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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외국인 학생 등록금 18퍼센트 인상 계획이 학생 반발로 철회되다

고려대 당국은 지난 1월 19일, 4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올해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등록금은 동결하지만 2학기부터 외국인 신입생 등록금을 15~18퍼센트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고려대의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들은 같은 등록금을 낸다. 그런데 만약 학교 당국의 안에 따라 외국인 등록금이 인상되면, 17학번 외국인 학생들은 한 학기 평균 76만 원이나 더 많은 등록금을 부담해야 했다.

외국인 학생 등록금 인상은 명백히 외국인 학생들을 차별하는 것이었다. 고려대 당국은 그 어떤 근거와 자료도 없이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안을 가져 왔다.

게다가 외국인 학생들을 향한 등록금 인상의 칼날은 내국인 학생들에게로 향할 수 있었다.

학교 측은 외국인 학생들이 저항하기 어렵다는 처지를 악용해 이런 큰 폭의 인상을 강요했다. 학교 당국은 외국인 학생 등록금 인상은 내국인 학생들의 반발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옳게도 총학생회를 비롯해 많은 학생회들이 이에 반대했다. 학생 측 등심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학교 측 등심위원들은 "학생들이 이 문제에 이렇게나 반발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등록금이 비싸다고 판단되면 들어오지 않으면 그만이다" 따위의 말을 했다.

학생 측 등심위원들은 끈질기게 학교 측 인상안에 반대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도 성명서를 써서 학교를 비판했다. 결국 지난 2월 7일 열린 5차 등심위에서 학교 측 등심위원들은 외국인 학생 등록금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학교 당국은 신입생 입학금도 3.5퍼센트 인하도 약속했다.

고려대에서는 지난해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속에서 본관 점거 투쟁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교육개악과 맥락을 같이 하는 ‘미래대학’을 철회시킨 바 있다. 이런 세력관계 속에서 학교 측은 학생들의 저항이 다시금 커질까 봐 학생들이 반대하는 안을 밀어붙이기 부담스러워한 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외국인 학생 차별

이런 차별적인 등록금 인상은 지난해 말 박근혜 정부가 허용해 준 것이다.

고려대만 아니라 여러 사립대 총장들이 지난 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이 어렵다며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압력을 넣어 왔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초 열린 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교육부 장관 이준식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고 발언했었다.

그러나 촛불운동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심각한 위기로 빠져드는 상황에서 전체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하지는 못했고, 대신 외국인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12월 8일 교육부는 '대학 학사제도 개정 방안'(이하 개정 방안)을 발표했는데, 개정 방안에는 “유학생은 등록금 상한제 적용 배제됨을 명시적[으로] 안내”한다고 돼 있다. 2백만 명이 넘는 촛불이 모이며 퇴진 위기에 놓인 상황에도 박근혜 정부는 외국인 학생 등록금 인상 허용이라는 꼼수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는 교육부의 규제 완화 때문에 올해 최초로 2017년도 입학 예정인 외국인 학생의 등록금을 7퍼센트 차등 인상했다. 이 외에도 한양대, 중앙대 등 정원 외 외국인 학생 수가 많은 대학들이 외국인 학생 등록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외국인 등록금 인상이 허용된다면, 정부와 학교 당국들은 앞으로 내국인 학생들 등록금 인상도 하려 할 것이다. 학교 당국이 학생들을 갈라치기 하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려는 것에 맞서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단결해 반대해야 한다.

이번에 고려대에서 학생 측 등심위원들(내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등록금 인상안을 철회시키고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매우 옳았다. 학생들은 학교 당국의 배를 불려주는 등록금 기계가 아니다. 다른 대학들에서도 외국인 학생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전체 학생들에게 등록금 인상의 화살이 겨눠지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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