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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출간 150주년 기념 해외 심포지엄 소개 3부:
“마르크스주의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투쟁!”

《자본론》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이 국내외에서 많이 열렸다. 그중 지난 9월 19일과 20일 영국 킹스칼리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데이비드 하비, 알렉스 캘리니코스, 굴리엘모 카르케디, 프레드 모즐리, 벤 파인, 마이클 하인리히 등이 참가했다. 이 심포지엄을 조직한 마이클 로버츠가 그 소식을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 〈노동자 연대〉는 그 내용을 차례대로 요약해 싣는다.

《자본론》 출간 150주년 심포지엄에 대한 셋째 논평은 《자본론》 제1권이 오늘날 가지는 유의미성에 관한 것이었다.

제국주의 세션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들 내에서 오래된 몇 가지 논쟁들이 재연됐다. 브라질 페더럴 플루미넨시 대학교의 마르셀로 디아스 카르칸홀로는 제국주의 국가와의 교역에서 ‘불균등교환’과 ‘초착취’로 인해 주변부 국가의 경제적 ‘종속’이 더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주변부 국가의 자본가 세력이 노동자 계급을 계급 협조에 끌어들이기가 더 힘들게 됐다. 주요한 이윤 형성의 통로인 (식민지 경제의 제국주의 경제에 대한) ‘종속성’과 (북반구의 남반구에 대한) ‘초착취’ 문제는 여전히 논쟁점이다. 그리고 현대 제국주의 착취의 성격과 계급 투쟁에 미치는 함의에 관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다른 한편, 리스본 뉴 대학교의 라퀴엘 바렐라는 《자본론》 제1권에서 잘 설명된 마르크스의 원시적 축적 이론이 현대 자본주의를 다루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와 같은 신흥국 경제의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는 마르크스가 말한 원시적 축적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밖의 지역에서는 원시적 축적이 아니라 자본의 노동 착취가 일반화됐다고 지적했다.

《런던시: 제국주의에서 런던의 역할》이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토니 노필드는 ‘자본, 금융 그리고 제국주의’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마르크스의 가치법칙이 이제는 현대의 제국주의와 금융자본의 세계에도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금융시장이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용인할 수 있는 것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 주며”, 그래서 “주식시장, 채권 수익률 그리고 외환시장이 주요한 시장 지렛대”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은 기술 대기업들이 실제로는 금융 기업들이고 자신의 자금력을 활용해 생산에서 얻는 것보다 더 많은 잉여가치를 전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생산적 투자에 대한 이윤율이 그만큼 더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John

토니 노필드의 주장은 자본주의가 더는 《자본론》 제1권의 자본주의가 아닌 지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암시한다. 나로서는 이런 견해가 자본주의의 운동법칙을 이해할 때 마르크스 가치론의 유의미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주식과 채권 시장 가격은 가공(架空)자본의 변동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 자본이 가공적이기 때문에 생산적 부문에서 충분한 이윤이 없어 붕괴하면 이 가공자본도 붕괴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이 마르크스가 주장한 바의 핵심이다.

그러면 주가가 자본주의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최고의 수단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가치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자산에 대한 투기적 거품만을 반영하는 것인가? 예를 들어 현재의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지만 경제 성장율은 여전히 낮고 생산적 자본에 대한 투자도 형편없다. 주가는 마르크스의 가치법칙에 따라 움직이지 않지만 가공자본은 궁극적으로 가치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토니 노필드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가공자본의 거대한 증대와 그것이 이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을 포함해 일부 저자들이 금융자산을 기업 가치의 일부(부채 문제)로 여겨 생산적 자산에 포함하고 가공자본 이윤을 총이윤에서 빼고 있다.

