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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정의당 비례후보 비방을 중단하라

민주당이 정의당 비례 후보들의 도덕성을 공격한 것은 위기감의 반영일 뿐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청년 몫 공동위원장인 황희두는 류호정 정의당 비례 후보의 부도덕성 의혹을 제기했다.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온라인 게임에서 류호정 후보가 아이디를 타인에게 대여해, 대리 게임으로 등급을 높였고 이를 훗날 게임업체 취업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계를 대변해 국회의원은 따 논 당상인 정의당 비례 1번 후보가 됐으니, 사실상 부정으로 국회의원직을 차지했다는 논리다.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난감한 일이기는 하다. 온라인 게임에서 유저들 간에 기본 매너로 약속된 룰을 지키지 않은 것은 자본주의적 공정성의 논리에 비춰 실수로 보인다. 류 후보 스스로 이를 인정했다. 그리고 대학생이던 당시에 이미 사과와 게임 동아리 회장 사퇴 등의 조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 뒤 삶의 행로에서 류 후보는 여러 번 선택의 기로에 섰고 게임업체 노동자에서 노동조합 활동가, 진보 정치인으로 변모해 왔다. 이 과정은 예정된 삶이 아니었다. 이 점에서 민주당 측의 비난은 논리 비약이다. 조국이나 나경원의 자녀들처럼 진학·취업에서 부모의 특혜를 입었거나 특혜를 위해 조작을 한 게 아니라면, 게임 아이디 공유는 사적 영역의 실수로 볼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청년 일부에게는 다소 언짢은 일일지라도 말이다.

현실 세계에서 조국 일가가 벌인 대리 시험과 문서 위조를 실정법은 물론 도덕적 하자도 없다고 옹호해 온 민주당·친문 세력이 개인들 간의 온라인 게임 아이디 공유를 엄청난 부정 의혹으로 매도하는 것은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다. 둘은 전혀 비교가 안 되는 일들이다.

황희두 자신이 친문 조직 출신으로 조국 수호파이다. 또, 경기도 의정부에서 민주당 후보로 문희상의 아들(무소속 출마)과 경쟁하는 오영환 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오영환은 민주당이 지난해 소방관 출신 청년 영입 인재로 발표해 주목받았으나 조국 옹호 발언으로 인기를 잃었다.)

그는 프로게이머 출신을 경력으로 내세우지만, 찾아 보면 프로게이머 경력은 만 1년(2010년도)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이후에는 친문 계열 조직들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e게임 관련 경력이라면, 서울시(시장 박원순)를 대상으로 게임 시장 투자 캠페인을 벌였던 게 눈에 띈다. 게이머보다는 게임업계와의 연계성이 더 큰 것이다. 이는 게임 개발 업체들에서 노조를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고, IT노조들이 대거 가입된 민주노총 화섬연맹 집행부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류호정 후보를 싫어할 만한 또 다른 동기다.

의혹을 제기하고 온라인 공격을 한 시점도 수상하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정의당을 참여시키려고 하던 때였다. 그리고 정의당이 참여를 거부하자 온라인 공격도 더 거세졌다. 친문 지지자들은 지금도 류호정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 등에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

정의당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총선에서 200만 표를 넘게 득표했다. 이 표가 비례와 지역구에서 민주당과 그 위장 계열 정당에게 쏠린다면, 민주당에게는 큰 득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 국면에서 민주당이 청년 간부를 내세워 정의당 비례 후보에 흠집을 낸 것은 위장 비례 연합에 참여하라는 압박이자, 그 압박이 통하지 않았을 경우 경쟁자인 정의당 표를 빼앗아 올 수단이었을 것이다. 일거양득을 노린 책략인 것이다. 물론 우파들도 여기에 덩달아 합류했다.

정의당은 3월 15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제기된 의혹을 심사하고 류호정 후보를 재신임했다. 정의당과 류 후보가 굳건히, 한결같이 민주당과 싸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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