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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 통합 시도는 진보대분열을 낳을 것”
교수·연구자 185명의 성명

진보대통합 협상이 참여당 포함 문제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진보적 교수와 연구자들이 참여당 포함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세균, 손호철, 장상환, 김수행, 정성진 등 진보 교수 185명은 성명을 발표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은 진보대통합 노선으로부터의 이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참여당이 통합 진보정당 건설에 조직적 통합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를 추진하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순수한 통합 진보정당”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명자들은 “진보세력의 독자적 성장·발전”이 “우리 사회의 발본적인 변혁을 추동”하는 데 필요하며, 참여당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의 극복을 지향하는 진보세력과는 구별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 통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는데,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고집한다면 … 대중운동 진영이 불가피하게 … 분열”하게 돼 진보대통합 논의가 오히려 “진보대분열”을 낳는 “자기 부정”을 자초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정희 대표를 포함한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정치적 실리주의”와 “자만”에서 벗어나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기본적인 정치노선”을 지켜 “진보정치를 보수정치와 자유주의 정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적 정치로 발전시키는 길”로 함께 나가자고 호소했다.

성명서 전문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은 진보대통합 노선으로부터의 이탈이다.

진보대통합 정신을 존중하는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힘을 모으자!

진보진영 연석회의 5.31. 합의를 통해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진보대통합 과정이 최근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 이유는 연석회의 참가단체 대부분이 애초 통합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국민참여당(이하 참여당)을 민주노동당이 통합논의에 참여시키자고 강력하게 주창하고 나선 데에 있다. 5.31 합의 이후 진행되어온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의 양당 협의에서 당 운영 및 당직과 공직의 선출방식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지는 등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로 진보대통합이 난관에 처한 것이다. 이에 진보정치의 성장, 발전을 염원하는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최근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하면서 진보대통합에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정당, 단체 및 개인들에게 국민참여당을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으로 삼을 것을, 그리고 참여당 문제가 야기한 소모적 논란을 한시 바삐 종식시키고 지금껏 진보대통합을 추진해 왔던 본래의 정신을 존중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의 건설에 박차를 가해 줄 것을 호소해 마지않는다

참여당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조직적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진보진영이 진보대통합을 추구하는 본래적 목표는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이 밝히고 있듯이, “보수세력과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세력의 독자적 발전과 승리”에 기여하고자 함이다. 진보세력의 독자적 성장-발전은 진보세력이 자신의 정치적 발언권을 신장시키고 현실정치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나아가 타 정치세력들이 추구하는 개혁의 수준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발본적인 변혁을 추동해 나가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둘째, 참여당은 지난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사과 및 당 중앙위의 연석회의 합의문 수용 결정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유주의정당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참여당이 무슨 잘못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의 극복을 지향하는 진보세력과는 구별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점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은 진보진영이 건설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반대 통합진보정당’을 불가피하게 ‘자유주의-진보세력 연합정당’으로 변질시킬 우려가 다분히 있다. ‘자유주의-진보세력 연합정당’의 건설은 보수정치, 자유주의정치와 구별되는 독자적 진보정치의 소멸을 야기할 것이다.

셋째,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고집한다면 진보정치세력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뿌리내리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을 포함한 대중운동 진영이 불가피하게 ‘참여당 참여 지지 세력’과 ‘참여당 참여 반대 세력’으로 분열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다시 진보진영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진보대통합을 사실상 허물어뜨려 자기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진보대통합이 아니라 진보대분열을 자초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런 여러 이유들로 인해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완강히 고집하는 현재의 태도를 과감하게 버리고, 진보대통합을 추진하였던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 참여당을 포함시키지 않는 ‘순수한’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흔쾌히 동참하길 간절히 바라 마지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최근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게 참여당 문제로 불거진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이후에 논의하자는 안을 제안한 것에 주목한다. 우리는 진보신당의 이런 제안을 진보신당이 그 동안 보수,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세력의 독자적 성장-발전을 줄곧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그리고 설령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수용해 참여당을 포함하는 통합정당 건설안을 당 대회에 제출한다고 할지라도 그 안이 통과될 수 없다는 점에서 참여당 문제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이후 논의하자는 제안을 진보신당이 제출할 수 있는 마지막 안이라고 생각한다. 이와는 달리, 민주노동당은 ‘진보대통합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자유주의-진보세력 연합의 길’로 갈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할 기로에 처해 있다. 더 이상 선택치가 없는 진보신당과는 달리, 민주노동당은 두 개의 길 중 어느 하나를 최종적으로 선택해야 할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이중 전자의 길을 선택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누구보다도 이정희 대표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데에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지난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지금까지 노동자-민중세력과 진보진영이 줄곧 추구해 왔던 가장 기본적인 정치노선으로부터의 이탈이라고 단정한다. 이러한 정치노선의 이탈이 가져올 정치적 손실은 실로 크다. 우리는 민주노동당 지도부, 특히 이정희 대표에게 묻고 싶다. 분열을 넘어선 진보진영의 단결을 통해 진보정치가 재도약을 기약할 수 있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더 많은 의석 확보’라는 정치적 실리주의, 그리고 참여당과의 통합이 진보정치의 외연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정치적 자만과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우선시하는 탈 진보 노선에 입각하여 노동자-민중세력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진보진영의 포기할 수 없는 염원을 최종적으로 폐기하려 하는가?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우리는 이를 진보대통합 노선의 폐기로, 진보정치의 독자적 성장-발전 노선으로부터의 이탈로, 그리고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노선에 대한 배신으로 간주할 것이다. 우리는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이정희 대표에게 다 시 한번 호소한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미련을 더 이상 갖지 말고 진보진영이 함께 손잡고 진보정치의 미래를 함께 개척하는 길로 함께 전진해 나가자! 이 길만이 진보정치를 보수정치와 자유주의 정치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적 정치로 발전시키는 길이 될 것이다.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우리의 이런 간절한 염원을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011년 8월 24일

