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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조합원 분신과 엔진공장 파업:
현장통제가 빚어낸 참사와 저항

1월 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엔진5부(베라크루즈와 모하비 엔진 생산) 신승훈(44) 조합원이 사측의 현장 통제에 항거해 분신을 시도했다. 현재 신 조합원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1991년에 입사해 노조 대의원·현장위원을 역임하고, 통합진보당의 당원이기도 한 신승훈 조합원이 자신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긴 것은 사측의 현장 통제 때문이었다. 현대차지부 문용문 지부장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며 현장 통제가 빚어낸 참사”라고 밝혔다.

신승훈 조합원이 분신한 현대차 울산공장 엔진사업부

사측은 분신하기 전날에도 신승훈 조합원을 괴롭혔다. 얼마 전 신 조합원이 품질 관련 의견을 부사장에게 제출해 감사팀이 파견되자, 중간관리자들이 보복에 나선 것이었다.

신 조합원이 작업 도중 조립라인 옆 간이테이블에서 조장과 대화를 나누자, 부서장이 다가와 다짜고짜 “작업공정으로 가라. 왜 작업장을 벗어나냐”고 협박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서장은 반장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작업공정을 이탈하면 근무시간에서 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고 한다.

그동안 엔진5부 조합원들은 사측의 감시와 현장 통제에 계속 시달려 왔다.

한 조합원은 “옆 동료와 얘기만 나눠도 1∼2시간 지나면 어떻게 알았는지 반장부터 관리자까지 내려와 무슨 얘기했냐고 따질 정도다”

다른 조합원은 “퇴근 시간이면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는지 감시하려고 지원과장이나 부서장이 지키고서서 사진 채증까지 한다. 이번 기회에 부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지원과장, 반장까지 모두 해고해야 한다”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이 중심에는 공장혁신팀이라는 현장 통제 부서가 있다. 사측은 공장혁신팀을 통해 고분고분하게 일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기초질서 지키기’와 활동가 감시 등을 해 왔다. 부서장 등 중간관리자들은 공장혁신팀에 찍히지 않으려고 조합원들을 압박했다. 심지어 사측은 암행 감찰을 목적으로 베일에 싸인 감찰팀을 운영하며 조합원들을 감시했다.

현대차 사측은 최근 몇 년 동안 현장 통제와 탄압을 강화해 왔다. 지난해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박종길 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현장 통제 때문이었다.

이렇듯 현대차의 사상 최대 실적 이면에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장시간·심야노동, 노동강도 강화, 현장통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현대차지부는 신속히 '신승훈 조합원 분신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과 대표이사 사과’, ‘현장 통제 수단인 공장혁신팀 해체’ 등 6가지를 요구했다.

울산공장 엔진사업부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전 공장 주야간 잔업거부와 주말 특근거부 등도 결정됐다. 1월 10일 전조합원 결의대회에도 4천여 명이 모였다.

현대차지부 문용문 집행부가 신승훈 조합원의 분신이 “사측의 생산제일주의가 빚은 현장 통제와 현장 탄압” 때문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사측의 현장 통제 강화에 맞서 제대로 싸워야 한다. 결정한 투쟁방침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고, 현장 통제와 탄압을 중단시키기 위해 투쟁을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번 투쟁을 디딤돌 삼아서 제대로 된 주간연속 2교대 쟁취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현대차에서 이런 투쟁이 발전한다면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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