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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SNS에서 모로코 난민 M씨 연대 캠페인에 기여한 경험

2월 8일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새우 꺾기’ 고문을 당한 모로코 난민 신청자 M씨가 보호일시해제(일시 석방) 결정을 받았다.

〈노동자 연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빠르게 소식을 전해 준 덕분에 기성 언론보다 먼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소식을 곧바로 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공유했는데, 일부러 영어로 썼다.

내 ‘페친’과 ‘인친’(페이스북·인스타그램 친구) 중에는 국내 거주 중인 난민들도 여럿 있거니와, 무엇보다 한 모로코인 인친과 몇 달 전에 나눈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이슬람혐오 반대 활동과 이슬람교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알게 된 북아프리카·중동 지역 SNS 친구가 몇 명 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누군가가 아랍어로 소개한) 새우 꺾기 고문 영상을 우연히 봤다’면서, ‘이 사람이 모로코인이고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던데 그게 정말 사실이냐’고 물었다.

내가 사실이라고 답하니 그녀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흉악 범죄자라고 해도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내가 M씨는 범죄자가 아니며 그가 지은 ‘죄’라고는 ‘불법 체류’(미등록 체류)를 한 것밖에 없다고 말해 주니, 그녀는 훨씬 더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 내가 ‘외국인보호소’라는 이름을 직역해서 알려 주니(영어 공식 명칭으로는 ‘detention center’라고 쓰는데, 구치소라는 뜻이다) 그녀는 ‘영상에 달린 설명을 보니 외국인보호소에서는 M씨를 자해로부터 ‘보호’하려고 새우 꺾기를 시켰다고 하던데, ‘보호소’라니 똑같은 헛소리다’라며 경악했다. 그러면서 관타나모 수용소와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국은 자유롭고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달리 생각하게 됐다고, 그래도 너같이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M씨의 편에 서는 한국인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 대화가 있은 후 그녀는 모로코 주류 언론에도 이 소식이 실렸다고 내게 알려 줬고, 나는 M씨가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 중이라는 소식(https://ws.or.kr/article/27131)을 알려 줬다. 그러자 그녀는 이 고문 사건이 논란이 되고 난 뒤 당연히 M씨가 풀려났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M씨가 여전히 외국인보호소에 갇혀 있다는 데 놀라워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2월 8일 내가 M씨의 일시 석방 소식을 영어로 적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와서는 이 소식을 자기가 더 널리 공유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나면서 모로코인들 사이에서 이 일이 잊혀졌다며 말이다. 당연히 된다고 답했다.

물론 M씨는 모로코를 떠나서 난민이 된 사람이고, 그녀가 M씨의 사정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그녀는 ‘모로코가 뭐가 싫어서 떠난 건지 모르겠다. 타국에서 고생하지 말고 돌아오면 좋을 텐데’라면서도 ‘그 나름의 사정이 있을 테니 함부로 판단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누구도 이런 끔찍한 고문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옳게 덧붙였다.

그 말을 들으며 어떤 이유에서든 이주의 자유를 일관되게 옹호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꼈고,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리고 이렇게 SNS를 통해 조금이나마 연대 캠페인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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