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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평
〈대도시의 사랑법〉
:
게이 청년의 사랑, 이별, 아픔, 성장 이야기
지면
김현진
526호
2024. 11. 19
우리가 생활하는 학교·직장·가정, 우리가 주로 보는 드라마·영화·스포츠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는 거의 없다시피 할 것이다. 고정관념을 제외하곤 성소수자의 존재가 거의 무시되기 때문이다. 2024년은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예외가 될 것이다. 주인공은 서울에 사는 게이 청년이다. 드라마는 그의 친구, 연인, 가족,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원작은 박상영…
영화평
〈전,란〉(2024)
:
우파가 싫어할 영화가 사람들의 공감을 사다
지면
김현진
523호
2024. 10. 29
〈전,란〉은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다. 양반 종려(박정민 분)와 노비 천영(강동원 분)이 전란 속에서 각각 왕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이 되어 대립하는 이야기다. 정여립의 난(1589년)부터 시작해 임진년(1592년)에 시작된 전쟁이 끝나고 난 직후까지 전(戰), 쟁(爭), 반(反), 란(亂)에 이르는 네 장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대담한 구성만큼…
영화평
〈이오 카피타노〉
: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위태로운 여정
지면
김현진
515호
2024. 8. 13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영화 〈이오 카피타노〉(2023)가 8월 7일 국내에 개봉했다. 이탈리아어 제목을 번역하면 ‘나, 선장’이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받았다. 마테오 가로네 감독은 2008년에도 〈고모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고모라〉는 현재도 활동하는 나폴리의 범죄 조직 “카모라”를 미화 없이 용기 있게 고발한…
영화평
〈조선인 여공의 노래〉
:
우리가 알아야 할 조선인 이주 여성 노동자의 삶과 투쟁
김현진
515호
2024. 8. 13
8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이원식 감독, 2024)는 작은 예술관에서 드물게 상영된다. 그러니 지금 보기 힘들다면 OTT나 VOD 서비스가 될 때 봐도 좋을 것이다. 원작은 같은 제목의 일본어 책(1982)이다. 《어느 여공의 노래》로 국내에도 출간됐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절판된 상태다. 공공도서관의 디지털 자료실에 …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
북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와 역사에 관한 전시회, 아쉬워도 볼 만하다
김현진
514호
2024. 7. 16
북아메리카 원주민에 관한 전시회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박물관 현대 박물관의 시작은 18~19세기 서구 열강이 제국을 홍보하고 미화하는 것이었다. 1900년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90퍼센트 이상이 식민지였다. 당시 식민 제국들의 국립 박물관은 지금도 소장품 대부분이 식민지에서 훔쳐 온 엄청난 규…
서평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바버라 킹솔버 지음, 강동혁 옮김, 은행나무, 2024)
:
학대와 약물 중독 위기에 고통받는 미국의 빈민 아동 이야기
김현진
510호
2024. 6. 18
바버라 킹솔버의 신간 《내 이름은 데몬 코퍼헤드》는 지난해 퓰리처상과 여성소설상을 수상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70주간 올랐다. 바버라 킹솔버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가 중 한 명이다. 바버라의 책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인 첫째 이유는 정말 글을 잘 쓰기 때문이지만 둘째 이유는 자신의 글이 현실에 대한 창과 거울이 되길 바라고 쓰기…
영화평
〈존 오브 인터레스트〉
:
나치의 아우슈비츠 학살을 새롭게 다룬 영화
지면
김현진
509호
2024. 6. 11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올해 아카데미 장편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개봉했다. 영화는 홀로코스트의 대명사가 된 나치의 절멸 수용소,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의 소장 루돌프 회스와 그 가족의 1944년을 그리고 있다. ‘The zone of interest’(요주의 구역)는 나치가 강제 수용소 지역을 일컫는 용어다. 영화는 오프닝…
자본주의는 왜 약물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
김현진
505호
2024. 5. 14
언론은 오남용되는 약물로 펜타닐이나 프로포폴을 주로 언급하지만 사실 그 목록은 더 광범위하다. 항우울제, 항불안제, 진정제, 진통제, 수면제, 각성제, 체중감량제 등. 약물 오남용의 피해자는 주로 노동계급이다. 노동계급 사람들이 치료, 재활, 휴식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동계급 사람들은 실업, 생계 등의 경제적 문제와 전세 사기, 성차별…
영화평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
“미국 자본주의의 만행을 들여다보는 창”
김현진
505호
2024. 5. 14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2022년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90년이 넘는 베니스 영화제 역사상 다큐멘터리 영화가 최고상을 수상한 것은 2번뿐이다. 이 영화는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상영돼 호평받았다. 로라 포이트라스 감독은 〈시티즌포〉(2014)로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을 받은 바…
영화평
〈파묘〉
:
호러 영화의 정치성
김현진
499호
2024. 4. 2
〈파묘〉가 예술성으로 돋보이는 호러 영화는 아니다. 더 암시적이고 더 지적인 호러 영화들이 존재한다. “호러 장르는 주로 죽음이 주는 두려움과 죽음이 찾아오는 다양한 방식과 불시에 찾아오는 속성 등에 관심이 많다.” ― 《호러 영화 : 매혹과 저항의 역사》 따라서 ‘완전히 죽지 않은 자’가 불안을 일으킨다. ‘죽음/최후’라는 공식에 대항하는 이 존재들은…
