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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이 유권자들의 반란에 직면하다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할 실제 가능성이 있다. 이것은 민주당이 뉴트 깅리치의 ‘공화당 혁명’에 당한 1994년의 역사적 패배를 만회하는 것이 될 것이다.

최근까지 조지 W 부시가 따돌림을 당한 것이 그런 변화를 보여 주는 한 예다. 공화당 후보들은 인기 없는 부시가 자신에게 해를 끼칠까 봐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핵심 쟁점은 이라크다. 부시 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가 파괴된 것에 냉담하고 무능하게 대응한 후 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후 의회의 공화당 우파 집단들은 각종 부패·선거조작·섹스 스캔들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결정타는 이라크였다.

이라크

공화당이 선거 운동 계획을 세울 때, 부시의 전략가인 칼 로브는 공화당에게 이라크 전쟁을 주요 선거 쟁점으로 삼고, 민주당이 “[이라크에서] 도망치고 싶어한다”고 공격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 후보들은 선거유세와 텔레비전 광고에서 이라크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 이라크를 중요 쟁점으로 택한 것은 민주당이었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라크 전쟁의 실패를 가지고 공화당을 두들기고 있다. 민주당은 2002년과 2004년에서처럼 이라크 쟁점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텔레비전 광고에서 공화당이 부시를 지지한 것을 비난하고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공격에 직면한 많은 공화당 후보들이 자기 정부의 이라크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심지어 백안관의 공보비서조차 부시가 자신이 즐겨 사용하던 “[이라크에서]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표현을 포기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에 관한 불만은 다른 쟁점들로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들이 미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그 덕을 보고 있지 못하다.

〈뉴욕타임스〉는 “여론조사를 보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실망이 국가의 방향에 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면서 부시 정부의 다른 정책들을 불신하도록 만들고 있다. 더구나 임금 상승률이 낮은 것, 의료보험료는 높은 반면 그 혜택은 축소된 것 등 때문에 많은 중간계급 유권자들[대부분의 나라들에서 노동계급의 핵심으로 불릴 사람들이다]은 경제가 성장해도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지고 있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썼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런 상황의 수혜자인 것은 이상한 일이다.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존 케리는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고, 유력한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도 그렇다.

민주당은 이라크 정책에 관해 일관된 당론을 가지고 있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대부분[의 민주당 후보들]은 미군의 즉각 철군을 주장하지도, 전쟁 이후 이라크의 모습이 어때야 할지에 관한 대안적 비전을 제공하지도 않는다”고 보도했다.

기회주의

민주당의 뒤죽박죽과 기회주의 때문에, 민주당의 과거 행적과 지금의 위선을 공격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일부 반전 운동가들은 방향감각을 잃고 있다. 물론 미국 좌파가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공화당에 비해 ‘차악’으로 그리면서 민주당을 지지했고 이것이 미국 좌파의 아킬레스건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대기업과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양대 정당의 하나인 민주당의 역사적 구실을 분명히 인식하면서도,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밉살스런 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집중시키는 피뢰침이 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마지막 경고로, 공화당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공화당은 더러운 속임수의 명수이며 민주당보다 자신의 핵심 유권자들을 동원하는 데 유능하다.

그리고 미국 정치 체제의 부패한 면을 보여 주는 한 예로서, 미국 선거구들은 양대 정당이 오직 소수의 의석만을 서로 주고받게끔 구획돼 있다.

그러므로 부시 일당이 선거 폭풍을 헤쳐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징후들을 보건대, 마침내 미국이 이라크에서 겪는 재앙의 막중함을 직시하기 시작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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