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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엮은이 서평 |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 현장 보고와 분석》:
운동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과 광장의 생생한 목소리

최영준·최일붕 엮음 | 592쪽│18,000원│ 책갈피

박근혜 퇴진 운동은 역대 한국 시위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일대 사건이었다. 연인원 1천6백만 명이 참가했고 1백만 명 규모 시위가 무려 여섯 차례나 벌어졌다. 단일 사안으로 대규모 집회가 5개월 동안 이어진 것도 최초였다. 촛불 집회에서 발언한 사람 수만 해도 1천여 명이었고 이들이 울분을 토하는 쟁점도 다양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사드 배치 반대, 성과연봉제 반대, 의료 민영화 반대, 백남기 특검 실시, 차별금지법 제정 등. 이것은 이 운동의 배경에 지난 4년간 누적된 불만과 분노가 자리 잡고 있음을 반영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은 정치적 의미도 컸다. 1960년 4월혁명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은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민중의 힘에 밀려 중도하차 하는 일을 난생 처음 경험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 현장 보고와 분석》은 이 중요한 정치적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기록했다.

우선, 21차례 열린 촛불 집회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광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연대의 장면은 특히 생생하다. 페미니스트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 중에 만난 언론노조 대열을 향해 “박근혜를 탄핵하고 공영방송 쟁취하자”고 외치자 언론 노동자들이 “박근혜를 탄핵하고 여성해방 쟁취하자”고 화답하는 훈훈한 장면은 다른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례다.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도 많이 실려 있다.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등의 가슴 절절한 발언을 읽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앞을 가리고, “촛불은 바람 불면 옮겨 붙는다”, “염병하네” 등 답답한 속을 뻥 뚫어 주는 ‘사이다’ 발언, 재치 있고도 분명하게 그때그때 운동의 향방을 제시하는 발언은 다시 읽어도 통쾌하다.

알려지지 않은 퇴진행동 내부 논쟁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학자들처럼 관조적 태도에서 사태를 해석하지 않고 퇴진 운동 한복판에서 운동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끌려 한, 살아 움직이는 인간(세력)들의 노력과 투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퇴진 운동 5개월 동안 수많은 쟁점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즉각 퇴진이냐 질서 있는 퇴진이냐, 즉각 퇴진이냐 탄핵이냐,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에 주류 야당을 참여시킬 것인가, 황교안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할 것인가, 청와대를 목표로 거리 행진을 하는 게 효과적인가, 노동 쟁점을 부각하는 노동자 발언이 필요한가, 우익의 준동에 맞불을 놔야 하는가 등. 이 책은 퇴진 운동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런 논쟁을 숨김없이 다루고 있다. 그리고 운동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전략·전술을 제시하려 애쓴다.

이 책은 퇴진 운동이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전진했는지, 부족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봄으로써 박근혜 정권 적폐의 청산을 위한 앞으로의 투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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