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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시행 빌미로 한 임금 삭감 시도에 맞서:
기아차 도장부 노동자들이 화성 공장 생산을 마비시키다

기아차 사측이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제를 핑계로 일부 부서에서 임금 삭감과 외주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맞서 화성 공장의 도장부 노동자들이 생산에 타격을 주는 투쟁에 나서, 7월 3일 현재 화성공장 전체 생산의 80퍼센트가 마비됐다. 특히 주력 인기 차종인 니로와 쏘렌토 생산 공장인 화성 1, 2공장은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기아차 화성 공장에는 도장 2부와 3부가 있고, 조립 공장은 3개가 있다.)

기아차 공장에는 주당 52시간 이상을 초과 노동하는 법적 필수근무자들이 일부 있다. 노동자들은 마땅히 인력을 대폭 충원해 임금·조건 후퇴 없이 3교대제를 시행하길 바란다. 사측이 즉각 인력 충원을 시행하지 않아 노사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는 와중에 사측은 필수근무자들이 부분적으로 있는 도장부에서 임금 삭감과 외주화 공격에 나섰다.(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들뿐 아니라, 주 52시간 미만 일하는 노동자들까지 모두 공격 대상이다.)

도장부의 일부 노동자들은 단협으로 보장된 휴식시간이나 중식시간에도 일을 한다.(시차제) 차체 도색과 건조 과정에서 쉬는 시간에도 일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노동자들은 정상근무를 마친 뒤 매일같이 설비 점검과 청소 업무를 추가로 한다.

도장부 노동자들은 그동안 투쟁을 통해 이런 업무들에 대해 추가 수당을 받아 왔다.(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연장근무인 셈이므로 마땅한 일이다.) 도장 2부 노동자들은 니로와 쏘렌토 생산에 합의할 당시 부족한 인력을 대신해 추가 수당을 따냈었다.

그런데 사측은 기존에 노조와 한 합의를 깨고 추가 수당을 삭감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설비 점검·청소를 하는 특근 업무를 일부 외주화 하겠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비정규직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도장 2부 하도3반 노동자들은 사측의 합의 파기에 항의해, 7월 2일부터 니로와 쏘렌토 생산에 들어가는 추가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자동차 컨베이어벨트의 특성상 특정 작업에 대한 거부는 도장 작업 전체를 멈추게 만들고, 그 여파로 조립 1, 2 공장 전체를 마비시켰다!

도장 3부 실라반 노동자들은 휴식·중식시간 추가 근무(시차제)를 거부하고, 표준작업지시서 이행 등의 방법으로 작업을 지연시켜 생산에 타격을 주고 있다.

7월 2일부터 생산이 마비되기 시작하자 사측은 관리자를 동원해 고소고발을 협박하는 한편, 여러 차례 대체인력 투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은 단호히 이에 맞서며 대의원·집행부와 함께 대체인력을 막고 있다.

현장 조합원들의 저항이 거세지자 기아차지부 화성지회는 3일 낮에 전체 대의원 회의를 소집해, 도장 2부 현장 투쟁 엄호, 대체인력 저지 방침을 결정했다. 사측이 노동조합의 방침을 거슬러 8시간 이상의 추가근무를 강요하면 “보복 파업”도 전개하기로 했다.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윤민희 집행부는 현장 노동자들의 압력에 밀려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집행부는 말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장부 노동자들을 엄호하기 위한 투쟁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금 사측은 세계경제 위기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혈안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임금 동결을 선언했고, 도장부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어떻게든 인건비를 줄이려고 한다. 그런 만큼 노동조합도 단호하게 싸워야 임금·조건을 지킬 수 있다.

현장의 투사들이 적극 나서 도장부 조합원들의 투쟁을 지지·엄호하고 연대를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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