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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사드 반대 운동이 승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트럼프 정부가 항공모함을 한반도 인근으로 추가 배치하고 전술핵 재배치까지 거론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단순히 트럼프 혼자 미치광이 짓을 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주요 열강의 상호 대응이 상승효과를 내며 갈수록 한반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두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국 정부의 친미 외교·국방 정책에 반대하는 데 앞장서 온 것은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성주·김천 주민들이 자기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주민 저항을 벌여 왔다.

사드 배치에 맞선 지역 주민 운동, 특히 성주 주민들의 항의 운동은 대단했다. 지난해 여름 성주 주민들은 사드 배치에 완강하게 항의해, 통쾌하게도 국무총리 황교안이 성주에 내려갔다가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도망쳐 나오는 수모를 당했다.

정치적 파장은 작지 않았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TK가 이럴 줄 몰랐다”고 언론에 토로했을 만큼 경북에서 터진 주민 운동은 박근혜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주민들의 항의는 사드가 무엇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중요했다. 민주노총(특히 공공운수노조와 철도노조) 노동자 투쟁, 이화여대 점거 운동과 함께 성주·김천의 사드 저지 주민 운동은 박근혜 퇴진 운동이 분출하는 데 기여했다.

사드 반대 운동은 이런 현지 주민 운동이 중심을 이루고 수도의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이 그 주민 운동을 지지·응원하며 국회 로비에 주력하는 형태로 전개됐다.

부안의 경험

그러나 지역 주민 운동은 그 휘발성과 전투성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 국가와 현지 중앙정부의 주요 외교·국방 정책을 저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과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의 경험이기도 하다.

사드 배치 문제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의 일부이자 한국 정부의 친제국주의 정책이다. 즉, 국가 대사와 관련된 정치 문제이다. 지역적 항의 운동만으로 이런 성격의 정책을 최종 패퇴시키기는 쉽지 않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배치를 강행할 만큼 미국과 한국의 지배자들로서도 걸려 있는 판돈이 크다.

과거의 경험도 살펴봐야 한다. 최선의 결과로 지역 주민 운동이 중앙정부의 특정 정책에 맞서 승리하더라도, 중앙정부는 같은 정책을 밀어붙일 다른 지역을 찾을 수 있었다. 과거 핵폐기장 저지 운동의 경험이 그랬다. 2003년 부안 주민들은 강렬한 저항으로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던 핵폐기장 건설을 막아 냈다. 그러나 정부는 일 년도 안 돼 다른 지역(경주)에서 핵폐기장 건설 부지를 구할 수 있었다.

주민 중심의 현지 직접행동과 서울에서의 국회 로비 위주 활동으로 이원화된 사드 저지 운동에서 노동계급의 동참을 중심에 둔 투쟁 계획은 처음부터 전혀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사드 반대 운동이 약하다 보니, 국회(핵심은 국회 과반을 차지한 야당들)를 움직일 만한 충분한 압력이 생기지 않아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의 국회 로비도 여의치 않았다.

반면 지난해 박근혜 정권과 우익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노동계급의 참가, 특히 조직 노동자들의 참가를 가장 경계했다. 독재정권 시절의 “불순세력”과 본질적으로 같은 뜻의 “외부세력” 운운하며 성주·김천의 운동이 정치화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지난해 김천에서 지역 유지들이 김천 현지의 노동조합들을 “외부세력”으로 지목했다는 점은 시사적이다.

노동계급의 운동은 한미 양국의 군사주의 정책을 실제로 저지할 잠재력이 있다. 중국의 경제 보복보다 더 큰 타격을 자본가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주·김천 주민들의 염원이 실현되려면, 도시 노동계급의 운동이 성장해야 한다

노동계급

물론 그 잠재력이 현실화되도록 하는 일이 간단치는 않다.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경험과 북한과의 대치라는 문제가 한국인들(노동계급을 포함한)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다.

그럼에도 제국주의에 맞서 노동계급이 저항할 잠재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날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제국주의 간 갈등은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국방예산을 계속 늘리고 미국의 요구로 막대한 무기를 수입하며 사드 배치 부지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민영화, 구조조정 등 노동계급의 경제적 조건을 공격하는 일과 동전의 앞뒤 관계로서 벌어지고 있다.

물론 자본주의가 낳는 전쟁과 핵무기는 한반도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투쟁하며 제국주의와 전쟁을 끝장낼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세력은 노동계급뿐이다. 자본주의의 작동은 노동계급의 정치적·경제적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발전은 자동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혁명적 정치 조직이 노동계급의 일상적 투쟁에 뿌리를 내려 노동계급의 여러 운동을 연결하고, 체제의 특정 측면에 반발해 일어난 운동들을 체제 전체에 맞선 보편적 운동으로 발전시키려고 애써야 한다.

따라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드 반대 운동 등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확고하게 반대하며, 노동계급의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 정치를 강조하고 이를 구현할 정치 조직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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