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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신규채용 반대! 임금 삭감 반대!:
기아차지부 4시간 파업 재개

기아차지부가 10월 27일 주야 4시간 파업을 재개하고 다음날도 이어갔다. 노조 집행부는 교섭 상황에 따라 매일 저녁 다음날 파업 지침을 내리고 있다.

한동안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에만 집중하던 김성락 집행부가 다시 투쟁에 나선 것은, 사측이 비용절감을 위해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임금·노동조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불법파견 면죄부 합의’ 강요, 임금 삭감 시도에 반대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기아차 사측은 최근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를 선별적으로 신규채용하는 한편, 식당·청소 노동자들의 성과급 20퍼센트를 삭감하는 안을 제시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다. 화성공장을 중심으로 사내하청분회는 사측의 안을 반대하며 투쟁을 조직했다.

10월 26일 교섭장 앞 집회에는 무려 3백여 명이 모였다. 노동자연대 기아차모임, 노해전, 더불어 한길로, 신입사원 이중임금제 철폐 대책위 등의 좌파 현장 활동가들이 낮부터 연좌 농성을 하며 사측의 개악안 철회를 요구했다. 늦은 오후에는 화성공장의 사내하청 조합원 2백여 명이 주간 근무를 마치고 교섭장 앞으로 달려 왔다.

이 집회의 주축이었던 식당·청소 노동자들은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밥을 짓지 않겠다”, “밥을 끊어 전 공장을 세우겠다”, “화장실에 청소를 거부하겠다”며 투지를 보였다.

노동자들은 일부 정규직 활동가들의 연대에도 박수를 보냈다.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일부 온건한 정규직 대의원들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깎아 내리곤 했지만, 열악한 처지의 비정규직이 늘어날수록 정규직의 임금·노동조건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인건비 쥐어짜기에 혈안인 사측이 식당·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더 많은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한 공격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규채용

일각에서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올 초 이를 수용한 것을 이유로,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차에서도 신규채용 합의는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었다. 사측이 신규채용을 압박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에도 투쟁이 발전할 기회는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정규직 노조 집행부가 신규채용 합의를 압박하는 등 후퇴하고, 기층에서 일관되게 투쟁을 발전시킬 비정규직·정규직 좌파 활동가들의 굳건한 연대가 구축되지 못하면서 투쟁은 거듭 어려움을 겪고 노동자들은 사기가 떨어지고 지쳐갔던 것이다.

더구나 현대차의 신규채용 합의가 기아차에 그대로 적용돼야 할 이유가 없다. 다른 선례를 만들 수 있다.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년간 사측의 압력을 거부하며 투쟁을 해 왔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노조로 조직돼 있기도 하다. 기아차는 (불완전하지만)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가 통합돼 있으므로, 활동가들은 이를 십분 이용해 원하청 연대를 더 공고히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김성락 집행부가 사내하청분회의 투쟁을 ‘그들만의 투쟁’으로 방치한 것은 아쉽다. 분회 조합원들은 지부장과 화성 지회장 등이 몇 차례 진행된 집회에 얼굴조차 내밀지 않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내하청분회의 투쟁은 교섭 결렬과 파업 재개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분회의 요구와 투쟁에 대한 지지 여론이 적지 않다.

더구나 기아차 사측은 정규직의 임금 수준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몇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통상임금, 신입사원 이중임금제 등 누적된 문제도 많다. 아쉽게도 지난 몇 달간 노조 집행부가 투쟁을 발전시키기보다 현대차지부의 교섭 상황에 기대며 시간을 끌어온 탓에 이런 불만이 투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최근 사측이 (기본급이 고작 몇 천 원 인상되고 성과급은 지난해보다 깎인) 현대차보다도 17만 원 적은 임금 제시안을 내놓으면서,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박근혜의 추락 속에서 노동자 투쟁과 거리 시위가 확대되는 것도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비리부패에 정몽구가 연루된 것도 불만거리다. 정몽구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1백11억 원을 갖다 바쳤고, 지난해에는 한전 부지를 매입하는 데 시가의 3배가 넘는 10조 원을 쏟아 부었다. 당시 이를 두고 ‘박근혜에게 바치는 뇌물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따라서 투쟁을 발전시킬 동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김성락 집행부는 신규채용 반대, 사내하청 성과급 삭감 반대, 임금 인상 등을 쟁취하기 위해 파업을 유지·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