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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과 자본주의

조류독감이 우려대로 지구 구석구석까지 퍼지고 있다. 이미 인접한 중국과 일본에서도 잇따라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1억 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 정도다.

1918∼19년 전 세계적으로 4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감 바이러스도 조류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는 데 자본주의는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는 10만 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이 있을 정도로 대량 생산된다. 닭들은 날개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서로 밟거나 밟힐 정도로 비좁고 비위생적인 우리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일상적으로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먹인다. 스트레스는 면역력 저하를 낳고 항생제 범벅의 사료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높인다. 이런 식으로 이윤을 위해 인류의 건강을 고려치 않는 사육 방식은 바이러스가 퍼지고 변이를 일으키는 데 천혜의 조건을 형성한다.

인류에게는 그 동안 재앙을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어느 정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미 2003년에 강독형인 H5N1이 발생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정부가 조류독감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구입한 것은 70만 명분이 고작이다. 2년 동안 타미플루를 구입한 데 쓴 돈은 1백90억 원인 반면, 노무현 정부가 매일매일 국방비로 쓰는 돈은 6백1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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