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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지하철 부정승차로 1천만 원 벌금?

나는 지하철에서 일한다. 요즘 지하철 부정승차 단속이 한창이다. 부정승차로 잡은 돈만큼 직원 실적이 오른다. 인트라넷에는 부정승차 단속 액수가 순위표로 떠 있다. 많이 잡으면 승진에도 유리하다.

사람들이 잘 모를 만한 게 있는데, 표 안 끊고 가는 사람은 잡아 봐야 별 실적이 안 된다. 끽해야 3만 원 받으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가족의 노인승차권, 장애인권을 갖고 타는 사람들이 표적이다. 카드를 조회해 보면 그동안의 승차 시간이 나오고, CCTV를 시간별로 보면 본인이 탄 것인지 아닌지가 나온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1천만 원까지 부정승차 벌금을 문 사람도 있다고 한다. 30만 원어치 부정승차를 했다고 1천만 원 벌금을 문 그 사람은 속이 어땠을까.

어떤 사람들은 양심불량인 사람 잡는 게 좋은 거라고 하지만, 난 잡히는 사람들이 너무 안쓰럽다. 돈이 많으면 뭐하러 부정승차를 했겠는가. 양심불량이 아니라 재정불량이란 사실을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 외면하는 걸까.

물론 돈이 없어도 부정승차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생계형 ‘부정’에 30배나 징벌을 때린다는 게 과연 온당한가. 이건 뭐 21세기 장발장도 아니고 말이다.

트위터의 누구 말마따나 권력형 비리는 가져간 만큼만 뺏거나 그만큼도 안 뺏으면서, 이런 생계형 부정에 30배나 물린다는 게 영 맘에 안 든다.

무상 교통이 된다면 이런 거 잡을 필요도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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