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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 중국의 동아시아 제패 프로젝트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은 제국주의 세계질서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내가 2004년 〈다함께〉36호와 38호에서 동북공정을 중국의 '내부 통합용'으로만 파악한 것은 다소 협소했다.

물론 동북공정은 1990년대부터 강화된 '현대 중화민족 재창출'이라는 내부 통합 프로젝트의 일부다. 중국은 1991년 옛 소련의 해체가 소수민족 분리 운동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중국은 고대사를 다시 써 신장 위구르족, 몽고족, 티벳족 등에 대한 '동화'정책을 합리화했다. 또, 개혁·개방 이후 첨예해지는 계급 갈등을 '중화 민족주의'로 대처하려 했다.

그러나 동북공정이 '내부 통합'을 넘어 최근의 제국주의 질서 재편에 대한 중국식 대응이라는 점도 볼 필요가 있다.

2001년 9·11 이후 미국이 벌인 "테러와의 전쟁"은 각 열강 사이의 긴장을 심화시켰다. 열강은 때론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에 편승해서, 때론 그것을 견제함으로써 자신들의 지역 패권을 추구하려 한다. 러시아는 체첸 공격을 강화했고, 중국도 자국내 이슬람 소수민족에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동시에,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영향력을 증대하려 한다.

동북아시아에서도 제국주의 국가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비호하에 강화되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는 중국으로 하여금 패권 강화 노력을 배가하게 하는 압력이다. 대만은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북한도 이런 경쟁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내부 변동에 대한 군사 개입 태세를 갖췄다. 일본의 '유사법제'는 북한의 변동에 개입하려는 것이다.

유사법제

한미동맹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달 13일 노무현은 "북한 위기시 미국과 중국이 한국을 제쳐놓고 북한 문제를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작년 한국 정부가 미국의 '개념5029'계획에 합의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개념5029'는 북한 내부 소요사태, 정권 붕괴, 대규모 탈북 사태 등 ‘우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계획이다.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중국도 북한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물론 중국은 당장은 동북아시아에서 '현상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북한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유사 상황'이 올 경우 직접 개입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북특사를 지낸 찰스 프리처드는 "북한이 붕괴할 때 중국으로 흡수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소 단정적으로 중국의 개입을 전망하기도 했다(〈서울신문〉9월 8일치).

중국은 북한에 개입하기 위한 군사적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2003년 북·중 국경 경비를 경찰에서 정규군으로 바꿨다. 홍콩 경제지 〈신보〉의 보도대로라면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는 오래 전에 작성됐으며 실제로 여러 차례 도상연습까지 마"쳤다.

또, 지난 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로 중국군 선양군구 병력 2천여 명을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 추가 증원했고, 7월 25일 북·중 국경지대에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게다가 미국이 제안한 '세계핵테러리즘방지구상(GICNT)'에 참여할 뜻을 밝혀, 북핵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는 길을 열어 놓으려 한다.

동북공정의 고대사 왜곡 ― 한강 이북이 자신의 역사적 영토였다는 주장 등 ― 은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북한의 급격한 변동에 개입하기 위한 중국 식 제국주의의 이데올로기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즉, "중국은 북한의 예상되는 돌발사태의 경우 한반도 북부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말하자면 북한 영토는 중국의 소수민족 정권이었던 고구려의 영토로 당연히 중국의 개입 사안이 된다는 주장"이다.(조민, 2004년 '통일연구원 연구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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