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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청소 노동자:
단호한 파업으로 통쾌하게 승리하다

동국대 청소 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쟁취, 노조탄압 중단, 민주노조 사수”를 요구하며 6월 8일부터 벌인 전면 파업에서 11일 만에 승리했다. “쓰레기를 치운다고 [노동자들을] 쓰레기 취급도 안하던 사람들”에 맞서 통쾌하게 승리한 것이다. 2010년 고용승계, 2011년 임금 인상을 쟁취한 노동자들은 이로써 3년 연속 쾌거를 이뤘다.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1백2만 원에서 1백10만 원, 남성노동자들의 임금은 1백7만 원에서 1백17만 원으로 올랐다.

6월 11일 동국대 청소노동자 파업 출정식 쓰레기 분리장을 폐쇄하고 파업 효과를 높여 승리를 거뒀다. ⓒ이재환

또 노동자들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결원이 생겼을 때 노동조합이 추천한 인원을 채용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학교 당국과 용역업체가 단체협약을 어기고 사측의 입맛에 맞는 2명을 파업 대체인력으로 투입해 어용노조에 힘을 실어 주려 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대체인력 투입 저지

학교 당국은 ‘이번에는 그냥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지난 2년간 양보했던 것을 되돌리려 했다. 민주노조를 약화시키려고 복수노조를 만들고, 교직원을 동원해 청소 노동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고 끌어내는 만행도 저질렀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학교 측의 탄압에도 흔들림 없이 파업을 벌였다. 학교 측이 교직원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공격하자 곧장 학생들과 함께 학내 행진을 하면서 규탄의 목소리를 모으고 쓰레기 분리장 폐쇄와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또 쓰레기 분리장에 투입되던 대체인력을 몰아냈다. 학교 당국과 하청업체가 파업 효과를 줄이려고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몰래 치울까 봐 학교 전역을 내내 순찰하기도 했다.

학교가 양보하지 않으면 본관 점거 농성과 조계사 집회도 할 계획이었다.

결국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문제”라며 노동자들의 문제를 하청업체에 떠넘겨 왔던 학교 당국은 직접 하청업체들을 협상장으로 끌고 와야 했다. 심지어 한 하청업체가 “올해 학교와 체결한 용역비로는 임금인상분을 주지 못한다”고 하자 학교 측이 부족한 부분을 대신 내주기로 했다.

단호한 행동과 단결이 학교 측을 물러서게 만든 것이다.

청소 노동자들이 이처럼 높은 투지를 유지하며 자신감 있게 행동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학생들의 연대가 큰 힘이 됐다. 동국대 학생들은 시험 기간임에도 ‘아름다운 연대’를 제대로 보여 줬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회 활동가들과 일부 학생들은 연대 집회와 학교 홍보전을 헌신적으로 진행하고, 천막 농성에도 함께 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학생들이 같이 싸워서 이겼다”면서 “이전에도 학생들이 같이 싸워 주고, 우리도 학생들이 싸울 때 같이 싸웠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했다.

이번 승리는 복수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를 탄압하는 대학 당국에 맞서 투쟁하는 다른 대학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청소 노동자들에게 갈 길을 보여 줬다. 동국대 청소 노동자들이 보여 준 것처럼 경제 위기의 고통을 떠넘기려는 시도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