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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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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선 ― 서로 다른 평가

인도인들은 더 나은 삶을 바란다

이번 인도 총선 결과가 예상외로 나왔다. 총선 직전 각 언론사의 출구조사에서 힌두 극우 정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이 이끄는 전국민주연합이 쉽사리 재집권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총선 결과는 전국민주연합의 충격적 패배였다.

이번 인도 총선은 농민과 도시의 빈곤층과 보통 사람의 삶을 파괴시킨 신자유주의와 민영화 정책에 대한 반대, 그리고 BJP에 대한 처벌이 핵심 쟁점이었다.

세계사회포럼 개최지인 뭄바이의 선거 결과를 보면, 1999년 총선에서 의석을 석권했던 BJP-시브세나 연합은 이번에 총 6석 중 5석을 잃었다. 또한 BJP-시브세나의 가장 유력한 지도자 두 명이 선거에 처음 출마한 야당 후보에게 패배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BJP의 패배는 세속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좌파 세력의 승리를 의미한다.

이번 총선에서 제1당으로 등장한 국민회의당은 중도 좌파 성향을 띠고 있으나, 사실은 경제 정책에 있어서 BJP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BJP 같은 종단주의 세력이 패배하는 것은 너무 중요했다. BJP는 자기가 집권하는 주에서 이교도, 특히 무슬림이나 기독교에 대한 증오의 정치를 부추겼고, 2002년에 구자라트 주에서 발생한 3000명의 무슬림들에 대한 학살을 기획하고 배후 조종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도 국민회의당의 새 총리가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 개혁을 추구하겠다는 약속을 지킬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원래 1991년에 국민회의당 정권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시작했고, BJP는 당시 신자유주의 정책을 반대했다. 달리 말하자면 국민회의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때문에 BJP 같은 종단주의 세력이 권좌에 앉게 된 것이었다. 또 국민회의당은 집권기에 BJP, 그리고 다른 힌두 극렬분자 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해줬다. 그렇지 않았다면 힌두 극렬분자들이 집권할 수 있을 만큼 부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도 국민들은 국민회의당이 이끄는 연합진보동맹이 BJP 정권과 다르기를 바라고 있다. 인도의 새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 공기업 민영화를 위해 BJP 정부가 만든 부서(Ministry of Disinvestment)가 없어지고, 억압적인 POTA(테러방지법)도 곧 폐지될 예정이다.

신자유주의 면에서 인도의 새 정부가 BJP와 달리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공산당이 국민회의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도 독립 후 처음으로 인도의 4개 공산당으로 구성된 좌파연합의 의석수가 늘어났다.

인도 공산당은 BJP를 견제하고 정치적 안정을 이룩하기 위해서 비록 부르주아 정당이지만 국민회의를 연정 바깥에서 지지하기로 했다.

브라제시

인도 좌파의 진정한 과제

브라제시 동지의 글을 읽어보면 인도공산당의 선거 후 전략에 크게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나 또한 인도공산당이 진정으로 신자유주의와 종단주의에 도전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국민회의가 중심이 된 새로운 정부의 안정을 도와 그러한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한다는 공산당의 전략이 오류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히려 극우 세력의 부활을 가져올 수 있다.

당장 BJP가 부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에 비춰보면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

1993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BJP가 주도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에 BJP는 4개 주 총선에서 참패를 겪었다.

이들을 살려 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회의당이었다. 당시 라오 총리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빠른 속도로 확대했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역의 우파들과 손을 잡았다. 결과는 빈부 격차의 확대와 정치적 환멸이 결합되면서 BJP를 포함한 극우파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1995년에는 뭄바이에서 힌두 파시스트 시브세나의 지도자인 첵커리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1998년에는 BJP가 전국 정부를 장악했다. 자신감을 더욱 키운 극우들은 2002년에 구자라트에서 대학살을 저지르면서 신자유주의를 포함한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으려 했다.

올해 초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은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면서 성공을 거두었다. 뒤이은 공공부문 파업과 이번 선거로 대중이 과거 패배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문제는 국민회의가 이끈 새로운 인도 정부가 1993년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것인가이다. 불행하게도 그럴 것 같지 않다. 사유화를 담당하는 부서를 해체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가지 공약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의 경제 계획은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이다.

