로 학교 측이 궁지에 몰린 상황 때문에 신속하게 물러선 듯하다.

투쟁이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학교 측은 낙후한 노천극장을 리모델링해야 한다. 노천 지하 동아리 공간배치도 학생들과 논의해야 하고, 제2도서관도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

비리 총장 퇴진하라

박철 외대 총장과 교수 등 80여 명이 4억 원에 달하는 비리를 저질렀다.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박철 총장은 대외홍보비 중 1억6백만 원을 영수증도 없이 사용했다.

교수 69명도 수천만 원대의 학술연구비를 치과·골프·미장원·사우나·마사지 등으로 횡령했다.

박철 총장은 사과를 하기는커녕 ‘한해 예산이 2천억 원인데 1억 원은 작은 돈이다’고 말했다. 뻔뻔하게도 ‘노래방, 골프장 등에서 쓴 돈이다’는 말도 했다.

박철 총장에게는 몇 억 원이 얼마 안 되는 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등록금을 내느라 빚을 지고, 휴학을 하고, 알바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는 총장과 일부 교수들이 저지른 비리가 정말이지 분통터지는 일이다.

학교 측은 다함께 외대모임이나 학생회장들에게 총장 비리 관련 투쟁을 자제하라고 협박·회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노천극장을 지켜낸 통쾌한 승리를 발판 삼아 총장과 교수들의 비리에 맞서 투쟁할 것이다. 중앙운영위원회도 만장일치로 총장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

5월 17일로 계획된 전체학생총회에서 총장 퇴진을 실질적으로 압박할 수 있도록 점거 투쟁같은 방안을 결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