최근 진보 영화의 흥행이 보여 주는 것
김현진
499호
2024. 4. 2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최근 3개월 2편이나 나왔다. 지난해 12월 말 〈서울의 봄〉과 올해 3월 말 〈파묘〉다. 각각 우파의 공인된 치부를 하나씩 다뤘다. 전자가 우파의 군부 독재가 연장되는 과정을 다뤘고 후자가 우파의 뿌리가 친일파임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두 역사는 사실상 종결되지 않았다. 우파는 광주를 욕보이는 방식으로 과거(군부 독재)를 스스로…
영화평
〈밥 말리 : 원 러브〉 개봉을 계기로 살펴보는 밥 말리의 삶, 정치, 음악
김현진
497호
2024. 3. 19
영화 〈밥 말리 : 원 러브〉는 밥 말리를 형성한 정치와 환경에 대해 잘 보여 주지 못한다. 다행히 사운드 트랙이 관객에게 ‘구원의 노래’들이 될 것이다. 그러니 밥 말리와 그의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면 큰 기대 없이 대형 스크린으로 그의 재현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이 글은 밥 말리의 삶과 사상, 음악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정치 상황까지 영화보…
서평
영화 〈가여운 것들〉의 원작 소설 《가여운 것들》
:
프랑켄슈타인의 급진적 재구성
김현진
495호
2024. 3. 6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2023)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소설(1992)은 많이 다르다. 당연한 얘기지만 매체의 특성이 다르다. 대체로 글이 훨씬 더 복잡한 생각을 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상보다 오히려 글이 더 잘 암시할 수 있는 뉘앙스도 있다. 글로 하는 예술 중에서도 소설이 간단치 않은 인물의 내면을 가장 잘 표현하는 편이다. 자본의 규모…
영화평
〈가여운 것들〉
:
가여운 탄생 대담한 여정
김현진
495호
2024. 3. 6
재능 있는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 〈가여운 것들〉이 개봉됐다. 주인공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 분)는 자살한 임산부에게 태아의 뇌를 이식해 되살린 존재다. 외과의사 고드윈 백스터(윌렘 대포 분)가 성공시킨 실험체다. 벨라는 고드윈을 “갓”이라 (줄여) 부른다. 19세기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닮은 설정이지만, 이 여성은 그 ‘괴물’과 달리 사랑스러…
[영화평] 〈나의 올드 오크〉
:
용기, 연대, 저항을 북돋는 켄 로치 감독의 신작
지면
김현진
492호
2024. 1. 23
켄 로치 감독이 단짝 동료 폴 래버티(각본)와 함께 영화 〈나의 올드 오크〉로 돌아왔다. 거의 네 번째 은퇴작이다. 은퇴를 계속 번복하는 건, 식을 줄 모르는 예술적 열정과 정치적 끈기 덕분일 것이다. 〈나의 올드 오크〉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와 함께 “잉글랜드 북동부 노동계급 3부작”이라 불린다. 〈나의 올드 오크〉의 배…
군대는 왜 폭력과 진실 은폐가 끊이지 않을까?
김현진
468호
2023. 8. 4
드라마 〈D.P.〉 시즌2가 공개돼 다시 군대 내 가혹한 인권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억압과 부패를 정상처럼 여기는 군 지휘부에게도 내세우는 나름의 논리가 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우리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선택의 기회도 없이 끌려온 젊은 노동계급이 주로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걸까? 왜 그들도 학대와…
드라마 〈D.P.〉 시즌2
:
학대와 폭력을 양산하는 국가를 법정에 세우다
김현진
468호
2023. 8. 4
팬데믹 기간 TV/OTT 드라마 시장이 한층 더 성장했다. “드라마 열풍”이란 말처럼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 어떤 수준과 형태로든 (공상적/굴절되게라도)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를테면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의 상당수는 탐욕스러운 부자·권력자·국가기구가 벌이는 부패·폭력·기만을 제법 잘 폭로했다. 아마 하루가 멀다 하고 그…
유아인 마약 투약 혐의 수사
:
마약과의 전쟁 정당화 위한 속죄양
김현진
451호
2023. 3. 10
경찰이 배우 유아인 씨를 상대로 마약류 투약 혐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언론은 그를 비난하는 기사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은 윤석열이 내건 국정과제의 하나다. 법무부장관과 경찰청장도 따라 외치고 있다. 마약이 “국가적 리스크로 확산하기 전에”, “미래 세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윤석열) “전쟁하듯 막으면 막을 수 있다.”(한동훈…
독자편지
자본주의와 축구
김현진
441호
2022. 11. 19
현대 축구는 산업혁명과 함께 영국에서 시작됐다. 1700년대 중반까지 영국인들은 대부분 농업 노동에 의존하는 전원생활을 했다. 근근이 생존하는 가혹한 삶을 버티는 데는 수많은 풍물 장터와 축제가 큰 힘이 됐다. 풀밭, 마당, 장터, 술자리 등은 평민들이 신체적인 유희들, 현대식으로 말해 춤, 달리기, 복싱, 레슬링, 크리켓, 축구 등을 하던 공간이었다.…
독자편지
카타르 월드컵
:
부패와 탄압을 가리려는 스포츠 워싱
김현진
441호
2022. 11. 19
카타르는 왕의 일가가 운영하는 독재국가다. 의회민주주의도 노동조합 활동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인구의 12퍼센트만 시민권이 있다. 동성애는 7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카타르의 지배자들이 월드컵을 위해 290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카타르 월드컵은 부패와 체불임금과 의문사와 억압의 월드컵이다. 많은 언론들이 “스포츠 워싱”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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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 526호
2024.11.19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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