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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10월 1일 연이은 집회에:
박근혜 정부를 향한 항의의 목소리가 모이다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서고, 고(故) 백남기 농민 부검 시도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강제 해산에 대한 분노가 쌓이는 상황에서 10월 1일 주말 세 집회가 연이어 열렸다.

10월 1일 3시 서울 대학로에서 ‘성과퇴출제 저지!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가 1부로 열렸다. 이 날 집회 참가자는 주최측 추산 3만 명에 달했다. 파업 중인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대열의 다수를 이뤘다.

박종선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쟁의대책위원장은 철도 공사의 회유와 협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 ‘물대포’로 쓰러지신 분을 병사라고 우긴다. 정권 비리를 숨기려고 당대표가 단식한다. 청년실업 책임을 귀족노동자 때문이라 우긴다. 공공부문을 돈벌이로 만드는 이상한 나라”라며 박근혜 정권의 악행을 꼬집었다.

박경득 서울대병원 분회 분회장은 이번 파업의 의미를 이렇게 짚었다. “민중의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 하는 파업이다. 아침이면 일어나 안전한 철도를 이용하고, 아프면 저렴한 공공병원을 이용하고 나이 들면 건강보험과 연금을 받으면서 명절이면 가족들을 만나러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그런 평범한 삶 말이다. 민중의 삶을 해하라고 하는 정부가 불법 아닌가?“ 또, 박경득 분회장은 최근 백남기 농민 사인 기재 문제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 서울대 병원 당국에 대해 “백남기 유가족들은 서울대 병원을 믿었을 텐데 병원은 돈과 권력을 먼저 생각했다” 하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조상수 위원장은 “보여 주기식 파업이 아니라 정부와 승부를 보는 파업하겠다. 10월 4일 철도만이 아니라 전체 공공노동자 파업임을 보여 주겠다” 하고 선언했다.

1일 오후 대학로에서 3만 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노동개악·성과연봉제 폐지 범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지난 9월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미진
“박근혜가 불법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 ·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이 무대에 올라 파업 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이미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살인 정권 물러나라”

지난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후 3백17일만에 숨진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대열로 대학로가 가득 찼다. ⓒ이미진

같은 자리에서 2부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시작되자 대열은 더욱 불어났다. 많은 참가자들이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정권을 규탄하는 뜻으로 검은 띠를 가슴에 달고 자리를 지켰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딸 백민주화 씨는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릴 테지만 그것은 아버지의 자식으로서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진실 규명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또한 사인이 정말 확실하다면 왜 부검을 반대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일갈했다.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는가? 절대로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다. 강신명[전 경찰청장]이 노래를 불렀던 ‘준법’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이 분명 있다. 생명이다.”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자 백남기 농민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에서 희생당한 그 아이들의 아빠, 엄마들이 여기 계신 거 맞습니까? 백남기 어르신의 아들 딸들 맞습니까?”라고 물으며 우리가 한 뜻으로 함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슬픔의 눈물을 분노의 행동으로,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참가자들 “살인정권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강제 부검 절대 안 돼”라는 구호도 외쳤는데, 이것은 백남기 농민의 아내가 특별히 부탁한 것이라고 한다. 명백한 국가 폭력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박근혜 정권의 뻔뻔함에 대한 분노가 담긴 것이리라.

참가자들은 백남기 농민이 지난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종로 르미에르 건물을 향해 행진하기 시작했다. 전날 ‘백남기대책위’(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르미에르 건물부터 경찰청까지 행진 신고를 냈지만 불허된 터라 행진 초반에는 잠시 긴장감이 흐르는 듯했다.

그러나 이내 기세있게 행진이 시작됐고, 대열에서는 “우병우 살리고 백남기 죽인 박근혜는 물러나라”, “부검 말고 특검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거리에 있던 시민들이 행진 대열의 구호를 진지하게 듣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행진에 참가했던지, 행진 뒤쪽 대오가 종로4가 부근을 지날 때 맨 앞 선두 대오는 이미 정리 집회를 시작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백남기 농민의 얼굴과 머리에 물대포를 직사 살수해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은 뻔뻔하게도 추모행진 대열을 방해하고 차벽을 세웠다. 평생을 불의한 정권에 맞서 싸우고 농민 운동에 헌신한 백남기 농민에 대한 모욕이자 유가족들과 추모 대열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졌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살인경찰 물러가라”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경찰은 참가자들이 참사 현장에 헌화하는 것을 끝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를 두번, 세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겁니다” 상복을 입은 고 백남기 농민의 둘째딸 백민주화 씨가 고인의 시신을 부검하려는 검경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우리가 세월호 아이들의 엄마·아빠이자 백남기 농민의 자식“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가한 세월호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진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은 끝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9백 일 촛불문화제도 큰 규모로 열렸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는 사회자의 말 그대로 5천여 명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경찰에 막혀 늦게 도착한 대열이 속속 도착하며 시간이 갈수록 전체 대열은 점점 커졌다.

이 날은 세월호 특조위가 강제 해산된 다음 날이자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의 생일이기도 하다. “만약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생일 케이크를 먹고 있었을 것”이라는 사회자의 말에 많은 참가자들은 침통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날 집회 내내 진실 은폐 세력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분노와 진실 규명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력히 느껴졌다. 사회를 본 4·16연대 최영준 상임운영위원은 “아직 승리하지 못했지만 진실규명을 위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패배하지 않았다”며 문화제를 시작했다. 이 날 연단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이어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 함께 싸우자는 메시지들이 연이어 나왔다. 또한, 특조위는 강제 해산됐지만 계속해서 진실 규명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발언마다 대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4·16연대 김우, 나승구 상임운영위원에 이어 특조위원들과 이석태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석태 위원장은 지난 기간 정부의 숱한 방해를 되짚으며 “[특조위라는] 형식적인 옷이 강제로 벗겨졌지만 앞으로도 진상규명을 위해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참가자들은 “특조위는 내년까지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특조위 강제 해산을 인정할 수 없음을 외쳤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박근혜 정부를 향해 이렇게 일침을 날렸다. “살인자가 부검을 하겠다고 합니다. 살인자는 감옥 가서 벌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백남기 농민이 아니라 살인마 박근혜 정권을 부검해야 합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진실 규명을 방해해 온 정부를 규탄하며 “우리 가족들이 죽을 때까지, 우리가 못하면 그 다음 세대라도 반드시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더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을 다짐해 왔다고 진상 규명의 의지를 꺾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을 위해 “끝까지 연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고, 특조위 해산 이후에도 국민조사단을 꾸려 진상을 조사해 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세월호 참사 9백 일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미진

이 날 열린 집회 모두에서 박근혜 정권을 향해 켜켜이 쌓여 온 분노가 느껴졌다. 동시에 성과연봉제 저지를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과 백남기 농민 사망과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박근혜 정권에 맞서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을 흠뻑 느끼게 했다. 특히 최순실, 우병우 등 박근혜를 중심으로 한 추악한 부패와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내분과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 운동 참가자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지금의 위기를 활용해 노동개악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배자들 사이의 균열을 더욱 파고 든다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백남기 농민 사망의 책임자 처벌’이라는 이 날의 요구도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주 현지 주민들도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팻말을 들고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이미진
“불편해도 괜찮아”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며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공공부문 파업 지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백남기 농민 사망 책임자 처벌 등 다양한 요구를 담은 팻말을 들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은 종로1가를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경찰이 행진 대열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진
경찰이 추모대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진
경찰이 추모대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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