이 심포지엄의 마지막 세션은 21세기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미래와 노동의 미래를 다뤘다. 《자본론 이해하기》의 저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자본론》 제3권이 출판되자마자 마르크스주의자들 내에서 이윤율 경향적 저하 법칙의 유의성을 두고 현재와 같은 논쟁이 벌어졌다는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켰다. 예를 들어 베네디토 크로체와 이 법칙을 옹호했던 안토니오 그람시 사이에서도 논쟁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나 홀만은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언급만 했던 자본 축적에서의 새로운 거대한 모순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 모순이란 탐욕스런 이윤 추구로 인한 지구 파괴와 환경오염이 이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절정에 이른 문제로, 홀만은 이것을 되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두아르도 모타 앨버커키는 마르크스가 《자본론》 제1권에서 19세기의 기술 발전이 새로운 발전을 이끌었음을 지적하며 이것에 면밀한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영국의 기계는 인도 산업을 파괴했고, 제국주의 중심부의 산업은 주변국 농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철도 운송의 확대는 자본과 제국주의의 촉수를 전 지구로 확장했다. 앨버커커의 발표문을 요약하면, 각각의 기술혁신은 노동의 국제적 분업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새로운 출발점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였고 최근 출간된 《화폐와 총체성》의 저자인 프레드 모즐리는 이윤율 추이가 미국 자본주의의 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을 다뤘다. 모즐리는 이윤율 증가의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사이의 관계이며, 비생산적 노동은 노동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가치나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를 전유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영역은 금융, 정부, 그리고 기타 비생산적 산업이며, 생산적 부문에서의 감독·관리 노동자들도 비생산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비생산적 부문이 잉여가치를 점점 더 많이 전유함으로써 생산적 투자에 대한 이윤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에 종말을 고하는 조짐처럼 보인다. 비생산적 부문에서 자본이 파괴돼야 생산적 투자에 더 많은 자본이 흘러갈 것이다.

심포지엄 마지막 날 오후 세션은 현대 자본주의의 노동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하에서 사회와 노동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봤는지를 다뤘다. 티티 바타차리야는 ‘사회적 재생산 이론: 자본을 사회적 관계로서 생각하기’라는 주제로 오늘날 노동의 성격을 다뤘다. 그가 주장한 가정에서의 여성 착취나 노동계급 가정에 대한 자본주의적 압력이라는 쟁점과 더불어 사회재생산 이론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것들이 《자본론》 제1권 등에서 마르크스가 밝힌 노동력 가치 이론을 더 발전시켰는가 하는 것이 쟁점이었다.

루시아 프라델라는 제국주의와 이주가 노동자에 미치는 영향과 노동자 투쟁을 다루는 글을 발표했다. 제국주의는 빈국에서 부국으로의 거대한 이주 증대와 전 세계 노동자에게 새로운 재앙을 낳았다. 하지만 아일랜드인들이 일을 하기 위해 영국의 도시로 이주했던 19세기 ― 위험스런 편견과 분열을 낳긴 했지만 ― 와 마찬가지로 오늘날도 이런 이주는 전 세계적 단결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마르크스가 당대에 영국과 아일랜드 이주 노동자들의 단결을 위해 분투했었다. 비버리 실버는 마르크스의 자본축적 이론과 산업 예비군의 전 세계적 형성과 재형성 문제를 다루는 글을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미하엘 하인리히는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그의 다른 저작에서 발견되는 공산주의의 성격을 분석하는 글을 발표했다. 그는 공산주의 사회의 기초적인 토대 ― 그의 능력에 따라가 각자로부터, 그의 필요에 따라 각자에게 ― 를 맛깔스럽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이런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까? 하인리히는 마르크스가 말년일 때 그를 방문했던 어떤 사람과의 대화를 우리에게 들려줬다. 그 사람은 마르크스에게 “무엇을 해야 하나요?” 하고 물었다. 마르크스는 답변하기 전에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투쟁!” (끝)

이 글을 요약한 이정구 국립경상대(경남 진주 소재) 대학원 전 정치경제학과 강사는 최근 정성진 교수를 공개 비판한 이후 추가 강의 배정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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