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진보 단일화 경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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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한 달 남짓 남았다. 울산 북구에서는 부당하게 의원직을 상실한 민중당 윤종오 전 의원을 대신할 국회의원 재선거도 치러진다.
당연히 많은 노동자들이 이 선거에서 다시 노동계 단일 후보가 당선하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촛불 계승 운운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노동 개혁은커녕 노동 적폐 청산도 경원시해 왔다. 문재인은 최근 금속 제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지키기 돕기를 거부했다. 민주당의 울산 북구 국회의원 후보는 보수정치와 노동정치가 번갈아 당선하며 북구를 망쳤다고 주장한다.
현재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는 진보 후보 간 단일화 투표를 앞두고 있다(5월 10~11일). 울산 북구에서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했던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과 현대차 노동자 출신인 민중당 권오길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후보다.
단일화 방식은 논란 끝에 주민 여론조사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대의원 투표를 각 50퍼센트씩 반영하기로 했다.
두 후보의 입장과 실천을 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점으로 아쉽게도 둘 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무시를 정면으로 비판하지는 않는다. 이는 두 후보가 속한 민중당과 정의당이 모호한 태도를 취해 온 것과 관계 있는 듯하다.
상대적으로 정의당과 조승수 후보가 민주당에 좀 더 친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조 후보는 최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하는 남북 관계, 적폐 청산 등등을 기본적으로 지지[하고] … 노동기본권 문제나 … 서민의 삶을 체계적으로 보살피고 복지국가의 틀을 잡는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태이고 우려가 현실화된 지점도 있어 조승수 그리고 정의당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마치 문재인 정부의 보완재 구실을 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애매하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방식에 의해서 협의에 의해서 하는 방식은 부정 않겠지만 제가 먼저 하자, 어떻게 하자고 할 생각은 없다.”
같은 매체의 인터뷰에서 민중당 권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실망이 커지는 노동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를 정면 비판하기를 회피하는 인상이다.
조승수 후보는 독자 공약을 아직 내놓지 않았지만, 정의당 울산시당은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주 35시간, 연 1800시간 상한제)을 핵심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16년 총선 진보 단일화 경선 때도 조 후보의 주요 공약이었다.
권오길 후보는 노동 개혁입법을 강조하며 공약들을 여럿 내놓았다. 희망퇴직 남용 방지법, 감정노동 보호법, 10대 재벌 비정규직 금지법, 대기업 청년고용의무제 등.
노동계 의원과 구청장 등을 여럿 배출한 울산 북구에서 친노동 입법 공약만으로는 차별성이 있을 것 같지 않다. 그것을 실현할 진정한 방법이 중요하다. 대중 투쟁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 조 후보는 2016년에도 노동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놨지만, 이를 사회적 합의 방식으로 이루자고 했다. 권 후보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는 의원이 되겠다고 (추상적으로) 말한다.
두 후보 모두 노동계에 기반이 있지만, 구성은 좀 다르다.
조 후보는 현장 투쟁보다는 노동자 양보를 함축하는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는 상층의 온건한 부분을 기반으로 삼는다. 그중 일부는 노사정위원장이 된 문성현과도 연계돼 있다. 이런 온건성은 그가 국가보안법 문제에 매우 나쁜 태도를 취하며, 혁명적 좌파와 친북 좌파에 적대적인 것과 관계 있을 것이다.
권 후보는 조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현장 기반을 더 강조하는 듯하다. 민주노총 울산 조합원 4503명이 공개 지지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시절에는 민주노총 파업, 지역 내 연대, 지역 촛불 등의 조직 책임을 무난하게 수행한 걸로 보인다. 다만, 민주노총 중심 진보대통합을 “강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분열을 초래할까 봐 다소 우려스럽다.
둘 중 누구라도 자본가 정당들의 후보와 맞붙는 진보 단일 후보가 되면 그에게 비판적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선진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보기에 두 후보는 모두 좌파성, 투쟁성이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본선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조승수 후보가 노동자 편에 서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권오길 후보보다 덜 투쟁적이고 더 온건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