〈인디아 캐피털 펀드〉의 상무 이사는 “새로운 정부와 이전 정부[BJP정부] 사이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정부는 공공부문 파업 같은 투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억누르려 할 것이다.

국민회의는 POTA 외에도 억압적인 법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다.

만약 좌파가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BJP와 RSS 같은 극우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다시 자라날 것이다. 따라서 인도공산당이 비록 외부에서지만 국민회의 정권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도전을 꺼리는 것은 오류이다. 90년대 후반에 극우파들이 성장할 때도 공산당은 지금처럼 의회 전략에 몰두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지금 인도 좌파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정부에 도전하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지지하고, 세계사회포럼에서처럼 극우에 저항하는 가장 포괄적인 좌파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다.

김용욱

한국노총에 대한 두 가지 입장

웃음거리가 된 한국노총 개혁

녹색사민당의 총선 참패 이후 한국노총 위기론이 터져 나오자 한국노총 내부에서 지도부 직선제가 제기됐다.

지도부 직선제는 상대적으로 타협적이고 관료적인 한국노총 기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 지도부가 현장의 압력에 종속돼야 한다는 문제제기는 올바른 것이었고 다수 현장 활동가들과 단위노조 위원장들은 이번 위원장 보궐 선거부터 즉시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기존 지도부들은 이남순 위원장의 사퇴 공백을 이용해 산별대표자회의로 사실상 실권을 집중시킨 후 물밑 작업을 통해 직선제 규약안을 좌절시켰다.

5월 25일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시 직선제 표결 과정은 한편의 코미디였다. 대의원 확인도, 투표자 본인 확인도 없는 표결로 직선제 안건은 부결됐다.

불만의 표적인 산별대표자회의의 일원인 이용득 노총 위원장 당선자는 한국노총개혁특위 위원장 경력을 내세워 개혁파들의 비판적 지지를 끌어냈다.

그러나 갈수록 모호한 언사를 내세우며 열의를 보이지 않았고 선거 결과 우습게도 좌우파 모두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그리고 불만의 표적인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끌어들였다.

대의원대회는 욕설과 멱살잡이로 얼룩졌고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사람은 하루 전날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밝혀져 반발을 샀다.

현재, 한국노총은 홈페이지를 잠정 폐쇄해 직선제 좌절에 따른 불만의 표출을 봉쇄하고 있다.

결국, 외부의 좌파적 압력 없이 한국노총 자체의 내부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지지와 양 노총 통합 추진 계획을 밝혔다.

환영할 만한 일이나 이런 자들에게 양 노총 공동 투쟁과 통합의 주도권을 맡겨서는 안된다.

김문성

진보하고 있는 한국노총

한국노총은 새 지도자로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자는 민주노동당과의 긴밀한 관계를 진지하게 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민주노총과의 통합을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우파 노동조합인 한국노총이 좌파 노동조합 쪽으로 통합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노총의 이러한 좌경화 징후는 가까이는 1996년 말∼1997년 초 노동법 대파업과 1997∼1998년 경제 공황 상황에서의 대규모 노동자 저항 이래로 꾸준히 성장해 온 노동자 운동의 한 성과이다.

좌파(반자본주의적 급진파와 사회주의자들)는 노동조합들이 통합할 때 왼쪽으로 통합하는가 아니면 오른쪽으로 통합하는가에 따라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

만일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으로 통합되는 종류의 통합이라면 우리는 반대해야 한다. 가령 1930년대 중엽 미국 노동자 투쟁의 폭발적 분출의 산물인 CIO(산별노조조직회의)가 제2차세계대전 후 AFL(미국노동조합연맹)로 되돌아가는 재통합을 했을 때 진정한 좌파는 이러한 우파적 단결에 반대했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노총이 녹색사민당 건설을 단념하고, 가장 주된 기반이 민주노총인 민주노동당 지지로 이동하려는 것도 우리 사회 노동자 운동 좌경화의 한 반영이다. 당연히 좌파는 이를 환영해야 한다.

물론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의 막후에서 온갖 책략이 있었다든가 적잖은 대의원들의 직선제 염원을 저버렸다든가 하는 문제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부차적인 문제들을 이유로 한국노총의 진보를 지지하지 않는 듯이 주장하는 건 올바른 전술이 아니다.

최일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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