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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트럼프 방한을 환영하지 않는다”
7일 오후 7시 광화문에 모두 모이자

11월 4일 종로 도심 한복판에서 ‘NO 트럼프 공동행동’ 주최 집회가 열려 2000명(주최 측 발표)이 “트럼프 방한 반대”를 외쳤다. 서울 외에도 부산, 울산, 광주, 대전, 춘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전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맥매스터가 트럼프가 문재인을 만나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할 것이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4일 집회와 뒤이은 행진은 트럼프 정부의 위협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를 보여 주는 행동이자, 트럼프 방한 반대 운동의 힘찬 출정식과도 같았다.

11월 4일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최근 한껏 고조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26년 만 미국 대통령의 최장기 아시아 순방 등이 맞물려 이번 시위는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전 세계 주요 언론에서 취재진을 보내 한국인 시위 참가자들을 인터뷰했다. 무대 연설마다 쏟아지는 뜨거운 반응을 렌즈에 담으려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사회를 맡은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의 선창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이 한 목소리로 외친 “NO 트럼프, NO WAR[전쟁 반대]” 구호가 집회 시작을 알렸다.

한충목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대표는 “미국 제국주의 황제 트럼프” 방한에 반대해야 한다며, 그동안 미국 제국주의가 베트남·아프가니스탄·이라크·리비아 등에서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것을 상기시켰다. 한 대표는 11월 7일 광화문에 다시 모일 때는 전국 집중하는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미국 반전평화단체 ‘코드핑크’의 공동 설립자인 앤 라이트 씨의 연대 메시지 영상이 상영됐다. 그는 트럼프가 아시아로 가기 전에 들르는 하와이에서 반대 투쟁을 준비한다며 한국 투쟁에 연대를 전했다. 그밖에도 일본에서 트럼프 방일 반대 집회를 조직 중인 ‘전쟁회담 반대 신주쿠 집회 행진 실행위원회’도 “트럼프 방일, 한반도 침략 전쟁, 개헌 반대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연대 메시지를 보내 왔다.

이처럼 트럼프는 가는 곳마다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전쟁 위기로 세계적 이목이 집중된 한국에서 그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11월 4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앞에서 열린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다음으로 연단에 오른 청년들도 패기 있게 트럼프 방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박혜신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활동가는 트럼프를 비판할 뿐 아니라, 그를 국빈 초청하고 국회 연단도 내준 문재인 정부도 비판했다.

“한반도가 점점 군사 긴장의 도박장이 되는 상황에서, ‘화염과 분노’를 일으키는 트럼프가 국회에 선다며 어떤 또 험악한 말을 쏟아내겠습니까? 이미 정부가 북핵 대응에 공조하기로 한 마당에 그의 연설을 국회에서 환호한다면, 이후 한반도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트럼프는 8일 오전에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아시아 순방국 중에 그에게 의회 연설 자리를 준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원내 정당 중 유일하게 트럼프 국회 연설 반대를 밝힌 민중당의 김창한 공동상임대표는 다른 원내 정당들도 트럼프 방한 반대에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미동맹은 적폐 중의 적폐[입니다], 이 적폐를 청산해야 미래가 보장되고 평화가 찾아옵니다.” 민중당 의원들이 8일 트럼프 국회 연설 때 트럼프 반대 목소리를 원내에서 분명하게 대변하길 기대한다.

조은화 향린교회 목사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재치 있는 연설로 참가자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악령” 트럼프에게 “성경을 인용해”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 입 닥치고, 이 땅에서 꺼져라!”

집회를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긴장 고조시키는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지는 못할 망정” “‘국빈 대접’이라는 비단길을 깔아주면서, 방한 반대 집회 장소 대부분을 불허”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7일 저녁 광화문에 크게 모여서 방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고 강조했다.

