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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항의를 이어가는 김천 사드 반대 운동

8월 24일 8천 명이 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벌인 김천에서 인상적인 항의 행동이 계속되고 있다.

8월 25일 김천혁신도시에서 열린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2천 명 이상이 참가해 사드 배치 계획에 항의했다. 농소면 주민들과 김천 다른 곳에서도 집회에 참가했지만, 압도 다수는 김천혁신도시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참가한 젊은 부부들이었다. 김천혁신도시가 위치한 율곡동은 인구가 1만 3천 명(행정자치부 통계 8월 현재)인데, 적어도 거주민의 10퍼센트 이상이 이날 사드 반대 집회에 참가한 것이다!

8월 25일 김천혁신도시에서 열린 사드 반대 촛불 . ⓒ현지취재팀

집회 참가 규모를 물었을 때 한 집회 조직자는 “5백 명 정도 예상하고 준비했는데, 집회 전체 대열을 돌아 보니 2천 명이 넘어 굉장히 많이 왔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애초에 계획이 없었으나 분위기가 좋아 28일까지 율곡동에서 촛불집회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방부는 8월 25일 낮에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도로교통공사와 한국전력기술공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작스럽게 사드 옹호 교육을 실시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주장이 먹혀 들지 않고 있음을 율곡 촛불집회가 보여 준 것이다.

기자가 집회 전에 김천혁신도시를 돌아 봤을 때 이미 이 지역의 사드 반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혁신도시 내에 있는 KTX 김천(구미)역 앞부터 시작해 곳곳에 사드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파트 베란다 곳곳에 걸린 “사드 반대” 현수막이었다. 2008년 뜨거웠던 광우병 촛불 항쟁 이후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심지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도 8월 24일 집회 참가를 호소하는 광고문들이 붙어 있었다.

이런 반대 분위기가 24일 집회에 율곡동의 젊은 층이 열의 있게 집회에 대거 참가하고, 바로 다음 날에도 대규모 집회를 일군 밑거름이었을 것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이날 집회는 전날 집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연단에서 새누리당 세력의 색채가 완연히 줄어들고, 참가자들의 훌륭한 주장들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시종일관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성주 주민들도 참가했다. 성주에서 온 율동패가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롤 “Feliz Navidad”를 개사한 “그네(근혜)는 아니다”를 참가자들에게 알려 주며 함께 춤을 췄다. 성주의 한 여성 활동가는 “성주도 안 되고 김천도 안 되고, 우리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사드는 안 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이 활동가는 성주 투쟁의 경험 속에서 배운 교훈을 전했다. 언론의 거짓 보도를 믿지 말고, 사드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주장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단단하게 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당부한 것이다. 25일 김천 촛불집회가 먼저 투쟁을 시작한 성주와 이제 투쟁을 시작한 김천이 서로 배우는 기회가 됐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발언 시간도 배치돼 참가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율곡동에 사는 세 아이의 엄마로 소개한 젊은 여성은 울먹거리며 발언을 시작했다. “아들 세 명이 집에서 울고 있는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성주가 아니라 김천이 아니라 모든 한반도 사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투쟁위원회분들이 아직도 말이 안 맞는 것 같아요. 잘 얘기하셔서 ‘지역 반대’ 이런 말은 절대 하시지 마시고 ‘한반도’나 ‘대한민국’이란 말을 써서 전체를 반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해 박수를 받았다.

백마산 밑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농민의 시원시원한 발언은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사드 배치를 하는 것입니다. 사드는 오로지 미국의 무기입니다.

“어제 이철우 의원이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자신을 뽑아 준 시민의 민의를 완전히 저버리고 비밀리에 사드를 추진하자는 이철우는 국회의원이 아닙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대통령 말 한 번 듣더니, 지금 성주와 김천 싸움 붙이는 것입니까?

“성주에서 안 되면 김천에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성주 김천 하나돼 사드 박살 냅시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36퍼센트 못 넘습니다. 우리 반에서 1백 명 중에 33명만 나를 반장으로 지지하면 내가 반장 자격 있습니까? 하야 소리는 못하겠습니다. 알아서 하십시오!”

집회를 마치며 주최 측은 8월 28일까지 율곡 촛불집회, 29일부터 열리는 김천시청 앞 촛불 집회 참가를 호소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김천에서 인상적인 항의가 시작되고 있고, 성주에서도 성주군수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항의가 지속되고 있다. 두 곳 모두의 항의에 직면한 박근혜 정부의 곤혹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저항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김천 사드 반대 운동의 한 걸음 전진

8월 25일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가 명칭 변경과 향후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 명칭인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를 ‘사드배치반대김천투쟁위원회’(이하 ‘김천투쟁위’)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되는 것을 반대함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함에 따라” 명칭을 변경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천 활동가들에 따르면, 8월 24일 집회에서 수석 공동위원장이 노골적으로 성주 성산포대 원안을 고수하라고 촉구한 것이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24일 집회가 예상보다 큰 규모로 열렸고, 집회 분위기도 상당히 뜨거웠다. 그리고 새누리당 이철우가 엄청난 항의에 직면했고, ‘김천도 성주도 안 된다’는 주장이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음을 이날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새누리당 세력이 일단 한 발 물러선 셈이다.

24일 집회 당일에는 향후 계획을 내놓지 않았는데, 김천투쟁위는 8월 29일부터 김천시청 앞에서 매일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24일 집회의 영향일 것이다. 대중적 항의 운동의 효과가 무엇인지 보여 주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세력의 배신과 뒤통수 때리기에 대한 경계를 여전히 풀지 않으면서, 대중적 항의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8월 25일 촛불을 들고 모인 2천여 명의 김천 시민들. ⓒ현지취재팀
8월 24일 집회에 이어 8월 25일 김천혁신도시의 사드 반대 촛불은 김천의 사드 반대 분위기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현지취재팀
사드 배치 철회 서명에 참가자들이 줄지어 동참했다. ⓒ현지취재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사드 배치로 사랑하는 아이의 미래가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다. ⓒ현지취재팀

김천혁신도시의 ‘사드 반대’ 현수막들

김천혁신도시는 곳곳에 사드 반대 현수막들이 걸려 있다.

김천혁신도시 아파트 베란다에 걸린 '사드 반대' 현수막들. ⓒ현지취재팀
'사드 반대' 현수막을 건 상점도 많다. ⓒ현지취재팀
김천혁신도시의 다양한 '사드 반대' 현수막들 노동조합과 다양한 지역 소모임들이 자신들의 반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지취재팀
ⓒ현지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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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와 김천 투쟁에 힘을 싣고, 저항의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수막 걸기를 추진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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