진보대통합 정신을 존중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자 일동

서명자 명단: 가나다순

강남훈(한신대), 강내희(중앙대), 강만철(목포대), 강명세(세종연구소), 강정균(비정규직교수노조), 강정기(경남대), 강문구(경남대), 강석주(목포대), 강인순(경남대), 강재규(인제대), 구갑우(북한대학원대), 고부응(중앙대), 고영남(인제대), 고재홍(경남대), 공미혜(신라대), 곽노완(서울시립대), 곽차섭(부산대), 권영훈(경남대), 권인호(대진대), 김강호(창신대), 김경복(경남대), 김광호(한철연), 김교빈(호서대), 김귀옥(한성대), 김남석(경남대), 김달곤(경상대), 김명연(상지대), 김민정(방송통신대), 김상화(부산예술대), 김서중(성공회대), 김석준(부산대), 김선광(경남대), 김세균(서울대), 김세연(인제대), 김수행(성공회대), 김순영(서강대), 김영상(경남대), 김영주(경남대), 김용복(경남대), 김용찬(순천대), 김인재(인하대), 김재현(경남대), 김종덕(경남대), 김준(동국대), 김진희(경희 사이버대), 김진희(경남대), 김천권(인하대), 김학범(경남대), 김학노(영남대), 김학수(경남대), 김한식(중앙대), 김형철(한국외국어대), 남재우(창원대), 노진철(경북대), 명혜영(비정규직교수노조), 문광일(비정규직교수노조), 박거용(상명대), 박병섭(상지대), 박배균(서울대), 박상환(성균관대), 박성관(경남대), 박영구(창신대), 박영옥(비정규직교수노조), 박영호(한신대), 박은정(인제대), 박지현(인제대), 박정근(비정규직교수노조), 박종천(비정규직교수노조), 박중렬(비정규직교수노조), 박창섭(창신대), 박춘서(경남대), 박현구(창원대), 박후건(경남대), 방인혁(서강대), 배현(목포대), 배대화(경남대), 백좌흠(경상대), 서익진(경남대), 선봉규(비정규직교수노조), 손진우(경남대), 손호철(서강대), 송갑준(경남대), 송석현(한철연), 송수영(중앙대), 송주명(한신대), 서관모(충북대), 서영표(성공회대), 서유석(호원대), 서창원 (충남대), 신동순(경남대), 신승환(가톨릭대), 안승욱(경남대), 안차수(경남대), 안태정(역사학연구소), 양승호(인제대), 양운진(경남대), 양해림(충남대), 여병창(비정규직교수노조), 여성구(경남대), 오문완(울산대), 오현철(전북대), 옥원호(경남대), 우희종(서울대), 유병태(인제대), 유시택(충남대), 유윤영(비정규직교수노조), 유장근(경남대), 유초하(충북대), 이건혁(창원대), 이경배(비정규직교수노조), 이경환(비정규직교수노조), 이구표(인천대), 이대일(명지대), 이도흠(한양대), 이명원(경희대), 이민환(부산대 명예교수), 이병희(창신대), 이상길(경남대), 이성백(서울시립대), 이순웅(한철연), 이승현(경남대), 이원제(경남대), 이재승(경남대), 이전(경상대), 이정구(경상대), 이정순(여성문화이론연구소), 이정우(인제대), 이정호(방송대), 이준호(서울대), 이지우(경남대), 이창언(역사학연구소), 이창원(경상대), 이창호(경상대), 이현숙(서울대), 이현주(비정규직교수노조), 이호열(경남대), 임미진(비정규직교수노조), 임순광(비정규직교수노조), 임춘성(목포대), 임헌석(비정규직교수노조), 임홍배(서울대), 장복동(비정규직교수노조), 장상환(경상대), 장시기(동국대), 장시광(경상대), 장윤수(비정규직교수노조), 장임원(전 중앙대), 전형수(대구대), 정병기(영남대), 정상윤(경남대), 정성진(경상대), 정세은(충남대), 정용욱(서울대), 정우창(경남대), 정의석(비정규직교수노조), 정종현(경남대), 정진상(경상대), 정진성(경상대), 조돈문(가톨릭대), 조승래 (청주대), 조우영(경상대), 조현연(성공회대), 조형래(창신대), 조희연(성공회대), 진경환(한국전통문화학교), 진은영(이화여대), 채수환(홍익대), 최갑수(서울대), 최만원(비정규직교수노조), 최무영(서울대), 최영진(중앙대), 최영찬(서울대), 최유진(경남대), 최종덕(상지대), 최훈종(한정연), 한상권(덕성여대), 허석렬(충북대), 현재원(비정규직교수노조), 허철구(창원대), 홍상우(경상대), 홍영두(경희대 외래교수), 황금연(비정규직교수노조), 황용하(비정규직교수노조), 황상익(서울대), 황창규(창신대)

2011년 8월 24일 현재: 총 185명 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