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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노조 연대집회: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권리를 찾을 때까지 투쟁하자”

10월 28일 세종호텔 앞에서 사측의 구조조정과 민주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세종호텔노동조합(이하 세종노조)에 연대하기 위해 〈세종호텔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저지! 민주노조 탄압 분쇄! 서울지역 서비스 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렸다.

평일 낮인데도 지역에서 1백40명이 넘는 노동자와 진보단체 회원들이 모여 연대의 힘을 보여 줬다. ⓒ유병규

세종호텔 사측은 복수노조 시행을 악용해 어용노조 설립을 지원·개입하고 민주노조인 세종노조의 간부들을 부당 전보하는 등 구조조정과 민주노조 탄압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세종노조는 97퍼센트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변경하고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같은 구재단 복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일반노조 세종대 생활협동조합 분회를 비롯하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소속 노조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중부 지역 노조들, 다함께 중북부지구, 민주노동당 등에서 참가했다. 한국노총의 한 호텔노조도 연대했다.

평일 낮인데도 수십 개 노조와 단체에서 1백40명이 넘게 참가한 것이다. 참가자들의 함성과 발언에는 자신감과 열의가 넘쳤다.

사측은 조합원들의 집회 참가를 막으려고 출근 시간을 변경하고 집회 시작 전에 시비를 걸며 집회 주변을 감시하는 등 신경질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중식 시간을 이용해 당당하게 집회에 참가했다.

이기원 세종노조 여성부장은 “억울해서 나왔다. 왜 우리 임금을 마음대로 하냐? 우리가 언제 비정규직 고용하라고 했냐? 객실 늘려서 이윤 늘었는데 왜 임금은 안 올리냐?”며 노동자들을 쥐어짜 자기 배만 불리는 사측을 비난했다. 그리고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분노할 줄 안다”며 “스스로 바보, 기계가 되지 말자. 권리를 찾을 때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당 전보의 당사자인 김성기 조합원은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구제 신청하며 사측에 부당 전보 사유서를 요청해서 받았는데 ‘근무태도가 나쁘다’고 되어 있었다. [전보를 보내려는 자리인] 하우스키핑은 근무태도 나쁜 사람을 보내는 곳이냐?” 하고 꼬집었다.

이어서 “프런트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누구 못지 않게 업무에 대해서 잘 안다. 용납할 수 없고 계속 대응할 것”이라며 “부당 전보는 과거에도 있었고 결국 해당 노동자들은 회사를 떠났다. 사측의 이런 행태를 묵과하면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참을 수 없다. 어떻게든 승리해서 나중에 이런 일을 당할 사람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방패가 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제 주머니 돈처럼 여기던 비리사학 경영진의 버릇은 세종호텔에서도 여전하다. ⓒ유병규

“억울해서 나왔다”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호텔의 주인은 노동자들이다. 비리 재단이 노동자들을 쫓아내려 하면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서비스 연맹도 민주노조 사수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 본부장은 “고용노동부는 복수노조 시행으로 합리적 노사관계가 정착됐다고 말하는데 사측이 어용노조를 세운 세종호텔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사측은 어용노조를 해산하고 임금협상에 제대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튼호텔 노동조합 위원장이기도 한 우병익 서비스연맹 서울본부장은 “서비스 연맹 [서울 지역에] 호텔 노조는 힐튼호텔노조가 유일했는데 세종노조가 가입해서 반가웠는데 가입하자마자 사측은 탄압을 하고 있다. 자본의 탄압에 쫄지 말고 저항하자”고 발언했다.(지난해 사측의 회유와 압박으로 민주노총을 탈회했던 롯데호텔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민주파 후보가 사측 후보를 이기고 이날 당선했다.)

우리의 투쟁은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의 저항이다. ⓒ유병규

김상진 세종노조 위원장은 “2004년 교육부 감사에서 회계 부정이 드러나 쫓겨난 현 경영진이 2009년 복귀 한 이후 고용조건 악화와 고용 불안이 심화됐다. 마른 수건 쥐어짜듯 노동자들을 혹사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고용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비리재단 복귀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심지어 임신중인 조합원까지 부당 전보시키며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대표이사는 면감 요구를 거부하며 ‘지노위 판결에 따라 대응하겠다.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주명건 회장이 직접 나와서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노위 판결에 기대지 않겠다”며 “사측이 비리재단의 원칙과 전통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민주노조의 원칙과 전통으로 맞설 것”이라고 사측에 경고했다.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의 저항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99퍼센트가 승리했다. 세종호텔에서도 우리 99퍼센트가 싸워 이기겠다”며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1퍼센트’ 부패·비리 재단에 맞선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