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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당국의 출교·퇴학·무기정학 징계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고려대 당국은 수년간의 고통을 배상하라”

고려대 전 출교생들이 7월 8일 오전 9시 2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고려대 당국의 출교–퇴학–무기정학 징계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주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006년에 출교라는 징계를 받았다가 투쟁과 법원의 판결로 복학한 전 출교생들이 고려대 당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열렸다. 올해 3월 대법원은 전 출교생들의 손을 일부 들어 준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2015년 7월 8일에 열린 고려대 당국의 출교–퇴학–무기정학 징계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이미진

연대 단체 회원들, 징계 철회 투쟁에 함께했던 이들이 기자회견에 참가해 전 출교생들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표했다.

파기환송심 첫 변론을 앞두고 학생, 교수, 동문, 노동조합, 정당 등 각계 각층에서도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촉구하는 성명에 연명했다. 이제는 교사가 된 당시 학생들과, 법조인이 된 당시 학생들도 탄원서를 냈다.

전 출교생인 안형우 씨가 10년 째 이어지는 기나긴 싸움의 경과를 보고하며 이번 손해배상 소송의 의의를 밝히고 대법원의 결정을 규탄했다. (이 사건의 경과는 본지에 실린 ‘고려대 출교 손해배상 재판 – 법원은 학생들을 부당 징계한 고려대 당국의 책임을 물어야’를 참고하시오)

안형우 전 출교생 ⓒ이미진

“[학교 당국의 부당한 징계는 철회됐지만] 이대로 기뻐하며 끝난다면 학교 당국에 모든 책임을 물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대학 구조조정에 맞선 모든 투쟁에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저희들이 입은 피해와, 부모님의 억울함도 풀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손해배상소송입니다.

“그런데 쌍용차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하고, 박정희 시절 남산에 사람을 끌고 간 것에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그 재판부가, 저희들의 배상 판결도 뒤엎어 버리고 파기환송했습니다. 판결문의 요지는 “징계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출교했다 안 되면 퇴학, 그마저도 안 되자 심지어 졸업생에게 무기정학을 처분한 고대 당국이 상식적입니까?”

전 출교생인 강영만 씨는 전 출교생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을 생생히 증언했다.

강영만 전 출교생 ⓒ이미진

“2년간 찜통같은 더위와 혹한의 추위 속에서 천막 하나 쳐 놓고 거기에서 먹고 잤습니다. [학교 당국은] 출교라는 징계를 내려놓고 대화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천막농성은] 저희가 학교랑 한 마디 말이라도 섞어 볼 유일한 길이었던 것입니다. 젊은 학생들이었지만 허리 병을 얻었고 무릎이 아팠고 만성 위염에 시달렸습니다. ? 2년 동안 학교에서 공부도 못 하고, 졸업을 딱 한 학기 남겨 놓고, 졸업하는 친구들과 후배들을 보면서 아파했던 마음, 상처받은 몸, 그건 누가 도대체 보상을 해야 하는 것입니까?

“학교는 시위를 벌인 바로 그날 감금을 했다고, 패륜 행위가 있었다고 학교 공식 웹사이트 팝업으로 공지하고 언론에 공표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법원을 통해서 모두 엎어졌습니다. 그렇다면 학교는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저희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희들에 대한 징계는 진보적 활동가들에 대한 표적 징계였습니다. ? 이것이 모두 부당하다고 판결이 났습니다. 이것은 많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입니다. 막무가내식으로 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 당국들이 흠칫 놀랄 법한 그러한 판결들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학교가 ‘아님 말고’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명확하고 완전히 배상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마지막으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김진석 사무처장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김진석 사무처장 ⓒ이미진

“상징적인 무기정학 처분을 위해 굉장히 바쁜 교수들이 모여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는 것은, 이 학생들의 미래를 어떤 식으로든지 가로막아 보겠다는 몽니입니다.

“결국에는 무기정학 처분까지도 무효가 되면서 이 학생들의 싸움은 끝났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 학생들은 항상 싸움을 건 사람들에게 대응을 했지만 ? 그때까지의 오랜 싸움의 경험을 통해서 ‘아, 이 싸움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모순과 부조리함의 결과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싸움을 걸었습니다.

“정말 끝내고 싶고 지긋지긋할 법도 한 이 싸움을 다시 시작한 용기에 격려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파기환송심 첫 변론이 시작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재판을 마친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전 출교생들의 변호인은 “이 사건이 단순한 손해배상 사건이 아니고, 투쟁의 정당성을 밝히는 의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파기환송된 재판이라 제약이 많긴 하겠지만 할말 다 하고 나머지 출교생들의 이야기를 다 전할 수 있도록 용감하게 사건을 진행하겠다”고 하며 말해 박수를 받았다.

다음 재판은 8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고려대 당국의 출교–퇴학–무기정학 징계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을 촉구하는 탄원서 연서에 동참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고려대 전 출교생 강영만, 김지윤, 서범진, 안형우, 주병준입니다.

저희는 2005년 5월 이건희 명예 철학 박사 학위 수여 반대 시위 등에 대한 보복으로 교수님들을 ‘감금’했다는 누명을 쓰고 2006년 4월에 고려대 당국으로부터 출교 징계를 당했습니다. 법원이 출교 무효 판결을 했음에도 학교 당국의 집요한 징계시도가 이어졌습니다(2008년 2월 퇴학, 2009년 4월 무기정학 소급 징계). 다행히 수많은 사회적 연대 덕분에 모두 무효화하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고려대 출교 징계가 당시 전국적인 탄압의 선례였다면 출교 철회는 대학 당국의 반교육적 행태가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무기정학까지 최종 무효화한 직후 저희는 고려대 당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을 통해 고려대 당국의 반교육적 징계로 인한 고통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신자유주의적 대학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고 있는 많은 대학 구성원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5월 1심 패소 후, 2012년 6월 2심에서 무기정학 징계 당시 졸업생이었던 3명에 대해 부분 승소했습니다. 고려대 당국은 즉각 항소했고, 저희도 항소했습니다.

2015년 3월 대법원은 출교생들의 부분 승소를 파기 환송했습니다. 이 재판부는 같은 날 박정희의 긴급조치 9호로 남산에 끌려가 20일 간 갇혀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도 원심 판결을 뒤엎고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다시 고등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다투게 됐습니다. 고려대 당국의 손해배상 책임 인정 판결을 촉구하는 연서에 참여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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