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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타흐리르에서 아테네를 거쳐 월스트리트까지

2011년은 기적의 해다. 2011년은 처음에는 이집트와 튀니지 혁명, 나중에는 자본주의에 맞선 국제 행동의 날을 낳았다. 10월 15일 전 세계적으로 약 1백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두 사건 - 아랍 혁명과 10월 15일 시위 - 은 연관돼 있다. 아랍 혁명, 특히 타흐리르 광장 점거는 집단적 자기해방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보여 줬다. 따라서 혁명이란 사상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10월 15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벌어진 아랍 혁명 지지 시위 자신이 사는 곳에서 타흐리르 광장을 재현하려는 의지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자신이 사는 곳에서 타흐리르 광장을 재연하려는 의지를 목격하고 있다. 스페인 전역의 광장들을 점거했던 ‘5월 15일 운동’은 그 의지를 보여 준 것이었다.

10월 15일을 국제 행동의 날로 삼자고 처음 주장한 것은 스페인 운동이었다. 그러나 이 제안을 현실로 만든 것은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 점거 운동이 준 충격이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은 10여 년 전에 자본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국제 운동이 나타난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미국에서 발생한 저항 - 1999년 11월 WTO 정상회담 반대 시위 - 이 전 세계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그 반향이 퍼지는 속도는 지금이 훨씬 빠르다. 시애틀 시위는 수년간 발전해 온 반신자유주의 운동이 수면으로 부상하는 계기였다. 그러나 당시 유럽에서 첫번째로 중요한 반신자유주의 저항 - 2000년 9월 프라하 IMF 반대 시위 - 이 발생하는 데는 거의 1년이 걸렸다.

미국을 보면, 당시와 오늘날 상황이 상당히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민주당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고,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 충돌하고 있다. 당시 대통령 빌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처럼 자신의 당선으로 미국 좌파에서 일어났던 변화의 열망을 배신했다.

당시와 오늘의 가장 큰 차이는 현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티파티 운동이 주도하는 공화당 우익은 1990년대 중반 뉴이트 깅그리치가 주도하던 때보다 훨씬 더 제정신이 아니다. 또, 1990년대 말 미국 경제는 호황이었지만 지금은 심각한 불황에 빠져 있다.

아랍 혁명

현 경제 위기는 반향의 전파 속도가 빠른 것을 부분적으로 설명해 준다. 또, 우리는 페이스북과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투쟁 소식들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랍 혁명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90년대 말에 혁명이라 하면, 스탈린주의 정권이 몰락하고 친서방적 신자유주의 정권이 수립된 혁명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제 혁명하면 우리는 타흐리르 광장을 떠올린다. 타흐리르 광장은 중동에서 가장 친미적인 정권에 맞선 투쟁을 상징했다. 그러나 타흐리르 광장은 전체 이집트 혁명의 관점에서 보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집트 혁명은 훨씬 복합적인 과정이다.

알렉산드리아와 포스 사이드 같은 곳에서 호스니 무바라크에 맞선 반란은 훨씬 강렬하고 폭력적이었다. 물론 이집트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양한 진보적 정치·사회 세력들은 종교 사이의 학살을 조장해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군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 투쟁의 결과는 이집트의 대다수 노동자·농민·도시 빈민 들이 어떤 정치적 실천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이집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폭발한 거리 시위 형태의 운동 - 영국에서는 아랍 혁명 이전에 학생 시위로 시작됐다 - 이 조직 노동계급 운동과 결합할 수도 있다. 월가 점거 운동이 뉴욕 노조의 지지를 얻은 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슬라보예 지젝이 최근 월가 점거 운동 참가자들에게 한 말은 절대적으로 옳았다. 그는 우리가 도취감에 빠져서는 안 되고 어떻게 더 넓은 사회적 지반 위에서 투쟁을 벌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사랑에 빠지지 마십시오. 여기서 보내는 좋은 순간과 사랑에 빠지지 마십시오. 축제를 즐기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축제의 가치는 축제가 끝난 다음 날 우리의 일상 생활이 얼마나 바뀌었나를 통해 평가돼야 합니다. 고되고 힘든 일과 사랑에 빠지십시오. 우리는 시작이지 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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