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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시국 선언을 시작으로 박근혜 퇴진 운동 조직에 박차를 가하다

지난 10월 25일, 박근혜가 그저 ‘아는 동생’에게 연설문을 보여 줬을 뿐이라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자마자 이 ‘사과문’도 대국민 거짓말이었음이 폭로됐다. 박근혜는 ‘아는 동생’에게 연설문을 사전에 검토 받았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비밀 접촉 사실을 보고하고, 청와대 인사를 사전 보고했다.

이 비리는 청와대와 이화여대, 삼성과 전경련 등 정·재계를 넘나들며 얽혀 있는 거대한 부패의 고리의 일부다. 또한 이 부패는 박근혜 정부가 정권 초부터 쌓아 온 온갖 악덕에 대한 분노의 초점이 되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도 불의를 참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월 25일 저녁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국대 학생들’ 회의에서 노동자연대 건국대 모임 회원들은 시국선언을 발의하자고 제안했고, 회의에서 통과된 뒤 학내 다른 단위들에게도 공동 시국선언을 제안했다. 반나절 동안 시급하게 조직한 시국선언이었는데, 총학생회, 정치대 학생회, 동아리 연합회를 비롯해 학생회와 자치 단위 14곳이 동참했다.

특히 얼마 전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 폭력을 은폐한 이용식 교수 규탄 기자회견에는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던 총학생회와 몇몇 학생회들도 이번 시국 선언에는 참여할 정도로 현재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가 크고 광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건국대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이 거대한 정경유착과 비리의 고리는 모두 파헤쳐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조사 대상인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이런 조사를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가 이 비리 고리의 일부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검찰의 조사를 보고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하고 주장했다.

또한 박근혜의 부패 스캔들뿐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악행들을 문제 삼으며 박근혜 퇴진만이 해법임을 분명하게 못박았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커녕 은폐와 책임 회피를 일삼아 왔다. 백남기 농민은 국가 폭력으로 317일만에 목숨을 잃었다. 경제 위기는 심화되고 노동자들과 청년들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아무런 책임과 반성이 없을 뿐 아니라, 부정부패를 일삼아 왔다는 것까지 폭로되고 있다. … 이 정부는 조사 대상으로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박근혜 정부는 민주주의 파괴의 주범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장 사퇴하라!”

시국‘선언’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박근혜 퇴진 투쟁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연대 건국대 모임은 성공적인 박근혜 퇴진 시국선언을 디딤돌 삼아 박근혜 퇴진을 염원하는 학생들을 조직하기 위해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

우리는 지인과 함께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의 리플릿을 나눠주기도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리플릿을 받은 몇몇 학생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리플릿 제목을 구호처럼 따라 읽기도 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학생들도 썩어빠진 박근혜를 끌어내기 위해 무언가 더 해보고 싶어한다.

우리는 이런 기층의 투쟁 열의를 모아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국대 학생들’과 중앙사회과학동아리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와 함께 “노동자대회·민중총궐기 참가단”(이하 참가단)을 조직하기로 했다. 참가단은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사람들과 함께 학내에서 대자보 홍보, 리플릿 반포, 집회 조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근혜 퇴진 정치 투쟁은 조직 노동자 운동과 만나야 한다. 노동자들은 사회를 멈출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 퇴진이 실질화되려면 거리의 투쟁과 작업장에서의 파업 투쟁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지적했듯이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들과 청년들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 박근혜는 민주주의 파괴의 주범이면서 노동자와 청년들의 공동의 적이다.

참가단에서는 성과연봉제와 노동 개악 저지 투쟁을 벌이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박근혜 퇴진을 위해 노동자·청년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활동도 모색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