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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잠정합의:
노동강도는 높이고 임금 억제 강요하는 사측

8월 31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와 사측이 2년치(2020~2021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내놓았다. 9월 3일에 찬반 투표를 한다.

이번 잠정합의에서는 몇 가지 수당이 신설되거나 인상되고, 예년 수준으로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기본급은 2년치 모두 동결하기로 했다. 이를 수용하면 4년 연속 기본급이 동결된다. 임금 총액이 늘기는 했지만,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이 계속 동결되면 임금 억제 효과가 지속된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기본급 동결안에 불만이 적지 않다.

또, 이번 잠정합의안은 노조 활동가들에 대한 징계와 고소·고발을 철회하는 것이 포함됐다. 사측은 지난 5월 직장폐쇄 기간에 파업 동참 호소 홍보전과 농성, 집회 등을 이유로 노조 활동가들을 징계하고 고소·고발까지 했다.

이런 부당한 탄압을 철회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지만, 순환 휴직 기간의 임금손실 보상을 위해 노동자 수백 명이 사측에 제기한 소송까지 철회하기로 한 것에는 불만도 있다.

잠정합의안 부결을 주장하는 르노삼성자동차 활동가 ⓒ출처 금속노조 르노삼성자동차지회

그간 사측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코로나19로 물량이 감소하자 공장을 휴업했다. 영업사업소 여러 곳을 폐쇄해, 노동자들은 낯선 타지로 강제 발령을 받아들이거나 희망퇴직해야 했다.

부산공장에서도 정리해고와 무급휴직 이야기가 도는 가운데 많은 동료들이 평생 뼈빠지게 일해 온 공장을 떠났다.

그런데 최근 다시 수출 물량이 늘자, 사측은 생산 속도를 높여 남아 있는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있다.

사측은 임금도 공격했다. 다른 완성차 사업장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유지하면서 몇 년째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몇 년 전 사측이 호봉제도 폐지했다. 결국 지난해에는 상당수 노동자들의 기본급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게 됐다.

사측의 공격에 맞서 노동자들은 파업을 벌였다. 올해에는 노동자들의 파업 참가율이 올라가는 고무적인 일도 있었다.

그러자 사측은 투쟁을 공격했다. 파업 때마다 비열하게 직장폐쇄로 공격해 올해가 벌써 세 번째였다.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악법을 이용해 노조의 파업권을 무력화하려고 했다. 또, 노조 활동가들을 징계하고 고소·고발해 탄압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투쟁을 지속했다. 노동자들은 앞선 직장폐쇄 경험에서 배워 전과 달리 후퇴하지 않고 파업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점거파업의 필요성이 의미 있게 제기되기도 했다.

다수 노조인 르노삼성자동차 독립노조 집행부는 투쟁을 이끌기도 했지만, 사측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로 파업권을 공격(쟁의권 상실)했을 때 효과적으로 맞서진 못했다. 파업이 중단된 후, 대의원대회에서 투쟁적인 대의원들은 투쟁을 다시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서 보듯 기층 노동자들의 투지가 꺾인 상황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섭만으로 사측의 양보를 강제하는 것은 가능치가 않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사측의 양보를 강제할 만한 투쟁이 뒷받침되지 못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 바람에는 미치지 못한 아쉬운 내용을 담게 됐다.

앞으로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물량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불분명하다. 사측은 이런 경제 상황을 빌미로 언제든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 노동자들은 수년 째 계속돼 온 임금 억제와 최근 높아진 노동강도에 불만이 상당하다.

이번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켜 사측에게 우리의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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