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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반(反)박근혜 대중 운동의 길을 닦은 철도·공공 파업:
이 기세를 올려 노동개악을 저지하자

이제 파업을 확대해야 할 때 한 달 넘게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철도 노동자들. ⓒ조승진

철도 파업이 한 달을 훌쩍 넘기며 지속되는 상황에서 박근혜 퇴진 운동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3년 철도 파업 때 박근혜는 민주노총에 경찰 병력 수천 명을 투입하며 반격하기도 했지만, 지금 박근혜는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는 압박에 가슴을 졸이는 신세가 됐다. 단적으로 박근혜 지지율은 수직 하락해 한 자릿수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박근혜가 내리꽂은 철도공사 사장 홍순만이 온갖 탄압을 퍼부어도 노동자들의 사기와 기세는 상당하다.

박근혜 퇴진 운동이 솟구치기 한 달 전부터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노동개악 저지 파업을 벌이며 정부의 위기를 심화시켜 왔다. 노동개악이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혀 제대로 관철되지 못하자, 박근혜 레임덕은 이미 심각해지고 있었다.

노동개악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성과연봉제는 노동자들을 실적 경쟁으로 내몰아 노동강도 강화, 노동시간 연장을 낳고 임금 삭감 압박도 키운다. 저성과를 받은 일부 노동자들은 해고 위협에도 처할 수 있다. 또한 평가 권한을 가진 관리자들에게 순응하고 공공서비스의 질보다 기관의 수익성을 중시하도록 강요받을 것이다.

그래서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9월 말부터 2주 동안 파업을 벌였다. 공공부문 노조들의 공동 파업이 이렇게 오래 지속된 것은 유례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철도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버티며 전선을 지켰다. 그래서 정부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강행했으나 평가지표 마련 등 세부 사항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행을 위한 핵심적 절차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최근 기재부 장관은 공공기관장들을 다시 불러모아 성과연봉제 추진을 재차 강조해야 했다. 그러나 내년 1월 1일 시행이 순탄치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철도공사 사장 홍순만을 비롯한 상당수 공공기관장들은 박근혜가 휘청거리는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타이밍

그러나 기세를 더 올려야 한다. 아직 노동개악을 저지한 것은 아니다. 박근혜 퇴진 운동이 벌어지는 이때가 노동자들이 싸워서 성과를 거두기에도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조직 노동자들의 힘을 실질적으로 동원해 휘청이는 박근혜에 결정타를 날려야 노동개악도 확실하게 저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지도부는 하루 속히 파업 돌입을 선언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가 11월 9일 재파업을 결정한 것은 현 시점에서 독자적인 노동자 투쟁의 여세를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결정에 따라 건강보험노조는 이날 부분 파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노동자 파업이 이른바 ‘국민적 지지’를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황금같은 타이밍이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파업 선언은, 헌신적으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철도 노동자들도 가장 바라는 바일 것이다. 실제로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파업을 선언하라고 촉구하는 운동에 철도 노동자 수백 명이 서명했다.

한편, 철도 활동가들은 파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난 2주 동안 대체인력 투입에 반대하는 집회와 캠페인이 차량지부들에서 시작돼 서울·청량리기관차지부들로 확대됐다. 10월 31일에는 성북승무지부와 성북열차지부의 대체인력 규탄 공동 집회에 지역의 사회단체들도 연대했다.

대체인력이 투입된 열차에서 수십 분 동안 출입문을 열고 달리는 일이 벌어지는 등 사고가 빈번해지고 위험도 커지면서 대체인력에 반대하는 행동의 정당성은 더 커지고 있다.

대체인력 투입에 항의하는 각 지부들의 행동에 파업 참가 조합원, 필공 조합원 할 것 없이 모든 조합원이 상당한 호응과 열의를 보이고 있다. 이를 더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전사를 대체인력으로 파견하는 국방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거나 대시민 홍보전을 펼치는 것도 유용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 대체인력이 투입된 현장에서 항의와 압박을 키워 대체인력이 물러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금 화물열차 수송 차질이 누적돼 사측은 시멘트 수송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멘트 수송 차질로 4백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마침 수서KTX 개통도 맞물려서 사측은 대체인력으로 파견했던 고속철도 기관사들을 빼내야 하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을 과감하게 단행하면 사측을 훨씬 더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파업을 열렬히 응원하는 많은 필공 조합원들은 미숙한 대체인력 때문에 사고위험이 커진 것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고 있다. 이런 때 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으로 파업의 기세를 키운다면, 필공 조합원들을 파업으로 이끌어 낼 기회도 생길 수 있다.

박근혜 퇴진 운동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철도 파업이 확대된다면, 정부의 위기는 비할 바 없이 심화되고 이는 다른 노동자들의 투지도 자극해 상당한 정치적·경제적 효과를 낼 것이 틀림없다.

이번 파업 동안 철도 노동자들의 사기가 최고조로 오른 지금, 더욱 과감한 시도로 파업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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