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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공격이 최선의 방어일 수 있습니다

울산지법이 오늘(18일) 경찰, 용역 수백 명을 동원해 94일째 목숨 걸고 싸우는 최병승, 천의봉 동지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는 이에 맞서 오전, 오후 시한부 파업을 벌이며 맞섰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다함께 울산지회가 철탑 농성 철거에 맞서 파업하고 모인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반포한 리플릿의 글이다.

지난 1월 8일 해고자 동지들과 지역 단체, 노조 활동가 들이 모여 울산지법이 집행하려던 강제철거를 막아냈습니다. 그런데 울산지법은 오늘 또다시 농성장 강제 철거를 시도하려 합니다.

저들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벼랑으로 몰아 요구안 양보를 압박하려는 것입니다.

불법파견 당사자인 정몽구는 귀빈 대접을 받고, 불법파견 피해자인 최병승·천의봉 동지는 철거 대상이 되는 사회,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란 말입니까?

합리적 판단?

현대차 사측은 1월 16일 〈함께가는길〉에서 뻔뻔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내하청 문제의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한 하청지회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신규채용”이 “합리적인 판단”입니까? 법조차 무시하는 집단이 법을 지키겠다며, 90일이 넘게 농성하고 있는 두 동지를 강제로 끌어내리겠다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입니까?

2003년 비정규직지회를 세우고 지금껏 차별과 탄압에 맞서 싸웠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야말로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그래서 2010년 CTS 점거와 이번 철탑 농성에 대한 광범한 지지와 연대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 투쟁이 차별받는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청년들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점거파업

현대차 사측은 신규채용을 강행해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지회를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며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농성장 철거 같은 탄압도 강화하려 합니다.

박근혜 당선으로 정몽구는 자신감을 얻어 공격을 강화하는 듯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정규직지부 지도부도 비정규직지회에 양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함께 힘을 합쳐 맞서도 모자랄 판에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지회가 독자교섭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입니다. 남는 문제는 독자교섭에서 사측을 압박할 힘을 모으는 일일 것입니다.

사측을 확실하게 압박하려면 다른 도리 없이 점거파업을 해야 합니다. 지금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이런 상황에서 점거파업은 분명히 어려운 결정일 것입니다. 충분치 않은 파업 참가자 규모로 탄압의 우려도 클 것이고, 작업장 분위기 때문에 아예 성사 자체에 대한 고민도 들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과 고뇌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정세가 정부 교체기여서 꼭 나쁜 것만도 아니거니와, 현재 상황에서 점거 말고 달리 방도가 없는 듯합니다. 생산에 타격을 가해 사측을 압박하고, 흔들리는 조합원들 끌어 모아 대열을 강력하게 유지하고, 연대의 초점을 형성하려면 말입니다.

사측의 공세와 신규채용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시간을 더 끄는 것은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1월 26일 울산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희망버스 집회가 점거파업 연대 집회가 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점거파업은 1월 30일 금속노조 파업의 초점과 구심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근혜 취임 전에 견제구를 날려야 한다고 느끼는 많은 사람들의 정치적 지지도 얻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이런 투쟁적 수단이 없다면 사측과 보수언론과 심지어 현대차지부 지도부조차 “현실적 대안”을 선택하라고 압력을 넣는데에 맞설 무기가 없습니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은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단결시킬 수 있는 도덕적으로 정당한 요구입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 중 일부를 교섭안에서 제외하기 시작하면 노동계급의 단결이 무너져 계속 밀릴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잘 아는 사측은 “2·3차 업체 직원까지 정규직으로 전원 전환해야 하냐”며 1차 하청노동자와 2·3차 하청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한다면 그들을 이반시켜, 우리의 힘은 약화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뿐 아니라 한국의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망입니다. 현대차 외의 노동자들과 비정규직으로 고용될 가능성이 큰 청년들의 연대를 계속 얻기 위해서도 요구를 후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이고 어려운 선택임을 알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회나 후퇴가 아니라 정공법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동지들의 투쟁을 항상 지지하겠습니다.

2013. 1. 18. 노동자연대다함께 울산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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