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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동부 최악의 홍수:
끔찍한 기후 재난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 주를 강타한 거대한 홍수는 기후변화가 생명을 위협함을 보여 준다.

3월 9일 현재까지 홍수로 21명이 사망했다. 이는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기후변화가 폭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에 시급하게 나서야 함을 일깨워 준다.

가장 최근 수해가 닥친 곳은 시드니다. 시드니에는 지난 2주 동안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 주민들 약 5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맨리 지역과 시드니 서쪽의 일부 지역들은 물에 잠겼다.

뉴사우스웨일스의 북부 도시 리즈모어에서는 피해가 특히 심각했는데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수백 명이 지붕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갈 곳을 잃었다. 지금까지 리즈모어가 겪은 최악의 홍수는 1974년 홍수였다. 당시 물이 12.5미터까지 차올랐다. 이번 홍수는 14.4미터까지 차올랐다. 이것이 기후변화의 효과다. 주거지가 파괴되고 사람들은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이 지역에서 녹색당 하원의원으로 당선한 수 히깅손은 말했다. “홍수가 빈번한 지역인 만큼(특히 2017년 이후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홍수 대비책이 있었지만 완전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1974년 우리가 겪었던 홍수는 지역 사회 곳곳에 깊이 각인됐습니다. 당시 홍수는 역대 최악의 홍수였습니다. 마을 곳곳 전봇대에 물이 차오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과거의 홍수입니다. 오늘날 벌어지는 홍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입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북쪽 지역에서는 정부 대응이 미흡한 탓에 주민들이 개인 보트를 타고 이 집 저 집 다니며 자체적으로 서로 구조해야 했다. 지역 주민 존 밴더스톡은 〈가디언〉에 말했다. “구조대가 오긴 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20대 1의 비율로 더 많습니다. 보트를 가진 사람들은 밖에 나가 누구든지 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나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50여 명을 구조했다고 전한 빈센트 메리처치는 이렇게 회상했다. “온몸이 굳어버릴 만큼 끔찍한 비명이 들렸습니다. ‘저랑 제 아내, 아이들을 꺼내 주세요.’ 저는 그들 중 먼저 죽을 것 같은 사람을 골라서 구조해야 했습니다. 그곳에 보트는 우리밖에 없었습니다.”

퀸즐랜드도 심각한 홍수를 겪고 있는데 특히 브리즈번 인근이 그렇다. 브리즈번 일대의 5만 가구에 전력이 끊겼고 1만 8000가구가 침수됐다. 한 주에 790밀리미터라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퀸즐랜드 구조대는 매시간 100건이 넘는 구조 요청이 온다고 발표했다. 한 구조대원은 지붕에 갇힌 가족의 구조 요청을 받았지만 홍수 때문에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이로 인해 도움이 필요했던 이 가족은 목숨을 잃었다.

순식간에 차오른 물 때문에 지붕 위 말고는 피할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대기 순환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퀸즐랜드에 몇 년마다 내리는 폭우는 라니냐라고 불리는 기상 현상 때문이다. 라니냐는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강한 바람이 극단적인 기상 조건을 만들어낼 때 발생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라니냐 기간의 평균 강수량이 22퍼센트 증가했고, 이는 극심한 홍수를 야기했다.

대기가 더워질수록 대기가 머금는 수분도 더 많아진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수분을 7퍼센트씩 더 많이 머금을 수 있다.

우리는 기후 비상 상황에 놓여 있다. 폭우와 홍수는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2019년 기록적이고 파괴적인 산불을 겪었다. 이것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제로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생태계는 다른 곳으로 내몰리거나 파괴되고 있다. 구조대는 갈수록 역부족이며, 주거지와 지역 사회는 파괴되고, 사람들은 목숨을 잃고 있다.

2월 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 기후변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한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다. 호주는 돌이킬 수 없는 산호초 손실, 고산종 감소, 산림 파괴, 극심한 화재와 폭염 증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선진국 중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나라에 속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태계는 이런 엄청난 손실과 파괴를 겪은 뒤 쉽게 재건되지 않는다. 극단적인 기상 이변이 점점 더 나타날 것이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이런 상황을 예견해 왔다. 그러나 모리슨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유의미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리슨은 쿠리쿠리 지역에 6억 달러짜리 가스발전소 건설 계획을 내놓으며 “가스 주도 경제 회복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그는 [호주 가스 에너지 기업인] 산토스의 가스전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원주민 지역에 가스정을 850개 뚫어 온실가스를 1억 2700만 톤 배출하게 될 것이다. 이런 화석연료 사업은 기후 위기의 원인일 뿐 아니라 원주민 지역 토지도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기후 위기로 가는 길을 닦은 것은 바로 정부다. 따라서 정부가 우리를 기후 위기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토지 파괴와 기후 재앙으로 계속 이윤을 뽑아낼 것이다.

녹색 미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노동자, 학생, 원주민이다. 우리는 단결해서 정부의 기후 범죄에 맞서 싸워야 한다. 정치인들과 산토스 같은 거대 기업들을 몰아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집단적 힘이 우리에게는 있다.

[그레타 툰베리가 이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 3월 25일에 다시 기후 파업을 조직하고 있다.

기후 정의를 위해 싸우고, 모리슨을 몰아내고, 100퍼센트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원주민들의] 토지 권리를 위해 싸울 기회다. 이것이 환경과 공동체의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