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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출간 150주년 기념 해외 심포지엄 소개 1부:
과거를 평가하며 미래를 예측하기

《자본론》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이 국내외에서 많이 열렸다. 그중 지난 9월 19일과 20일 영국 킹스칼리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데이비드 하비, 알렉스 캘리니코스, 굴리엘모 카르케디, 프레드 모즐리, 벤 파인, 마이클 하인리히 등이 참가했다. 이 심포지엄을 조직한 마이클 로버츠가 그 소식을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 〈노동자 연대〉는 그 내용을 차례대로 요약해 싣는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루시아 프라델라와 함께 올해 초부터 준비해 온 ‘《자본론》 출간 15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대략 230여 명이 참석했다. 1867년 9월에 처음 발행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오늘날에도 유의미한지를 논의하는 것이 이 심포지엄의 목적이었다.

심포지엄 첫날 굴리엘모 카르케디가 마르크스의 경제 위기 이론과 현대 자본주의에서의 함의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며 시작했다.

카르케디는 1945년부터 20세기가 끝낼 때가지 자본주의가 수많은 금융 위기와 불황을 겪으면서 소진된 상황을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황이 왜 벌어졌고, 언제 벌어졌는지 밝힐 수 있는 지표를 제시했다.

카르케디는 자본주의 생산에서 정기적이고 반복적인 불황의 기초적인 추동력으로서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을 분석 근거로 삼았다. 그는 미국 경제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법인 부문의 착취율 증가 효과를 제외하면(그래프①) 1945년부터 지금까지 이윤율의 장기적 하락 경향이 분명하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착취율 불변 조건을 완화하더라도(그래프②) 미국 경제에서 평균 이윤율은 출렁거림은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한다.

카르케디는 또한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에 대한 세 가지 주요한 상쇄요인들을 지적했는데, 잉여가치율 증가, 생산수단의 비용 저하 그리고 고정자본의 가치를 낮추는 기술 등이다. 신자유주의 시기에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생산적 투자에서 금융적 투자로 이행한 것조차 마르크스의 법칙을 역전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전후 미국에서도 이윤율 저하 경향이 상쇄요인들보다 우세했다.

많은 학자들이 이와 비슷한 결과를 밝혔기 때문에 카르케디의 논문에서 이런 결과는 그리 새롭지는 않다. 그런데 그의 논문에서 새로운 것은 이윤율을 낮추는 몇 가지 추가적인 경향적 힘들과 위기가 실제로 터졌을 때 이를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를 밝혔다는 점이다.

카르케디가 이차적인 경향적 요소들이라고 지칭한 지표들로는 전체 투자에 대비한 고용의 점진적 하락, 새로 생긴 가치가 전체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점진적 하락 등이 있다. 카르케디에 따르면, 이들 요소들은 현재 국면에서 자본주의의 점진적 소진을 나타낸다.

더 나아가 카르케디는 위기가 발생할 때 나타나는 세 가지 지표를 제시했는데, 이윤율의 변화와 고용의 변화 그리고 신규 생성 가치의 변화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12번 있었다), 그것은 경제 위기나 생산에서의 불황과 일치했다. 카르케디가 제시한 지표가 매우 유용한 것이긴 하지만 2017년 미국 경제에서는 세 지표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내지 않았다. 고용과 신규 생성 가치가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르케디가 제시한 지표로 볼 때 불황은 임박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카르케디의 논문에서 또 다른 혁신적인 내용은 금융위기가 생산적 부문에서의 이윤율 위기의 산물이지 금융화 이론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이다. 그는 금융 이윤이 하락할 때 위기가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 줬지만 더 중요하게는 금융부문의 이윤 하락이 생산적 부문의 이윤 하락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카르케디가 밝혔듯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30년 동안 미국 자본주의의 발전에서 금융위기는 전혀 없었다.” 1970년대에 생산적 부문에서의 이윤율이 하락했을 때 자본이 금융의 비생산적 부문으로의 이전이 있었고, 이런 이전이 신자유주의 시기에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위기가 나타나기 전의 시기에 생산적 부문에서의 이윤율 악화는 금융위기와 비금융위기 모두의 공통적인 원인이다. … 금융화 테제와는 달리 생산적 부문이 금융부문을 결정했다.”

카르케디는 계속하여 경제 위기가 발생한 것이 임금 수요의 부족 때문도 아니고 케인스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정부 지출의 확대 실패 때문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줬다. 전후 12번의 경제 위기 중에서 11번은 임금 인상과 정부 지출의 증대가 있었음에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르케디는 마르크스의 이윤율 법칙이 자본주의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하는 가장 훌륭한 설명이며, 특히 생산적 부문에서 이윤율의 장기적 하락이 자본주의가 그 생산적 잠재력을 소진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제2차세계대전에서처럼 자본 가치의 대규모 파괴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여기서 카르케디의 논문을 좀더 깊이 다뤘는데, 그것은 그의 논문이 현대 자본주의에서 경제 위기를 이해할 때 마르크스의 공헌을 지지해야 할 많은 증거들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토론자로 나온 아시아아프리카대학교(SOAS)의 벤 파인 교수가 이 논문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벤 파인은 마르크스의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에 동의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현대의 자본 구조가 금융화로 인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카르케디의 논문이 지니는 유의미성을 무시했다. 벤 파인은 자신이 생각한 바를 설명할 시간을 갖지 못했지만, 자본주의의 금융 구조의 변화로 인해 마르크스의 이윤율 법칙이 경제 위기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 세션의 또 다른 참가자는 폴 마틱 주니어였는데, 그도 다른 이유에서 카르케디의 논문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폴 마틱의 경우 마르크스를 따라 이윤율을 추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불필요한 것이었다. 마르크스의 범주는 가치로 이루어져 있고 또 우리가 마르크스의 법칙을 검증하기 위해 현대 부르주아지의 국민계정으로는 가치 측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윤율 추계는 불가능하고, 자본주의 생산에서 금융 위기와 불황이 정기적으로 나타난다는 바로 그 사실이 마르크스가 옳다는 것을 보여 주기 때문에 이윤율 추계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본론》에서 마르크스는 경제 위기의 구체적 현실을 설명할 수 있게 해 주는 많은 추상들을 제시했다. 우리는 여전히 이런 경제 위기들을 묘사할 수는 있지만, 왜곡된 부르주아 데이터로 사이비 자연과학처럼 마르크스의 법칙을 ‘검증’할 수는 없고 또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법칙의 타당성을 ‘보여 주기’ 위해 전반적 사태나 추세를 이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마르크스의 이윤율 법칙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이윤율을 측정하고 이윤율을 기업의 투자와 경제 성장 그리고 불황과 인과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리는 미래의 경제 위기에 대한 예상까지도 할 수 있다. 마르크스의 법칙을 지지하는 경험적 증거들을 이용할 때에만 다른 이론들을 일축할 수 있다.

물론 이윤율을 추계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이 일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분명히 마르크스는 자신의 이론을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마르크스보다는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어깨 위에 서서 지난 150년 동안 벌어진 경제 위기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마르크스의 법칙이 현실과 어긋나는지를 검증할 수 있다. 카르케디의 논문은 이런 과제에 대한 설명력을 더해준다. (2부에서 계속)

이 글을 요약한 이정구 국립경상대(경남 진주 소재) 대학원 전 정치경제학과 강사는 최근 정성진 교수를 공개 비판한 이후 추가 강의 배정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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