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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기후재난과 자본주의

기후재난이 계속된다

유럽에서 시베리아까지 기록적인 폭염, 호주와 미국과 북극을 불태운 기록적인 산불, 하룻밤 사이 뒤바뀐 폭염과 폭설, 기록적인 폭우, 장마, 홍수, 태풍, 허리케인 등 심각한 기후재난들이 계속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불러들인 온실가스는 주로 자본주의의 심장과 다를 바 없는 화석연료산업들의 산물이다. 그리고 탄소도 쓰레기도 개인보다 산업의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심지어 개인이 소비하는 탄소조차 전 세계 상위 1퍼센트의 부자들이 하위 50퍼센트의 가난한 사람들보다 두 배 넘게 많이 배출한다.

문제는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엄청난 규모로 생산을 할 수 있다. 노동시간을 크게 줄여도 될 만큼 생산성도 매우 높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기에 충분할 정도다.

그러나 동시에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다. 엄청난 부와 자원을 극소수에게 집중시킨다.

그래서 더 잔인하다. 가난한 이들이 굶어죽는데 이윤을 위해서 식량을 폐기한다. 기업은 특정제품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하고 과잉생산 한다.

기업주들은 이윤을 놓고 서로 싸우느라, 충분히 가능한데도 긴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다. 세계는 국가로 나뉘어 서로 을러대느라 군비를 늘리고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 모든 일은 자본주의의 원동력이 이윤이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윤에 눈먼 기업과 정부 들은 지구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 지구를 착취하고, 생산의 폐기물들을 버리는 쓰레기통쯤으로 여긴다.

따라서 지구를 파괴하는 자들은 자본가와 정부다. 자본주의에서 평범한 다수는 이들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런데 정작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흑인 밀집 지역은 투자도 없고 더 혼잡하고 녹지도 적은 탓에 같은 도시의 다른 주민들보다 7도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고와 위험을 거의 무시하고 이대로 계속 가는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고 기후재앙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비가 시급하다. 기후재난에 취약한 이들을 돕는 일도 그러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후재난을 부추기는 거대기업들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국가들과 대결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극소수만 있다. 그래서 그들은 노동자들이 세상을 돌릴 수도 멈출 수도 있는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단결해 들고 일어날까 봐 늘 걱정이다.

대다수를 분열시키지 못한다면, 극소수는 하루도 지배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지배받는 대다수가 겪고 있는 고통과 불행이 더 넓은 정치적·경제적·사회적인 것들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실패와 불운이라 여기도록, 지배하는 극소수는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러나 이 분열에 대한 해독제는 바로 자본주의가 우리를 부리는 방식에 숨어있다.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한데 모은다. 한곳에 있지 않더라도 노동자라면 고용주에게 착취당하는 경험을 공유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는 다른 직장의 투쟁에도 연대감을 가질 수 있다.

평상시 노동자 개인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거나 심지어 탐욕스럽게 행동할 수도 있지만, 같은 처지 즉 같은 계급이란 조건 때문에 언젠가 분열을 떨치고 단결해 싸움에 나설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제 노동자들이 집단적 행동에 나서게 되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기 쉽고 기후변화 반대투쟁 같은 다른 전투와도 연결될 수 있다.

사실, 둘은 같은 적을 상대한다. 오히려 기업과 정부는 이 점을 잘 알고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투쟁의 연결이 자동은 아니다. 연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훨씬 더 낫다.

자본주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낮은 이윤율에 대응해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공격하고 공공서비스를 대폭 줄이고 환경을 그나마 보호할 수 있는 규제들까지 없애거나 쓸모없게 만들었다.

같은 시기 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와 위험성이 확산됐지만 힘센 기업과 정부일수록 술책이나 부리고 거의 무시해왔다.

예컨대, 북극의 온난화는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르지만 위험성은 예측불가능이다. 북극에도 산불이 늘었는데, 이 불은 땅 위에서 진화돼도 1년 가까이 토탄층에 숨어 있다가 다시 튀어나온다.

만약 이 불길이 토탄층 아래 영구동토층을 훼손한다면 그때는 탄소보다 30배 강력한 온난화물질 메탄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런데도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리자, 중국 정부는 북극해 진출을 노리고 미국 정부는 중국에게 손대지 말라 엄포를 놨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두 국가는 이 와중에도 북극해를 가지고 쟁탈전이다.

그동안 자본주의에게 기회는 충분했다. 자본주의는 자본가권력이고 그들 중 겨우 26명이 세계의 나머지 절반의 부를 가졌다. 돈도 힘도 충분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구를 위해 가난과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한 게 없다.

더구나 26명은 2018년 통계다. 2017년에는 43명, 2016년에는 61명이었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억만장자들이 한 해(2016년) 동안 늘린 재산이면, 최빈곤층의 가난을 7번 끝낼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자본가 권력은 혹시라도 개과천선할 리가 없다.

만약 노동자들이 통제하는 민주적인 사회가 된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해 생산과 사회를 전면 개조할 것이다.

20세기 전반 세계는 30여 년 동안 전쟁과 혁명이 교차했다. 그 후로도 여러 혁명이 있었다. 혁명의 기회들이 성공했고 그때 자본주의가 끝났다면 지금보다 지구는 훨씬 건강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현재의 조건에서만 최선을 다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 혁명의 타임라인은 기후변화보다 느린 것 같다.

물론, 미래는 늘 움직인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행동이 현재의 조건들과 상호작용해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포스트아포칼립스”의 미래가 온다 해도, 그 다음 미래 역시 우리의 결정과 행동이 중요할 것이다.

지난 9월, 영국 런던에서 기후위기에 국가적 대응을 요구하는 수천 명의 “멸종반란” 시위대가 마스크를 쓰고 서로 거리를 둔 채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했다. 시위의 한 참가자가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가 더 일찍 행동할수록, 더 많은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

“더 급진적인 수단을 주장하는 일은 여러분의 의무입니다.”

● 지구의 파괴자는 자본주의다.

● 이윤경쟁은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

● 그러니 자본주의를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앞의 두 문장에 끌리면, 마지막 질문의 답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질문에 맞는 답은 전략에 해당한다. 성공에는 좋은 전략이 필수다. 자본주의의 지배세력은 결코 선선히 물러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제를 완수할 세력이 왜 노동자 계급인지, 왜 소련과 중국과 북한과 쿠바 등은 사회주의가 아니고 자본주의인지 아는 것은 전략상의 치명적 오류들을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노동자연대에 회원가입을 하고 토론을 해도 좋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주의와 싸우려면 서로 연결되고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 급진적인 수단을 주장하는 일은 여러분의 의무입니다.” 러시아 혁명이 시작되기 1년 2개월 전, 사회주의자 헬렌 켈러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전쟁 반대 파업을 호소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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