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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실패를 거듭하는 부시의 이라크 전략

2년이 흘렀을 뿐이다. 부시가 재선에 성공한 뒤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정치적 자본을 얻었다”며 으스대던 때로부터 말이다.

그 뒤로 상황은 참 많이 변했다. 2년 전 선거에서 부시는 “노선 고수”를 외치는 한편 민주당을 “꽁무니를 빼려는 겁쟁이들”이라고 비난하는 선거 전략을 썼다. 반면, 민주당은 이라크 쟁점을 애써 회피했고, 그럼으로써 부시의 승리가 쉬워졌다.

이제 부시는 더는 “노선 고수”를 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틈만 나면 “정책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지적하듯 “때가 너무 늦었다.” 이제 미국인들의 대다수는 이라크라면 진저리를 친다.

그래서 부시는 지난 4일 투표를 앞둔 마지막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라는 이라크 문제를 아예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끝이 안 보이는 이라크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인디펜던트〉의 저명한 이라크 전문 기자 패트릭 콕번은 현 상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바그다드 통제를 위한 여름 동안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시아파 민병대가 바그다드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그리고 수니파 저항세력들이 바그다드를 포위하고 있다. … 미군은 그린존에서 고작 4백 미터도 안 되는 하이파 거리[수니파 저항세력의 근거지]조차 손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군 사망자 수는 1백 명을 넘었고, 이는 2003년 3월 침공 이래 세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이 추세는 11월 초에도 계속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부시는 이런 상황 악화의 책임을 이라크 정부에 떠넘기려 했다. 그는 말리키 총리의 치안 확보 의지, 즉 시아파 민병대 무장 해제 의지를 문제 삼으며 ‘안정화’를 위한 “시간표”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그러나 말리키는 바로 그 시아파 민병대를 통제하는 시아파 정치세력들 ― 여기에는 강경파 반미 성직자 알 사드르도 포함돼 있다 ― 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고, 이 때문에 부시 정부의 압박에 대해 공공연히 불평했다.

일부 논평가들은 이를 베트남에서 고 딘 디엠이 제거되기 전 불거졌던 미국과 남베트남 정부 사이의 갈등에 비유했다.

이전투구

책임 떠넘기기 식 이전투구는 이라크 전쟁을 옹호했던 핵심 네오콘들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베니티 페어〉11월호에 실린 특집 기사에서 핵심 네오콘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장은 이라크 전쟁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그 책임은 “조지 부시 정부의 지독한 무능력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을 기획했던 당사자 중 하나다.

펄은 심지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또 다른 핵심 네오콘인 케네스 애덜만 ― 지난해까지 국방정책위원이었다 ― 도 “이라크 전쟁 이후 네오콘 이념은 적어도 한 세기 동안 ‘사망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급기야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오늘(6일) 미군 병사들에게 배달되는 4개 미군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사설이 일제히 실렸다.

“럼스펠드가 물러날 때다. 럼스펠드 장관은 군 지휘부는 물론 부대·의회·대중의 신뢰를 전반적으로 상실했다. 그의 [이라크] 전략은 실패했고, 지도력도 훼손됐다.”

아마도 부시 정부의 단기적 대응 방안은 “더 많은 미군 투입”이 될 것 같다. 이미 이라크 주둔 미군의 규모는 10월 말 이후 1만 명이 늘어났다(현재 15만 명).

그러나 이런 계획이 성공을 거둘 가망성은 거의 없다. 알 사드르의 근거지인 바그다드 사드르시티에만 2백50만 명이 살고 있음을 감안할 때 고작 몇 만 명 규모의 증파(아마도 현재 미군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일 것이다)로 지난번 실패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라크 군경의 치안 유지 능력 강화 전망도 바라기 어렵다. “현실에서 이라크 정부군으로의 [치안 유지 책임] 이전은 지역 민병대로의 [통제권] 이양을 뜻한다.”(〈인디펜던트〉10월 26일자)

이런 상황 때문에 부시의 강력한 반대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국 지배계급의 일부, 특히 민주당의 일부 유력 인사들은 ‘이라크 분할안’, 즉 연방제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그러나 연방제는 이미 고조되고 있는 종파 간 충돌을 극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시 일당이 이라크에서 그냥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라크 내부의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은 그들이 더 극적인 ‘외부적’ 해결책, 가령 이란 공격을 통해 중동의 판 전체를 새로 짜고 싶은 충동을 부추길 수 있다.

중간선거에서 부시와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그것은 매우 통쾌한 소식일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제 반전 운동은 전쟁광들의 위기를 이용해 그들의 숨통을 끊을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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