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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주태국 전재만 대사의 태국 쿠데타 지지발언을 규탄한다

 다음은 7월 3일 서울 외교부 앞에서 진행된 '전재만 주 태국 한국대사 쿠데타 지지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기자회견문이다.

7월 3일 외교부 앞에서 진행된 전재만 대사 발언 규탄 기자회견. ⓒ사진 제공 국제민주연대

지난 2014년 5월 22일, 태국 프라윳 차-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쿠데타를 선포하고 군부에 비판적인 이들을 자의적이고 무차별적으로 구속하여 전 세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한국 외교부도 태국 내 헌법 중단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태국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민주적인 정부가 조속히 출범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대표부의 공식 입장과 달리 전재만 주태국 한국대사는 쿠데타 이후 태국의 상황이 매우 좋아졌다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졌다. 이에 우리는 태국 군부의 쿠데타를 옹호한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관에 강력히 항의하는 바이다.

태국의 영자 일간지 〈더 네이션〉(The Nation)의 보도에 따르면 전재만 태국주재 한국대사는 지난 6월 26일 태국 군부 핵심주역을 만난 자리에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후 태국 상황이 매우 개선됐다’고 발언했다.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태국의 상황이 전재만 대사의 눈에는 어떻게 쿠데타 이전보다 개선된 상황으로 보일 수 있단 말인가?

현재 태국은 군부 쿠데타에 의한 계엄령으로 인해, 반정부 인사 구속, 언론에 대한 통제·감시, 집회·시위·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적인 인권과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되었다. 심지어는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오는 ‘세 손가락 인사’ 포즈를 취하거나, 작가 조지 오웰이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인 《1984》를 공공장소에서 읽기만 해도 체포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인권침해 상황은 방콕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언론과 국제사회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 5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군부에 의하여 소환되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소환과 군사법정에 의한 재판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에 유엔도 태국내 인권 침해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밝히는 논평을 발표하였다.

한편, 미국은 태국에 대한 각종 경제 원조를 유보하고 군사협력 중단을 검토 중이며 EU는 태국과 EU 간 모든 공식방문을 중단하고 현재 논의 중인 협력협정 체결을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다. 호주도 태국인사 방문을 거부함으로써 인권과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태국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대사는 그러한 제재는 제쳐두고라도 오히려 쿠데타 정권의 핵심주역인 쁘라진 준통 국가평화질서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하였고, 쿠테타를 옹호하는 발언까지 한 것이다. 7월 2일 어제는 한국기업인들이 태국 육군본부 에서 쿠데타 군인들을 만나서 소위 ‘정치적 진전’이라는 군부의 발언을 들으며 경제협력을 논의한 것이 보도되었다. 한국은 쿠데타 군부에게 힘을 실어주고 면죄부를 주는 행위를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1월에 발생한 캄보디아 유혈진압 사태 당시에도 한국대사관은 캄보디아 당국에 과도한 진압을 요청하는 반인권적인 처신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5년 8월에도 당시 인도네시아 주재 이선진 대사는 인도네시아 노동법에 의한 정리해고 보상이 너무 높아 한국기업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는 현지 국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복지를 해치는, 한 국가의 대사로서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이렇게 해외 주재 한국대사관이 현지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역행하는 발언을 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이번 주태국 대사의 망언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한국 국민들의 품격을 떨어 뜨렸고 쿠데타를 옹호한다는 인상만 전 세계에 남겼다.

우리는 한국이, 해외에서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현지 국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면하고 인권 탄압에 일조하는 저급한 국가가 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경제대국 반열에 섰음에도 인권후진국이라는 명함을 달고 있는 한국은 인권에서도 글로벌스탠다드에 서야 한다. 한국 외교관들의 이런 반복되는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외교부는 외교관에 대한 교육과 자격 기준을 충분히 검토하고 국제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 전재만 대사의 임명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탈북자 문제를 중시하기 때문에 국정원 차장 출신으로 북한 관련 일을 많이 해온 전재만씨를 태국 대사로 임명했다고 설명하였다. 전재만 대사가 태국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으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에 우리는 또한 외교관 임명에 있어서 주재국가와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대표하기에 적합한 전문성을 엄격히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주태국 한국 대사를 즉각 소환하고 발언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이에 오늘 한국시민사회는 다음과 같이 요청하는 바이다.

하나, 주태국 전재만 대사는 쿠데타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태국 민중들에게 사과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전재만 대사를 즉각 소환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태국 군부 쿠데타 정권과의 경제협력을 중단하라

2014년 7월 3일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민주연대, 노동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좋은기업센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희망법 외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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