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팔레스타인·이란전쟁 내란 청산과 극우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미국 최대이자 친트럼프 육가공기업에서 이주노동자 파업 승리

미국 콜로라도에서 주되게 이주노동자로 이뤄진 3,800명이 3주에 걸친 전면 파업 끝에 세계 최대 육가공기업 JBS를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이 파업은 가장 취약한 듯 보이는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다국적기업을 꺾을 힘이 있다는 것, 특히 이주민 탄압으로 악명 높은 트럼프 정부 하에서도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줬다.

노동자들은 57개의 언어를 사용할 만큼 국적이 다양했지만 똘똘 뭉쳐 3주동안 생산을 마비시켰다 ⓒ출처 UFCW Local 7R

육가공 부문에서 40년 만에 벌어진 규모 있는 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은 임금을 크게 인상했다. 사측이 제시했던 2퍼센트 임금 인상(물가 인상률에도 못 미친다)은 말할 것도 없고, 상급노조가 전국 단위 교섭으로 얻어낸 것보다도 훨씬 많이 쟁취했다. 또한 육가공업계에서 노동자 자부담이 당연시돼 온 보호장구 교체 비용(최고 160만 원에 달한다)을 앞으로는 전액 회사가 부담한다는 기준을 새로 세웠다.

이번 파업이 벌어진 콜로라도주(州) 그릴리의 JBS 쇠고기 가공단지는 미국 최대 규모로, 미국 전체 쇠고기 소비량의 5퍼센트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다. 맥도널드, 버거킹, 코스트코 등으로 쇠고기를 공급한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기 위해 언어와 국적이 다른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해 왔고 특히 갓 입국해 아직 미국 생활이 익숙지 않은 이주민들을 고용했다. 그 결과 파업 노동자 3,800명이 사용하는 언어는 57개나 됐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사측은 ‘파업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는 보장은 못 해 준다’고 협박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육가공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파업은 오히려 사측의 구조조정만 도울 것이라며 거들었다.

JBS는 트럼프 취임식에 정치후원금을 가장 많이 낸 기업이기도 하다. 트럼프 정부는 이에 화답하듯 수년째 지지부진하던 JBS의 기업 상장을 승인했고, 콜로라도에서 파업 찬반 투표가 있는 날에는 이주담당관 여러 명을 일터 앞에 배치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99퍼센트 찬성으로 파업에 돌입했고, 원래 예고했던 것보다 파업을 1주일 더 연장하며 생산 라인을 멈췄다. 서로 다른 수십 개의 언어를 쓰는 노동자들이 똘똘 뭉칠 수 있었던 것은 위험한 작업 환경과 낮은 임금, 부당한 처우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테살레 달리는 이렇게 말했다.

“살면서 이처럼 위험한 일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만 삐끗해도 죽을 수 있어요.

“우리의 고된 노동 덕분에 JBS가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 이처럼 고된 노동에는 그만큼의 존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임금이 다른 직종에 비하면 괜찮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의 성격을 생각하면 지금 받는 것도 결코 충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파업으로 사측은 날마다 2,000~3,000만 달러어치 매출의 손실을 입었다. 대체인력 투입을 시도했으나 워낙 일이 위험한 데다 사전 교육기간도 필요해서 결국 실패했다. 노조는 멈춰 선 생산라인 영상을 소개하는 노보를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 버마어, 아이티 크리올어, 소말리어, 프랑스어 등으로 발행했다.

파업 기간 동안 노동자들은 일터 앞에서 피켓라인(대체인력 투입 저지 대오)을 만들어 다양한 언어로 구호를 외치고 음식을 나누고 노래를 부르고 춤도 췄다. 한 파업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더 나은 임금과 더 많은 보호장구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내니까 우리의 힘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주민 혐오적인 트럼프 정부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거대 자본을 꺾은 이번 파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다.

주제
카카오톡 채널, 이메일 구독,
매일 아침 〈노동자 연대〉
기사를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 설치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