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주년 세계 노동절:
우파 정부 출범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저항 의지를 보여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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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노동계급의 단결과 연대의 날인 메이데이(5월 1일) 132주년을 맞아, 한국에서도 전국적으로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렸다. 메이데이는 1886년 미국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해 벌였던 장렬한 투쟁을 기념하며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우파인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처음 열린 대규모 집회였다. 이 집회는 노동자들의 사기가 괜찮음을 보여 줬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지역 16곳(부산과 세종충남은 4월 30일)에서 동시다발 집회가 열렸고, 8만 명(민주노총 추산)이 참가했다. 서울에서는 세종대로에 1만여 명이 모였고, 다른 지역들에서도 각각 수천에서 1만여 명이 모여 오랜만에 대규모 도심 집회를 진행했다. 또한, 좌파 단체들과 정당들, 사회운동 단체들도 모여 메이데이를 기념했다.
서울에서는 본 집회 전에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서비스연맹, 민주일반연맹, 이주노조 등의 사전 집회도 진행됐다. 사전 집회 대열들은 행진해서 본 집회에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는 건설노조가 대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해 단연 돋보였다. 건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안전한 일터를 요구하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은 “매년 400명씩 일터에서 죽는 현실”을 바꾸자고 결의했다.
윤석열은 오늘 페이스북에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노동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하고 썼다.
그러나 윤석열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추진해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안 그래도 부족한 중대재해처벌법을 더 후퇴시켜서 노동의 안전을 위협한다. 이 외에도 윤석열은 탄력근로제 확대와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 온갖 노동 개악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 집회 연단들에서는 윤석열이 예고한 반노동, 신자유주의 정책들에 대한 비판들이 많았다. 노동자들은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무력화 시도 중단”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또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들도 들렸다. 코로나 발생 후 2년 동안 임금 인상이 억제된 상황에서 최근 물가까지 폭등해 노동자들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건설, 백화점 판매, 코웨이 코디·코닥(방문 점검) 노동자 등은 임금, 수수료 인상 등의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문재인은 오늘 페이스북에 “코로나를 이겨내며 필수노동자의 헌신이 얼마나 고마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고 썼다.
그러나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문재인 5년을 되돌아 보면 코로나 시기에 희생한 돌봄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해 줬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공항·항공 노동자들도 그간 해고와 무급 휴직으로 고통 받았는데, ‘일상 회복’한다는 지금도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규탄했다.
국제 노동절 집회임에도 지금 국제적으로 가장 큰 이슈이자 전 세계 노동계급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발언이나 언급은 없었다.
한편, 신·구 정부 모두 코로나 방역을 완전히 해제하며, ‘일상 회복’을 부르짖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의 집회의 자유는 제한하고 있다. 오늘 서울 집회에서도 경찰이 집회 공간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아, 항의하는 노동자들과 일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찰은 집회·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최근 민주노총 간부 40여 명에게 소환장을 보냈고, 노동절을 앞두고는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과 최국진 조직쟁의실장에게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서울 집회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연대 발언을 나서 참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국회 앞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도 발언을 했다.
집회는 전반적으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 후보들을 지지하자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의 지방선거 후보들도 연단에서 연대 발언을 했다.
서울 집회를 마무리한 후 참가자들은 윤석열 인수위 앞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