11월 4일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이어서 참가자들은 미국 대사관을 향해 행진에 나섰다. 행진 내내 힘차고 신나는 분위기기 계속됐다. 행진 대열과 함께한 ‘레츠피스’라는 젊은 청년들의 신나는 타악기 연주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위 대열은 “전쟁 반대 트럼프 반대”, “국회 연설 웬말이냐” 등 구호를 계속 외쳤고, 특히 저승사자 복장을 하거나 다양한 팻말을 들고 활기차게 행진하는 대학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지나가다가 멈춰 서서 행진을 지켜보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외국인들이 트럼프 방한 반대에 호응하며, 사진을 찍고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점에서 행진 대열을 이끈 방송차가 “양키 고 홈” 같은 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계속 튼 것은 아쉬웠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평범한 주한 미국인들도 이런 행동에 함께하도록 트럼프 방한 반대 운동 측이 호소할 필요가 있다.

미국 대사관 앞에 도착하자 이미 수많은 경찰들이 포진해 있었다. 종착지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대사관 쪽을 바라보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행진 참가자들은 7일 다시 한 번,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이자고 결의했다.

4일 집회로 트럼프 방한 반대 운동은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트럼프가 한국에 발을 디딜 7일 광화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제국주의적 대북 공세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트럼프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야 한다. 그리고 8일 국회에서 그가 결코 편안한 마음으로 “북한 파괴” 같은 무시무시한 얘기를 토해내지 못하도록 우리의 행동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자신의 캠퍼스에서, 노조 활동가들은 자신들의 작업장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시위 참가를 호소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바라고 현재의 긴장 고조를 진심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은 7일 오후 7시 광화문으로 모이자.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 트럼프 방한 반대 목소리

[부산]
부산 촛불항쟁 1년 적폐 청산·사회대개혁·전쟁 반대 부산시민대회

'부산 촛불항쟁 1년 적폐 청산·사회대개혁·전쟁 반대 부산시민대회' 참가자들

오후 6시 부산 서면에서 ‘부산 촛불항쟁 1년 적폐 청산·사회대개혁·전쟁 반대 부산시민대회’가 열렸다. 약 600명이 모여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자”, “트럼프 오지마! 전쟁 책동 중단하라’ 등을 외쳤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민중당, 정의당, 녹색당 등 진보 정당과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 언론노조, 전교조, 겨레하나, 노동자연대, 참여연대 등 여러 단체가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 하에서도 청산해야 할 적폐가 많다며, 적폐 청산을 위해 앞으로도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트럼프 방한에도 함께 반대하자고 뜻을 모았다.

[울산]
NO 전쟁, NO 트럼프 울산시민대회

'NO 전쟁, NO 트럼프 울산시민대회'에서 무지개 깃발을 몸에 걸치고 행진하는 참가자들

오후 4시 30분에 울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NO 전쟁, NO 트럼프 울산시민대회’에 100여 명이 모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울산진보연대 대표가 힘찬 대회사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서 김지태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활동가가 발언했다. “고조되는 미·중 간 긴장 속에서 트럼프는 한미동맹 강화를 주문할 것이다. 트럼프 방한에 분명하게 반대하자. 평화운동 건설을 시작하자.”

뜻깊게도, 같은 장소에서 사전에 열린 성소수자들의 집회 ‘퀴어 라이브’ 참가자들도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에 함께했다. ‘퀴어 라이브’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울산 성소수자 단체 디스웨이 활동가는 “차별에 맞서, 성소수자들도 트럼프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울산 도심을 행진했다. 행진 후 발언한 김진석 민중당 남구위원장은 트럼프를 초청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 박수를 받았다.

[춘천]
NO 트럼프 강원지역 시국대회

'NO 트럼프 강원지역 시국대회' 참가자들

오후 4시 춘천 명동에서 열린 ‘NO트럼프 강원지역 시국대회’에 노동자·농민·학생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트럼프 방한을 적극 규탄했다.

시급하게 조직됐는데도 수십 명이 모여 트럼프 방한 반대의 뜻을 모았다. “미치광이 트럼프 방한 반대한다”,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전쟁은 안 된다’고 할 뿐 오히려 트럼프의 망발을 칭찬하고 ... 이제는 그를 국빈으로 초청하고 국회연단까지 내주는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범국민대회에 적극 참가할 것을 결의했다.

11월 4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앞에서 열린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1월 4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앞에서 열린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1월 4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앞에서 열린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향린교회 조은화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광일
11월 4일 서울 종로 르메이에르 앞에서 열린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1월 4일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을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11월 4일 ’No 트럼프 No War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방한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향린교회 조은화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