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시즘2015 개막 집회:
“단결해 지배자들의 공세를 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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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가 주최하고 15년째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크스주의 포럼인 맑시즘2015가 2월 6일 고려대학교에서 개막했다.
맑시즘 첫 날인 6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자본론 공부'를 포함해 13개의 워크숍이 열렸다. 김수행 교수의 워크숍에는 1백여 명이 참가했다. 곧이어 열린 이정구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의 연구원의 '착취와 노동가치론이란 무엇인가' 워크숍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막 집회는 고려대학교 418기념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의 큰 박수와 환호로 시작했다. 대극장은 민주노총, 이주노조, 전교조, 동성애자인권연대 등에서 보내 준 연대 메시지와 세계 곳곳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사진으로 가득 차서 개막 집회의 열기를 더했다.
첫 연사로 조셉 추나라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 오늘날 세계경제에 대해 분석했다.
"[영국은] 임금 수준이 192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습니다. 세계 5위의 부국에서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음식을 구하지 못해서 식료품 은행에서 구조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스에서는 결핵이나 말라리아 같은 질병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청년들은 50퍼센트 이상이 실업 상태이고, 자살률도 45퍼센트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 회복은 소비가 조금 늘고, 신용이 좀더 잘 돌아서 그런 것이지,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서가 아닙니다.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이런 위기들은 자본주의 체제 위기의 다른 일면들일 뿐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이윤율 자체가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문제는 자본주의는 스스로 사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하고, 우리 삶을 파괴하면서 재생되는 체제입니다.
"자본주의에서 지배자들에 맞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 세력은 노동자 계급뿐입니다. [그러나] 노동자 계급이 승리할 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역사로부터 배워서 그런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사회주의 조직이 중요합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누구보다도 큰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4월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의 새 좌파 지도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4월 총파업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민주노총 위원장, 산별 위원장, 단위 사업장의 위원장이 [총파업을] 결단하면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임계점이 다다른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총파업의 요구 중 하나로] 최저임금 1만원을 걸었는데, 반응은 대단히 좋습니다. 최저임금은 계급적 요구인데, [조합원들의] 동의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얼마전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가)'의 첫 번째 모임을 했는데,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민중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2015년 4월 총파업은 반드시 성사시킬 것입니다. 제 모든 것을 걸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즐겁습니다. 민주노총이 이 세상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 주겠습니다."
양윤석 '공무원연금 사수 네트워크' 공동 간사는 "일부 사람들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투쟁이] ‘철밥통 지키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투쟁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막는 투쟁이고, 상반기의 최전선에 있는 투쟁입니다" 하고 말했다. 또, 양윤석 동지는 "저는 내일 있는 공무원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 총파업에 공무원 노동자들도 함께하자고 할 것입니다. 그걸 위해서 서명도 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역시 참가자들의 큰 박수와 환호 속에서 연설을 시작했다.
"얼마전 언론에 전 국민 70퍼센트가 세월호 참사에 깊은 관심이 있다고 나왔습니다. 61퍼센트는 세월호 인양 찬성한다고 합니다. 많은 기자들이 저에게 '국민들이 점점 잊어버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저는 4~6월의 뜨거운 반응은 잠잠해졌지만, 국민 가슴 깊은 곳에 세월호는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7일 특별법이 통과되고 법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1월 중순이면 위원회가 발족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아직까지 구성조차 안 됐습니다.
"[그리고] 특별조사위원회에 여당이 노골적으로 개입해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진실 규명을 위해 적극 개입할 것입니다.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 규명 못하면, 될 때가지 요구할 것입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가 아니라, 대를 이어서 할 것입니다.
"참사가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기억하고,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사는 것 자체가 힘든 이 세상을 한 단계 뛰어 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문 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슬람 종교는 테러를 인정하지 않고, 테러 조직도 아닙니다. 언론에게는 언론의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는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하고, 최근 아이시스[이슬람국가]의 등장으로 한국에서도 강화되고 있는 무슬림 혐오에 대해 함께 맞서자고 주장했다.
김하영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 추락에 진정한 원인은 아래로부터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교조 교사들이 굴욕적 규약시정명령에 정면으로 저항했습니다. 철도 노동자들이 23일간 파업했고, 삼성전자서비스와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웠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한 항의 운동과 세월호 투쟁이 있었습니다. 이런 투쟁들이 박근혜에게 적잖은 내상을 입히며 오늘의 추락은 만든 것입니다.
"[현 정세에서] 노동자 투쟁이 큰 규모로 분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3년 동안 노동자 투쟁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지난 민주노총 선거에서 좌파 지도부의 당선은 좋은 신호입니다. 그리스 노동자들이 5년 동안 32번 총파업을 했다니까 그에 비해 한국은 걸음마 단계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무늬만 총파업'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힘을 보여 준다면 2015년 투쟁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상균 위원장만의 과제는 아닙니다. 좌파 지도부의 등장은 투쟁에 좋은 출발이지만, 승리를 보장하진 않습니다. 파업을 실제로 조직하고 투쟁을 전진시키고자 분투하는 기층 활동가들의 구실이 중요합니다."
맑시즘2015는 오늘부터 8일 일요일까지 고려대학교에서 40여 개 주제의 워크숍과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참가신청과 접수는 고려대학교 민주광장 접수처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